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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저게 예술이야?” 손가락질 받던 한국 실험미술, 세계의 중심에 서다

국립현대미술관·구겐하임미술관 공동기획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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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9호 김금영⁄ 2023.06.07 10:51:11

정강자의 '키스미'(1967)는 위아래 치아가 다 드러나 보이는 입술을 거대한 석고로 만들고 밝게 채색한 대형 입체 작품이다. 사진=김금영 기자

최근 국내에 굵직굵직한 대형 전시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의 협업이 도드라진다.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6층 복합문화공간 알트원은 퐁피두센터와 손잡고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라울 뒤피, 행복의 멜로디’전을 최근 개막했다.

 

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관 ‘조르주 퐁피두 국립 예술 문화 센터’에서 소장 중인 라울 뒤피의 인생역작 ‘전기요정’을 비롯해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 오리지널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부사장은 “알트원은 국내외 최고 수준의 작품을 전시해 문화예술 트렌드를 선도하며 더현대서울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명소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전시 또한 그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명화를 국내에 첫 공개하는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윤성용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국민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이 유럽 거장들의 명작을 한국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려한 네온사인을 연상케 하는 강국진의 '시각 Ⅰ,Ⅱ'(1968)는 한국의 발전 시기 더불어 발전한 밤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사진=김금영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은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전을 개막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과거 흥행에 성공한 데이비드 호크니, 키키 스미스, 장 미셸 오토니엘 전시 등을 짚으며 “미술관이라는 기관도 성장한다. 진정으로 세계 미술관과 동반자가 되려면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며 “15~20년 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관을 중심으로 블록버스터 전시들을 전개했고, 현재는 자체적으로 또는 세계적인 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를 세계무대나 미술관으로 보내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서울시립미술관도 휘트니미술관의 공동 기획 전시를 통해 미래 전략에 충실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은주 관장이 언급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번엔 미국 뉴욕의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이하 구겐하임미술관)과 공동 기획 전시를 시작하며 세계 미술관과의 동행을 이어간다. 앞선 여타 기관들의 사례들이 해외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장이라면, 국립현대미술관이 준비한 이번 전시는 한국 작가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 산업화의 국가 재건 시대에 국내 청년작가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전통과 권위를 거스른 전위적 실험미술에 집중한다. 특히 서울에 이어 미국 뉴욕과 LA에 순회 전시를 돌며 한국의 실험미술을 세계에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태현의 '명1'(1967, 맨 오른쪽)은 실제 군사 훈련에서 사용되는 화생방 방독면과 군 배낭 장비를 오브제로 활용해 국가의 강력한 명령에 의한 통제, 그리고 경제 성장을 위한 국민의 사명이 뒤섞였던 1960년대 상황을 드러냈다. 사진=김금영 기자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은 2018년부터 국제적 협력과 공동 연구를 이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강수정 학예연구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안휘경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는 작가 인터뷰, 작품 실사 및 학자들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이번 전시를 구현했다. 강수정 학예연구관은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세계 미술계의 일원으로 그 실천의 영역을 확장했던 한국의 실험미술 역사를 조망한다”고 설명했다.

전시가 바라보는 건 1960~70년대다. 당시 국제 사회는 68혁명, 반전 평화운동, 페미니즘 등으로 인식의 전환기를 맞았다. 기존의 기성세대가 지녔던 권위주의에 저항한 이 움직임들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변혁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김구림의 '도심 속, 1/24초의 의미'(1969)가 전시장에 상영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당시 한국 또한 6.25전쟁 이후 국가 재건을 위한 압축적 근대화와 급속한 산업화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었다. 특히 경제 개발의 물질적 풍요 속 여전히 가해진 정치·사회적 억압은 일상 속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예술의 의미를 모색해 온 청년 작가들에게 모순된 토대로 작용했다.

이에 이들은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주장,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형식주의에 반발하며 그룹 또는 개인으로 기존의 회화, 조각의 영역을 벗어나 오브제와 입체미술, 해프닝, 이벤트와 영화, 비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들을 전위적 ‘실험미술’의 이름으로 포괄하며 역동적인 사회 현상을 반영했다. 당시엔 “저게 예술이냐?”며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현 시대엔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들이 이 시기 쏟아져 나왔다.

평범한 행동과 일상의 도구가 예술이 될 때

김구림이 '현상에서 흔적으로'(1969)를 재해석해 새롭게 제작한 드로잉 '구겐하임을 위한 현상에서 흔적으로'(2021). 사진=김금영 기자

전시는 6개의 소주제로 구성됐다. 첫째 ‘청년의 선언과 시대 전환’에서는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전위적 실험미술의 양상들을 소개한다. ‘오리진’, ‘무동인’, ‘신전동인’ 등 신진 예술인 그룹의 활동도 소개되는데, 강 학예연구관은 “우리의 작업은 실험 무에서 출발, 창조만을 위한 행동”이라는 무동인 선언(1967)을 이번 전시를 상징하는 대표 문구로 소개하기도 했다.

강 학예연구관은 “이 시대 많은 청년작가들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는 비단 오늘날에만 해당하지 않고,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며 “이 정신을 전시에서 잘 공유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국 틀에 갇히지 않고, 기존의 방식에 머무르지 않으며, 꾸준히 새 시도를 이어간 창조 의지는 지리적 경계와 국가적 정체성을 넘어 초국가적인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술활동, 그리고 ‘실험’의 의미를 동시대 시각에서 고찰하고, 그 의미를 재조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간에서는 금기를 넘어선 작품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정강자의 ‘키스미’(1967)는 위아래 치아가 다 드러나 보이는 입술을 거대한 석고로 만들고 밝게 채색한 대형 입체 작품인데, 치아 위 선글라스를 쓴 여성의 머리, 가정용 고무장갑 등을 설치했다. 강 학예연구관은 “당대 고무장갑이 전시된다는 것 자체가 금기를 깨는, 파격적인 시도로 여겨졌다”며 “작가는 치아 위 선글라스를 쓴 여성의 머리, 가정용 고무장갑 등을 설치하며 과장된 신체 부위를 통해 남성의 성적 시선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의 이야기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전위의 깃발아래 - AG(한국아방가르드 협회)' 섹션은 1970년대 초 실험미술 그룹과 개인들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 사진=김금영 기자

이밖에 ‘청년작가연립전’(1967)을 통해 1948년 만들어져 1981년까지 열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國展)와 기성 미술계를 비판하고 ‘반(反) 미술’과 ‘탈-매체’를 처음으로 주창한 청년예술가들의 주요 작품과 해프닝 관련 자료로 서승원의 ‘동시성 67-1’(1967), 강국진의 ‘시각 Ⅰ,Ⅱ’(1968), 이태현의 ‘명’ (1967),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1967)과 첫 페미니즘적 작품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 등의 ‘투명풍선과 누드’ (1968) 등 금기를 넘어선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둘째, ‘도심 속, 1/24초의 의미’(1969)는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함께 시행한 실험적인 시도들을 조명한다. 실험미술의 선두에서 활동했던 김구림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를 상영한다.

1초에 24컷이 돌아가는 것을 뜻하는 이 작품은 흑백과 컬러가 혼재돼 있고 달리는 차 안에서 본 삼일고가도로, 세운상가, 고층빌딩, 육교, 옥외광고판, 방직공장 등 근대화된 도시의 모습을 빠르게 편집해 담았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회하는 한 도시인은 하품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권태로운 모습으로 영상 중간 중간에 등장한다. 이렇게 불연속적이고 비논리적인 전개 과정으로 파괴와 잔인함, 지루함과 일상을 느리게 혹은 매우 빠른 속도로 중첩시켜 재생하는 영상은, 급속히 산업화돼가는 한국 현대사회의 단면들을 인상적으로 포획하며 고속성장에 대한 작가의 반항 의식을 드러낸다.

송번수는 '공습경보'(오른쪽)를 통해 1970년대 한국이 북한의 직접적 공격이 아닌 오염, 질병, 사회적 억압 등 다양한 잠재적 위험을 가진 상태라고 일컬었다. 사진=김금영 기자

김구림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을 광목천으로 감쌌던 ‘현상에서 흔적으로’(1969)를 재해석해 새롭게 제작한 드로잉 ‘구겐하임을 위한 현상에서 흔적으로’(2021)가 첫 공개된다. 아쉽게도 이 아이디어는 구겐하임미술관의 상황으로 현실에서 실현되진 못했으나, 과거와 현재, 국내와 해외, 즉 시공간을 넘어 지금도 이어지는 작가의 실험정신을 강하게 보여준다.

이밖에 미술, 영화, 패션, 연극, 무용, 종교, 문학을 넘나드는 실험적 작업을 시도한 ‘제4집단’이 도심에서 펼쳤던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의 해프닝도 자료로 소개한다. 제4집단은 공권력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한국 문화의 독립을 선언하는 장례식을 1970년 광복절에 선보였으나, 이를 계기로 정부에 의해 해체된 바 있다.

셋째, ‘전위의 깃발아래 - AG(한국아방가르드 협회)’는 1970년대 초 실험미술 그룹과 개인들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 아방가르드는 기성의 예술 관념, 형식을 부정하고 혁신을 주장한 예술 운동으로, 국내에선 한국아방가르드 협회의 청년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이론지 ‘AG’를 발간하고, 산업화된 ‘도시 환경과 문명’을 주제로 반(反)미학의 일상성과 탈(脫)매체적 다양성을 추구하여 작품세계를 확장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판화를 실험의 매체로 삼아 AG 디자인 정체성을 작품화하는 장르 융합적 면모도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하종현의 ‘작품 73-13’(1973), 송번수의 ‘AG전 포스터’(1971) 등을 선보인다.

이승택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낫, 고드랫돌, 성황당, 잡지, 옹기 등 민속품에 줄 등을 휘감으며 예술 작품으로 격상시켰다. 사진=김금영 기자

넷째 ‘거꾸로 전통’은 한국의 전위미술과 전통의 특수한 관계를 다룬다. 강 학예연구관은 “통상 전위미술이 전통의 부정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전통예술의 재발견을 통해 거꾸로 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 예로 아부다비 구겐하임미술관 소장품인 이승택의 ‘무제(새싹)’(1963/2018)와 ‘무제(낫)’(1969)등을 선보인다.

무제(낫)는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낫인데, 여기에 작가가 줄 등을 휘감으며 예술 작품으로 격상시켰다. 낫뿐 아니라 고드랫돌, 성황당, 잡지, 옹기 등 민속품에도 이 방식을 적용했다. 강 학예연구관은 “작가는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국가적 슬로건에 공감하면서도, 그 방식은 반(反)개념, 비(非)조각으로 ‘세계 속의 나의 한국’, ‘세계 속의 나’를 실현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예술작품을 창작하고자 했다. 이처럼 전통의 재발견을 통한 전위적 실험미술의 행보는 한국미술의 탈서구화 및 전통과 현대의 긍정적 계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이어 뉴욕, LA에도 선보이는 한국 실험미술

'나와 논리의 세계: ST' 섹션은 전위미술단체 ST(Space&Time) 학회(1971~1981)의 활동상에 집중한다. 사진=김금영 기자

다섯째, ‘나와 논리의 세계: ST’는 전위미술단체 ST(Space&Time) 학회(1971~1981)의 활동상에 집중한다. 한국 실험미술의 핵심 단체로 일컬어지는 ST 학회는 작가 스스로 작품에 대한 논리와 이론의 토대를 정립하며, 한국미술에 개념적 설치미술과 이벤트를 맥락화한 전위미술단체다.

이들은 예술개념의 문제를 분석·철학적으로 접근해 매체의 본질을 언어에서 찾고자 했으며, 동서양 이론을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사진, 사물, 행위, 이벤트 등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했다. 특히 오브제를 개념 전달의 매개체로 삼고, 작가와 오브제의 신체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질적 변화를 탐구했다. 또, ‘이벤트-로지컬’을 통해 걷거나 먹는 일상 행위를 계획된 논리 아래 강박적으로 반복해, 본래 목적과 관계없이 마치 그 자체가 순수한 예술 행위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 같은 일상성의 탈각, 개별성, 반복을 통한 이벤트의 정교화가 ST의 특징이다.

 

대표 작품으로 이건용의 ‘신체항’(2023), ‘손의 논리’(1975), ‘신체 드로잉 76-1 78-1’(1978) 등, 성능경의 ‘신문 1974.6.1. 이후’(1974)와 미술로서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한 ‘거울’(1975), ‘사과’(1976) 등이 소개된다.

이건용은 일상 행위를 계획된 논리 아래 강박적으로 반복해 본래 목적과 맥락에서 일탈시켜 그 자체를 새롭게 사고하도록 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사진=김금영 기자

마지막으로 여섯째, ‘청년과 지구;촌 비엔날레’는 당시 청년작가들의 돌파구가 됐던 해외 비엔날레와 AG의 ‘서울비엔날레’(1974), ‘대구현대미술제’(1974~1979)를 상호 교차해 한국 실험미술의 국제적 면모를 선보인다. 1960~70년대엔 국제 교류들이 활발하게 진행됐는데, 제8회 ‘파리비엔날레’(1973), 제13회 ‘상파울로비엔날레’(1975) 등은 한국의 젊은 실험미술 작가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제 8회 파리비엔날레의 경우 68혁명의 영향으로 전 세계 35세 미만의 청년만이 참여할 수 있는 ‘젊음’과 ‘젊은이다움’을 펼치는 전위의 장으로 유명했다. 이곳에서 이건용, 신문섭, 박현기 등은 브라질, 프랑스, 영국, 유고슬라비아 등의 청년 작가들과 동등하게 작품을 선보이고 소통하며 경쟁했다. 대표적으로 심문섭의 ‘현전’(1974~1975), 박현기의 ‘무제(TV돌탑)’(1982), 이강소의 ‘무제 75031’(1975) 등 당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강소의 '무제 75031'은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 발목에 끈을 묶고 이를 전시장 목재 기둥에 묶은 뒤 주변에 뿌려진 석고 가루 위를 닭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남긴 흔적들을 작품화한 것이다. 

이강소의 무제 75031은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 발목에 끈을 묶고 이를 전시장 목재 기둥에 묶은 뒤 주변에 뿌려진 석고 가루 위를 닭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남긴 흔적들을 작품화한 것이다. 그로부터 48년이 지나 국립현대미술관에 재현된 작품에서는 닭을 묶어두지 않고 발자국 등 흔적만 남겨놓았다. 이어지는 성능경의 ‘세계전도’(世界顚倒, 1974)는 표준 세계 지도를 300조각으로 해체하고, 재배치한 작품으로, 작품명과 같이 발상을 뒤집어 자유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이 언제가 위기에 직면하면서도 다시 소생의 길을 찾아낸다는 것은 미술사의 영원한 신비이다”는 문구로 끝맺음을 맺는다. 해당 문구는 비평가 김복영이 제6회 ST전 리플릿에 기고한 ‘대지를 만들고 세계를 여는 사람들-S.T전의 의미’ 중 발췌한 것이다.

성능경의 '세계전도'(世界顚倒, 1974)는 표준 세계 지도를 300조각으로 해체하고, 재배치한 작품으로, 작품명과 같이 발상을 뒤집어 자유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 

강 학예연구관은 “현재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가들은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의 원형,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아방가르드 실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전시가 초국가적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로벌 미술계에 한국미술의 영향력과 소통 확장의 기회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글로벌 미술사의 다층적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종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직무대리는 “국제 교류는 국립미술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올해는 구겐하임과의 전시를 추진하며 한국의 실험미술에 주목한다”며 “1960~70년대는 많은 변화가 있던 시기로, 당대 한국 청년작가들은 전통적 방식과 매체를 넘어서서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역동적인 사회상을 반영하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가 이런 한국의 실험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월 16일까지 열린 뒤 뉴욕 구겐하임미술관(9월 1일~2024년 1월 7일), LA 해머미술관(2024년 2월 11일~5월 12일)에서 이어진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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