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7.31 10:28:35
양평 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꽃이 자체 조사한 7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은 부분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30% 중반대의 지지율과는 달리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문제 없다”는 반응은 20%대에 그쳐, 대통령 지지층 중에서도 상당수는 의혹 시선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우선 대통령 지지율은 매주 월요일 전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여론조사꽃과 리얼미터에서 ‘일부’ 상승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4∼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7%포인트(p) 오른 37.3%로 집계됐다.
이로써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 들어 3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가 4주 차에서 소폭 상승했다는 결과를 보였다. 대통령 부정 평가 역시 직전 조사보다 0.4%p 하락한 59.5%로, 4주만에 소폭 하락했다.
여론조사꽃의 ARS 조사(전화 자동응답 방식)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오른 반면, 좀더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CATI 조사(전화 면접 방식)에서는 소폭 하락해 반응이 엇갈렸다.
여론조사꽃이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7월 4주차 ARS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4%p나 대폭 상승해 38.9%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역시 5.5%p 하락한 59.3%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여론조사꽃이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ATI 조사에선 대통령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1.0%p 하락한 34.7%였고, ‘부정’ 평가 역시 0.7%p 상승한 62.6%였다.
ARS 조사는 정치 고관여층의 여론을, CATI 조사는 중도층의 의견을 좀더 잘 반영한다는 속성을 참고한다면 고관여층에서는 대통령 지지가 지난주 크게 상승한 반면, 중도층에선 보합세를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여론조사꽃이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양평군의 설명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는 시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변경된 양평 고속도로 종점에 대통령 배우자 소유의 땅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전화 면접 조사(CATI)로 물은 결과 원 장관의 주장을 ‘신뢰한다’는 20.4%, ‘신뢰하지 않는다’는 74.0%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모든 권역과 연령대, 남녀에서 ‘원 장관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월등히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원 장관 신뢰’ 52.5%, ‘신뢰 않는다’ 38.8%로 신뢰도가 높았지만, 보수층 전체로 볼 때는 ‘신뢰’ 39.4%, ‘신뢰 않는다’ 55.7%로 불신이 크게 높았다. 여론조사꽃 측은 이를 “사과가 아닌 사업 백지화 선언을 먼저 한 원 장관의 태도에 대한 분노가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원 장관이 “모두 공개했다”고 발표한 양평 고속도로 관련 문건 중 일부 주요 페이지가 누락된 것에 대해 ‘담당자의 단순 실수’라고 보는 응답은 21.3%에 불과했고, ‘은폐를 위해 고의적으로 누락한 것 같다’는 응답은 64.0%여서 의혹의 시선이 짙었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단순 실수’ 37.6%, ‘고의 누락’ 43.1%여서 의혹 시선이 더 많았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으로 정국이 뜨거운 가운데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이 침묵하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68.3% 대 ‘공감하지 않는다’ 28.4%로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도 일부는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에서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없어도 된다는 답변이 더 많았지만, 보수층에서도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45.0%에 달해 절반 가까이는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꽃의 이번 CATI 조사 응답자의 정치 성향 분포를 보면 진보 250명, 중도 384명, 보소 244명, 모름-무응답 134명으로, 진보가 일부 많지만 크게 치우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와 여론조사꽃의 자세한 조사 사항에 대해서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