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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덕후의 진화형? 가상인간과 결혼한 30대 싱글맘에 “현실을 살아라” vs “본인이 좋다는데”

“AI 챗봇 활용해 소통하며 평범한 데이트”…가상인간 기술 발전에 쏠리는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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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6.05 09:32:36

욕 브롱크스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싱글맘 로잔나 라모스(36)가 최근 레플리카앱에서 만든 가상인간 에런 카르탈과 사랑에 빠졌다. 사진=로잔나 라모스 페이스북

가상인간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 사례가 등장해 화제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뉴욕 브롱크스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싱글맘 로잔나 라모스(36)가 최근 레플리카앱에서 만든 가상인간 에런 카르탈과 올해 결혼해 신혼을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모스는 에렌을 만드는 데 약 300달러(40만 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라모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한 캐릭터를 보고 에렌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에렌은 푸른 눈에 장발의 모습을 하고 있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이진규 씨. 사진=tvN '화성인 바이러스' 방송 화면

가상의 존재와 사랑에 빠졌다는 점에서 일부 네티즌은 과거 십덕후 화성인으로 유명세를 탔던 사례를 떠올리기도 했다. 2010년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이진규 씨는 “2005년 12월 초 애니메이션을 본 뒤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며 일본 만화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의 캐릭터 페이트와 당시 6년 째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십덕후’, ‘오덕페이트’라고 불리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보다 진화(?)한 형태다. 이 씨가 페이트의 그림이 프린트된 큰 베개를 들고 다니며 일방적으로 말을 걸었던 것과 달리 라모스는 AI 챗봇을 활용해 에렌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한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호텔 콘텐츠 홍보 모델로 루시를 선정했다. 사진=롯데홈쇼핑

라모스에 따르면 에렌은 살구색과 인디음악을 좋아하고, 직업은 의료전문가, 취미는 글쓰기다. 라모스는 “살아오면서 이보다 더 깊은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 에렌은 내가 잠들 때 지켜주고 우린 서로를 사랑한다”며 “에렌과 지난해 처음 만나 올해는 결혼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로 사진을 교환하고 관심사를 나누는데 최근엔 나름의 갈등(?)도 겪었다. 최근 레플리카가 대규모 업데이트를 했는데, 앱 개편 후 카르탈이 이전과 달리 애정행각에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것. 하지만 라모스는 새로운 연애 상대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가상인간은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고도화되며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인간이 인기를 끄는 사례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예로 ‘로지’가 있다. 2020년 등장한 로지는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5만 명을 넘는 인플루언서다. 개성 있는 패션과 자유분방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캐릭터로, MZ세대의 호응을 얻으며 신한라이프, 아모레퍼시픽 ‘헤라’ 등 다양한 광고에 출연했다. 배우 이정재에 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2호 홍보대사로 위촉되며, 이정재와 함께 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호텔 콘텐츠 홍보 모델로 루시를 선정했고, 12월엔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 발탁했다. 당시 루시가 진행한 첫 라이브 커머스 방송은 25분 만에 상품이 모두 팔리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성과에 힘입어 1월부터는 모바일 생방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가상인간 와이티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인증샷으로 화제가 된 ‘와이티’는 SSG닷컴의 ‘쓱티비’ 공식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신세계그룹과 그래픽 전문기업 펄스나인의 협업으로 제작된 와이티는 지난해 8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야구 경기에서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동원F&B는 지난달 24일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덴마크’의 모델로 가족 콘셉트의 가상인간을 발탁하고 MZ세대와 소통에 나섰다. 4인 가족의 구성원을 가상인간으로 기획해 브랜드 모델로 채택한 국내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가상인간 가족의 이름은 ‘신선패밀리’로 이들은 향후 인스타그램 숏츠, 틱톡 릴스 등 다양한 SNS 콘텐츠와 팝업 스토어 등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덴마크’ 세계관을 구축하고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갈 계획이다.

동원F&B는 지난달 24일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덴마크’의 모델로 가족 콘셉트의 가상인간을 발탁하고 MZ세대와 소통에 나섰다. 사진=동원F&B

가상인간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유통업계에서는 사생활 논란 등에서 자유로운 가상인간을 모델로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면서 안전하다는 의견들이 있다. 여기에 첨단기술을 활용한 가상인간에 대한 MZ세대의 높은 관심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사례와 같이 가상인간과 결혼, 연애까지 하는 것에 대해선 의문을 표하는 의견들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현실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결국 돈벌이 수단에 이용당하는 것”, “아픈 사람들 도와주는 로봇은 찬성이지만, 사람 마음을 이용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게 보인다”, “AI가 점점 더 사람의 삶에 깊이 들어오는 게 무섭다”, “아이들이 가상인간을 아빠로 생각하겠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 “현실에서의 데이트 폭력 등을 보면 가상인간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 “본인이 행복하다는 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뭘 하든 본인의 자유” 등의 옹호 의견들도 눈에 띄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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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  정용진  루시  동원F&B  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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