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5.15 10:02:26
코로나19 사태로 떠났던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약 171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384만 명) 대비 44.6% 수준으로, 2022년 4분기(148만 명)와 비교 시 16.2% 증가한 것이다.
권역별로는 동남아‧중동, 유럽‧미국 지역이 2019년 대비 70% 이상 회복률을 보이며 시장 복원을 선도했다. 일본, 대만(2019년 기준 2, 3위 시장)도 40~50% 대로 회복률이 상승하며 안정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핵심 시장의 회복도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온 일본 시장의 경우 올해 3월, 전월 대비 2배 이상 방문객이 증가했다. 일본인 총 19만 명(2019년 3월 대비 51.3% 수준)이 한국을 찾으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먼저 월 10만 명 대 방문을 기록한 시장이 됐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좋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방한 외국인이 주로 찾는 명동에 위치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은 3월 1~17일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9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 ▲일본 ▲영미권 ▲중국 순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은 올 1~3월 외국인 매출이 지난해 1~3월과 비교해 9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웨스틴 조선 서울 기준, 이달 전체 투숙객 중 80%가 외국인 고객으로 나타났다.
각 업계는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니즈에 맞추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이달 한 달간 열리는 ‘코리아 듀티프리 페스타’에 동참해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코리아 듀티프리 페스타는 여행 성수기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과 국내 소비 촉진을 위해 관세청과 한국면세점협회가 함께 선보이는 면세쇼핑 축제다. 서울·인천·부산·제주 지역 면세점뿐만 아니라 대구·무안·울산 등 지방 면세점을 포함한 전국 16개 면세점 업체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다.
신라면세점은 축제 기간 서울점과 제주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신라면세점 선불카드를 증정한다. 삼성카드와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추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신라인터넷면세점에서도 매일 받을 수 있는 인터넷점 S리워즈를 최대 31만 포인트 증정한다. S리워즈는 구매 금액별로 사용 가능하며, 5월 가정의 달 추천 브랜드에서 사용 가능한 추가 S리워즈 포인트도 최대 25만 포인트 증정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행사 기간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에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영업 점포 방문시 멤버십 등급을 골드(GOLD)등급으로 업그레이드 해준다. 또, 무역센터점에서는 내·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지방시, 발리, 오프화이트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한다. 인천공항점에서는 내·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신규회원 가입시 멤버십 등급을 골드(GOLD)등급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고, 5000원 선불카드를 제공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외국인 개별 여행객에게 구매 금액에 따른 즉시 할인 적용과 20달러 이상 구매 시 한복 대여 등의 혜택이 포함된 K컬쳐 이용권을 제공한다.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명동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진행한다. 명동상인협의회와 함께 제작한 ‘명동 가이드북’이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는 23곳 업체에 비치된다. 참여를 원하는 관광객은 해당 가이드북을 갖고 7월 31일까지 참여하면 된다. 스탬프 1개 획득 시에는 마스크팩이 증정되며, 2개 획득 시에는 마스크팩과 함께 신세계면세점 쇼핑지원금 1만 원을 준다. 그리고 스탬프 3개를 받으면 앞의 두 선물과 더불어 한복체험권과 통인시장 7000원 엽전교환 쿠폰으로 구성된 ‘K-컬처 패키지’를 증정한다.
호텔 업계도 관련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외국인 관광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과의 단독 제휴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안보관광지 중 하나인 D.M.Z 투어 프로그램을 포함한 ‘원 앤 온리 D.M.Z 투어(One and only D.M.Z tour)’ 패키지를 선보인다. 투어는 임진각부터 시작해 통일대교, 제3터널, 도라전망대, 도라산역까지의 반나절 코스로 구성되며 코스모진의 외국인 전문 영어가이드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 및 전반적인 투어 코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인솔한다.
편의점도 힘을 보탠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10일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역삼동 GS타워에서 ‘외국인 방한 유치 확대 및 친환경 여행 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전국 주요 관광지에 분포하고 있는 440여개 부가세 즉시 환급서비스 제공 GS25 매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여행 확산을 위한 ESG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부터 12월말까지 진행 예정인 ‘KTO X GS25 그린 트래블 투게더(Green Travel Together)’ 캠페인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GS25에서 상품을 구매하면서, 부가세 즉시 환급서비스도 받는 동시에, 친환경 여행에도 동참할 수 있는 형태다.
행사에 참여하는 440여개 GS25는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카페25 아메리카노’를 7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600원을 할인해 주고, 부가세 즉시 환급서비스나 환전서비스 이용하는 경우, 친환경 장바구니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또,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신규 상품 및 세일 등 실시간 소식 및 외국인 방문객 대상 할인 쿠폰 등 베네핏도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효과를 다시 본격 맞으려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외국인 관광객 중 ‘큰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40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K 상품’군을 조사한 결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지출 규모가 1546달러로 가장 많았다.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 검사 의무를 최근까지 유지하면서 한중간엔 냉기류가 흘렀다. 중국은 2월 6일부터 태국·필리핀 등 20개국에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을 허용한 데 이어 3월 15일 이탈리아·덴마크·포르투갈 등 40개국에 빗장을 풀었지만, 아직 외국 단체여행 허용 대상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중국 관광객은 이전만큼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 중국 관광객은 씀씀이가 커 미치는 영향이 컸다. 그렇기에 보다 큰 효과를 누리려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간 중국에 대한 국내의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걸 실감했다. 앞으로 점진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다른 외국인 관광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야 길게 봤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