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5.30 17:23:27
대통령 지지율은 30~40% 수준인 반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이에 따라 가능해질 수도 있는 일본 수산물 수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은 10~30%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돼, 향후 오염수 방류와 일본 수산물 수입이 이뤄질 경우 정부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대처가 주목된다.
독립적 여론조사 업체 ‘여론조사 꽃’이 5월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 사안에 대해 아래 4가지를 물었다.
1. 시찰단이 문제없다고 한다면 오염수 방류에 동의해야 하나?
2. 우리 정부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동의한다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해야 하냐?
3. 만약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동의할 경우, ‘위험성이 확인되지 않아 수산물 소비를 줄일 것 같은가?
4. 오염수 방류 이후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면, 후쿠시마 수산물을 드실 것인가?
설문에서 알 수 있듯 ‘시찰단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낸다면’ ‘한국 정부가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등의 전제를 깔았다. 이는 부정적인 쪽으로 답변이 쏠리지 않도록 하는 질문 방식이었다고 여론조사 꽃의 김어준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밝혔다.
이렇게 물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 여론은 극히 높고, 특히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았다는 점은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도 실제로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재개가 이뤄진다면 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자동응답(ARS) 방식에서 42.3%, 전화면접(CATI) 방식에선 31.7%였다.
대통령 지지자라면 윤석열 정부가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내리는 결정에 찬성해야 마땅할 듯도 하지만, ‘정부의 동의’라는 전제를 깔고 물었음에도 불구하고 1~4 질문에 대한 찬성 여론은 14.1~30.7%에 그친 반면 반대는 59.5~84.2%나 돼 반대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1번 질문, 즉 시찰단이 후쿠시마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낼 경우, 오염수 방류 동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에 대해 ‘시찰단이 문제없다고 한다면 동의해야 한다는 의견’은 ARS 30.7%, CATI 23.3%였다. 반면 ‘시찰단이 검증한 것이 아니므로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ARS 59.5%, CATI 68.0%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중도층에서도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ARS에서 반대 62.5% vs 동의 28.5%. CATI에선 반대 76.5% vs 동의 19.0%).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서만 ‘동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1번 질문은 방류에 대해서만 물었지만, 2번 질문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재개’에 대해 물음으로써 훨씬 더 개인-신체적인 질문이 된다.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동의하게 되더라도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ARS: 74.1%, CATI: 80.8%), ‘정부가 문제없다고 판단해 동의한 만큼 수입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은 200%를 넘지 못했(ARS: 19.0%, CATI: 14.3%).
‘오염수 방류 동의’에 대해선 찬성이 더 많았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에 대해선 태도가 더 강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번 질문, 즉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동의한다면, 수산물 소비를 줄일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선 ARS 69.4%, 전화 면접 7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정부가 문제가 없다고 한 만큼 소비에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은 ARS 24.2%, CATI 17.7%에 그쳤다.
ARS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이 ‘소비에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해, 향후 오염수 방류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국내 수산업 경제가 심대한 타격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게 만드는 조사 결과다.
4번 질문, 즉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먹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84.2%라는 절대적 다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먹어줄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ARS 조사는 무선전화 100% RDD 방식으로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6%였다. CATI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로 1012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률은 15.6%였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3.1%p(95% 신뢰 수준)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