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 ‘유럽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포탄 100만 발 제공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한편 ‘더욱 신속한’ 탄약 지원을 거듭 요청해 이미 독일에 전달된 것으로 보도된 한국산 포탄이 이 100만 발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탄약 지원 약속을 재확인하며 “가장 빠른 방법은 회원국에서 보관 중인 탄약을 즉시 반출하는 것으로, 10억 유로(약 1조 4500억 원)를 할당해 이 같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상당량의 탄약이 이미 전달됐거나 전달 중이지만, 더 많은 조처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산 포탄에 대해선 “한국군이 보유한 포탄 중 일부를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행될 가능성이 크며, 대여 수량은 33만∼50만 발가량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이미 보도됐으며(연합뉴스 4월 12일), MBC TV는 지난 4월 19일 충청도 소재 군 탄약창 기지로부터 대형 화물차들이 ‘폭발물’이라는 표시가 붙은 컨테이너들을 경남 진해항으로 수송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의 한 군용 항구로 반출된 것으로 보도된 이들 한국산 탄약은 미군에 대여하는 형식이었지만,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4월 1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포탄 지원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이뤄지도록 개입해야 한다”는 요지로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한국산 포탄이 우크라이나 현장에 인도되면 한국도 전쟁 참가국이 된다며 보복을 경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5월 9일을 러시아와 함께 전승절(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옛 소련이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날)로 기념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이 날을 EU와 함께 ‘유럽의 날’로 기념하며 EU와 함께 한다는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