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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in] 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요즘 건설사가 협력사에 진심인 이유

저마다 상생·협력 파트너십에 한창… 1년에 한 번씩 우수 협력사 포상, 컨설팅 지원, 대학원 교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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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1호 김응구⁄ 2023.06.29 17:24:17

6월 9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DL이앤씨 안전체험학교에서 토목사업본부 협력업체 CEO들이 안전체험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DL이앤씨

지난 6월 9일 대전광역시 대덕연구단지 내 DL이앤씨 안전체험학교. 이날 이곳에는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 협력업체 20개사의 CEO(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안전체험교육을 받았다. 건설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중장비 협착(끼임사고)과 개구부 추락 같은 사고 상황을 체험했다. 연출된 상황이긴 하지만 근로자가 아닌 CEO가 직접 경험해보면서 안전과 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이어진 안전간담회에선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판례와 안전·보건 핵심 의무사항을 공유하고, 자율적인 안전활동을 수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함께한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 권수영 본부장 겸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안전은 상생·협력의 필수 조건으로, 협력업체가 주도하는 자율 안전활동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앞으로도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해 1월 시행됐다. 건설현장·제조공장 등 기업의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의 책임을 기업경영자에게 묻는 법이다. 내년에는 그 대상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된다. 이에 안전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건설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예방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사 CEO까지 직접 나서며 안전·보건 활동을 챙기고 중대재해 예방 활동을 독려한다.

더불어 협력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행동을 유도한다. 아무리 대형 건설사라도 협력사의 동참 없이는 무사고·무재해란 요원한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1년의 모든 활동을 종합평가해 통 큰 포상도 아끼지 않는다. 안전을 포함한 상생과 협력 활동이 주된 평가 주제다.

건설사와 협력사의 상생·협력 사례를 소개한다. 모두 1년에 한 번은 우수 협력사를 선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센티브나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다.

6월 9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DL이앤씨 안전체험학교에서 DL이앤씨 권수영 토목사업본부장(마이크)이 토목사업본부 협력업체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업계 최초로 협력사 대표 대상 대학원 교육과정 개설

앞서 소개한 DL이앤씨는 지난 1월, 올해를 시작하며 2022년 한 해 동안 우수한 성과를 거둔 협력사를 선정해 시상했다. 해마다 여는 이 시상식 이름은 ‘한숲 파트너스 데이’다.

1월 11일 서울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 사옥에서 연 시상식에선 모두 23개사를 최우수 협력사인 ‘한숲 베스트 파트너스’로 선정했다. 이들 업체에는 상패와 함께 동반성장몰 복지포인트, 계약이행보증요율 50% 감면 같은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3년 연속 베스트 등급을 달성한 협력사에겐 입찰참여우선권과 계약이행보증면제 등의 추가 혜택도 챙겨줬다.

협력사에 대한 DL이앤씨의 진심은 대학원 교육 과정 개설로까지 이어졌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중앙대학교 건설전문대학원과 손잡고 ‘건설 동반성장 경영자 과정’을 개설했다. 건설업계 최초로 협력사를 위한 맞춤형 대학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해서 당시 관심을 한껏 받았다.

이 경영자 과정의 목적은 동반성장과 상생 협력 강화를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교육은 9월부터 12월까지 15주 동안 중앙대학교에서 진행됐다. DL이앤씨 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한숲 파트너스’ 가운데 공종별 20개사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교육 주제는 협력사 대표들이 회사 경영에 곧바로 접목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 변화의 이해와 위기 관리능력 배양’, ‘ESG 경영의 정착’ 등으로 구성했다.

DL이앤씨 안지훈 외주구매실장은 “이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DL이앤씨와 협력사가 같은 눈높이에서 위기에 대응하고, 특히 ESG 경영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DL이앤씨와 협력사 간 관계를 견고히 하는 다양한 상생·협력 정책을 개발·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2023년 우수 파트너사’ 대상 시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올레건설 최영복 대표,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 원영건업 노석순 대표, 덕신건업 조인제 대표.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 20년 넘은 협력사엔 재무·세무·노무 컨설팅 지원

롯데건설은 평소 파트너사(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외주 파트너사 하도급 대금은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파트너사에 무이자로 대여해 주는 직접 대여금은 150억 원 규모, 동반성장 펀드는 570억 원 규모로 운영한다. 특히, 20년 넘도록 오랜 시간 거래를 유지해온 파트너사에겐 재무·세무·노무 등 각자의 니즈에 맞춘 컨설팅 이용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24일에는 롯데호텔 서울에서 ‘우수파트너사 시상식’을 열고, 74개사를 우수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매년 진행하는 시상식이지만 올해는 좀 특별했다. 포상 중에서도 파트너사가 가장 선호하는 ‘계약 우선 협상권’을 확대해 시상했다. 그 결과 시공과 안전 분야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3개사가 혜택받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최우수 파트너사와 우수 파트너사에는 각각 3000만 원과 500만 원의 포상금도 지급됐다. 아울러 계약 기회 확대, 계약이행 보증증권 면제 및 경감은 물론, 동반성장 펀드 신청 시 우선권 부여 같은 알찬 혜택도 주어졌다.

롯데건설은 이 같은 포상을 통해 파트너사의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현장의 품질과 안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파트너사와 상생·협력하기 위해 우수 파트너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포상을 제공해왔으며, 올해는 파트너사가 가장 선호하는 포상 제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강화했다”면서, “앞으로 동반성장 제도를 더욱 확충해 파트너사의 사기진작을 이루고 상생·협력을 이어 나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월 29일 ‘베스트 파트너스 데이’를 열었다. 이날 우수 협력사 시상은 물론, ‘공정거래 협약서 서명식’도 이뤄졌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 ‘상생협력기금’으로 3억3000만 원 출연

HDC현대산업개발의 상생 활동은 그 어느 건설사보다 다양하다. 지난 2월에는 기술협력 등을 위한 상생 협력기금으로 3억3000만 원을 출연했고, 설에는 협력사 자금난 해소를 위해 34억 원 규모의 무이자 대여 금융 지원을 시행했다. 상생펀드 규모도 820억 원으로 확대했다.

각종 교육 지원도 활발하다. 지난 1월에는 안전보건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HDC SAFETY-I ACADEMY’ 2기를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협력사 직원들까지 안전경영과정 교육을 받도록 했다. 협력사 교육지원프로그램인 ‘HDC상생캠퍼스’도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29일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베스트 파트너스 데이(Best Partners Day)’를 열었다. 역시 우수 협력사 시상이 있었지만, 그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개정한 4대 실천사항을 준수하자는 내용의 ‘공정거래 협약서 서명식’도 이뤄졌다. 협약서에는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공정 계약 체결·이행, 하도급법 준수 노력, 금융·기술 상생·협력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수 협력사를 뽑는 기준은 △외주구매 △안전보건 △고객서비스 △유관부서 평가 △등록 기간 △발주 규모 등이다. 올해는 최우수 협력사로 세아건설㈜, 씨이에프건설㈜ 등 두 곳을 선정했고, 우수 협력사로는 전년 대비 57개사가 늘어난 84개사를 뽑았다. 최우수 협력사에는 수의계약 혜택이 주어지고, 우수 협력사는 등급별로 △금융 지원 우선 배정 △ESG 평가지원 △입찰 기회 확대 △계약보증 감면 △포상금 등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이날 “우리는 협력사와 기본·원칙의 가치를 공유하고 상호 존중하면서 동반성장 하도록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지난 한 해 동안 애써주신 협력사 대표와 직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황기만 세아건설 대표이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마련한 입찰 인센티브 혜택 확대와 교육지원 등 실질적인 상생 협력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의 역량 강화와 동반성장에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3월 30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2023년 우수협력회사 동반성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의 기업 철학 ‘협력사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에게 협력사는 매우 특별한 존재다. 역경을 딛고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데는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없인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3월 30일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이 역경을 딛고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여기 계신 협력사 여러분의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정완 사장은 이어 “앞으로도 최우수 협력사에는 계약우선권을 부여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상생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도 이날 ‘우수협력회사 동반성장 간담회’를 열었다. ‘협력회사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2007년부터 이 간담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50주년에 걸맞게 최우수 협력사와 우수 협력사 수를 늘리고, 아울러 안전·품질 분야 우수사를 추가로 선정하는 등 그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대우건설은 상생협력기금 출연이나 ESG 평가지원 등 우수 협력사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를 통해 상생경영을 계속해서 실천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대우건설은 협력사를 선정·평가할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협력사가 지속가능 경영 추진에 동참하도록 독려한다. 특히, 협력사 종합평가에서 안전평가 항목을 기존 4%에서 2021년 25%로 확대하는 등 협력사에 ‘안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매일매일 ‘산업안전보건의 날’이어야 하는 이유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선 874명이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2.4명이다. 산업안전보건 선진국인 영국은 하루 평균 0.3명이다. 우리에게 자주 일어나는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안전사고가 영국에선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건설현장에서 협력사는 중요한 파트너다. 일을 주고받는 그 이상이다. 건설사들이 협력사 관리에 공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안전·보건과 관련한 협력사의 의식과 행동은 사고 유무(有無)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마인드가 예전 그대로라면 아무리 일류회사여도 중대재해를 피할 도리가 없다. 첨단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일하는 건 근로자의 머리와 손·발이다.

건설사는 협력사에 자꾸 손을 내민다. 같이 가자고. 상생을 위해, 협력을 위해, 안전을 위해서. 협력사는 계속 그 손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안전사고 사망자는 하루 평균 1명 밑으로 떨어지고, 동반성장과 상생경영은 현실이 된다.

한 가지 더. 7월은 ‘산업안전보건의 달’이다. 하지만 건설현장은 하루하루가 ‘산업안전보건의 날’이어야 한다. 스스로 지키고 행동해야 한다. 이젠 그럴 때도 됐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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