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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민태 관악문화재단 대표 "축제의 도시 서울 관악구, 노인도 스트릿댄스 즐긴다"

사계절 축제 개발, 서남권 최고의 ‘커뮤니티 아트홀’ 브랜딩, ‘관악형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등 관악의 인적·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 경영에 성과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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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3호 이윤수⁄ 2023.08.02 16:38:58

방방곡곡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그 주역에는 기초문화재단이 있다.

 

기초문화재단의 존재 이유는 지역주민이 축제나 문화예술 활동을 더욱 풍요롭게 누릴 수 있기 위함이다. 

서울 관악문화재단 차민태 대표이사는 지역문화재단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관악문화재단 차민태 대표이사. 사진=관악문화재단

“관악문화재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관악구 주민의 일상 속 미적 표현을 ‘예술’로 호명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호명된 예술이 모여 씨앗처럼 파종될 때 관악만의 고유한 ‘문화’가 꽃피울 수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는 ‘한국’의 아우라가 주는 판타지에 흠뻑 취해 있습니다.

 

서양의 미적 양식을 쫓아가는 방식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면,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그 어떤 나라보다 드라마틱하게 경험한 우리만의 콘텐츠가 대한민국 곳곳에 무궁무진하게 잠재되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국각지의 청년들이 ‘성장’을 위해 서울살이의 둥지를 트는 관악구는 동시대 K-문화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자, 용광로라고 확신합니다.

기성세대에게는 개발의 대상이 될 법한 흔하디흔한 골목상권의 일상적인 풍경이나 비주류 예술 활동을 ‘달리 봄’으로써 ‘예술’로 호명해 주는 것, 그러한 ‘예술’을 누구나 누리고 관악만의 매력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재단이 꿈꾸는 관악의 찬란한 문화입니다."

차민태 대표이사는 2019년 7월 관악문화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지금까지 서울시 자치구 최고 수준의 외부 재원 유치, ‘축제의 도시 관악’을 위한 사계절 축제 개발, 서남권 최고의 ‘커뮤니티 아트홀’ 브랜딩, ‘관악형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등 관악의 인적·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 경영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직후 24만여 명이 참여한 ‘2022 관악강감찬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축제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고, 38억 원의 예산을 확보, 관악아트홀을 20년만에 재개관해 세계적인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을 내한 첫 공연으로 유치해 개관 이래 최단 시간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설조성에도 힘써서 별빛내린천(도림천)에 위치한 문화예술 오픈 플랫폼 ‘S1472’을 2021년 조성해 지역의 문화거점이자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 대표이사는 현재 관악구만의 문화 브랜드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민 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관악구만의 매력을 가진 킬러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있다.

서울시에서 뒤늦게 출범한 관악문화재단은 각계각층 지역주민의 청책(聽策) 활동에 통해 비전과 매년 정책 방향을 만들고 있다. 사진은 2019년 10월 출범 직후 비전 선포식 모습. 사진=관악문화재단

- 2019년부터 시작된 ‘스토리 인 관악’은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나요?
"재단 대표이사로 취임 후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정이나 시설 여건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부족한 환경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불러일으킨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관악의 오래된 시장, 골목길을 무대로 스트릿 댄스를 선보이면 좋겠다는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설진 안무가를 삼고초려해 예술감독으로 위촉하였고, BTS 뮤직비디오에도 함께한 바 있는 스태프들과 스우파로 유명한 립제이 등 역량 있는 댄서들이 참여하면서 기대 이상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관악의 일상적 풍경들도 ‘예술’이 될 수 있구나“하고 재단 직원들과 함께 큰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관악구만의 스토리를 간직한 색다른 공간에서 스트릿 댄서들이 ‘재밌게 놀아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재단 첫 사업으로 시도했는데 락킹, 보깅, 팝핀, 브레이킹 등의 다채로운 스트릿 댄스, 일렉트로닉과 국악의 혼합, 그리고 감각적인 촬영이 컬래버 된 근사한 영상 콘텐츠가 탄생해 많은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어요. 참여 예술인과 사업담당자의 기쁨에 상기된 얼굴이 아직 선명합니다. 2019년에는 립제이 등 9명의 댄서가 삼성동 시장, 봉촌로, 원신길 등의 공간에서, 2020년 시즌2에는 러브란, 호안 등의 대표적인 댄서들이 참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2022년 코로나19 비대면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간 많은 사랑을 받은 ‘스토리 인 관악’을 축제로 발전시켜 지역주민에게 활력을 선사하자는 기획으로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2019년 관악문화재단 출범 직후 처음으로 기획된 ‘스토리 인 관악’은 청년문화(스트릿), 일상적 공간, 숏폼콘텐츠라는 기획으로 시작됐다. 사진은 참여 아티스트들의 촬영 현장. 사진=관악문화재단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 이름부터 힙한데요.
"‘그루브 인 관악’을 통해 단순 '스트릿 댄스' 행사가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스트릿 장르’를 예술로 호명하고 관악의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고자 합니다. 관악구는 청년 비중 1위의 도시로 사당과 신림 지역 일대에는 연습실 공간이 밀집되어 있어 프로 스트릿 댄서를 꿈꾸는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 '쇼다운' 등 TV 프로그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고, 2024 파리 올림픽에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시트릿 댄스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힙한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백댄서가 아니라 백싱어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인 셈입니다.

축제의 진정한 ‘가치’는 참여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그 효능을 체감할 수 있을 때 지속 가능해집니다.

때문에 ‘그루브 인 관악’은 실내 공연장이 아니라 별빛내린천의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별빛내린천은 관악산에서 발원돼 서울대를 지나 관악구를 포함해 5개 자치구를 지나 안양천에 닿는 도시의 허파이자 ‘만남’의 통로입니다.

 

특히 신림역과 5분 거리로 ‘신림 백순대’, 신원시장 등 전통 상권이 바로 인접해 있어 ‘스트릿 댄스’의 흥분을 도시의 활력으로 이어지게 하는 최고의 입지이기도 합니다. 실제 행사 기간 인근 식당의 1일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이를 정확하게 분석해 거주민, 지역 상인의 참여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 운영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기대 이상으로 중장년층, 노년층 주민이 흥겨운 스트릿 댄스를 매우 적극적으로 즐기는 모습을 축제 내내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중장년층이 자녀들과 손을 잡고 축제를 즐기고 노년층이 그분들만의 방식으로 ‘그루브’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뛰게 하는 예술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활력’을 낳는 예술적 표현과 활동은 ‘새로운 세대’를 통해서 탄생하는데, 청년의 몸짓에서 기획되고 노년층이 함께 흥겨움을 느끼는 ‘그루브 인 관악’이 동시대 새로운 활력을 낳는 예술적 표현의 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2023년 7월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무대 정상급 댄서들이 참여했다. 사진은 참여 댄서들과 주민들이 함께 한 모습. 사진=관악문화재단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 관련 전시행사도 같이 진행하고 있는데요.
"전시행사는 스트릿 댄스를 단순 이벤트로 보지 않고 동시대적인 ‘예술’ 장르로 대한다는 재단의 진정성이 담긴 기획입니다.

 

스트릿 댄스의 역사와 인물, 세부 장르별 다양한 매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실제 댄서들이 직접 큐레이션하고 운영에도 참여했습니다.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여간 전시를 진행하면서 스트릿 댄스가 세대나 국적을 뛰어넘는 장르 예술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시를 연 '관천로 문화플랫폼 S1472'는 ‘예술로 소통하는 오픈플랫폼’을 표방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당초 도로였던 부지를 관악구에서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2022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토부 장관상을 받은 시설이기도 합니다.

 

재단이 시설을 위탁받으면서 강감찬 탄생지 낙성대를 담은 별빛내린천의 별(Star), 신림(Sillim), 대표명소(Signature), 특별함(Special), 정거장(Station) 등의 중의적 의미 'S'와 지번인 1472를 더해 이름을 지었습니다. 또 뉴욕현대미술관 전시에도 참여한 바 있는 유명 비주얼 아티스트 빠키씨가 외관 디자인에 참여해 더욱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은 관악의 골목 곳곳에서 자생적으로 생동하는 스트릿 댄스를 전 세계인 함께 즐기는 ‘컨템포러리 아트 축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관악’이라는 지역적 매력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천로 문화플랫폼 S1472에서 열린 ‘2023 GIG Exhibition’ 전시 관람 모습. 사진=관악문화재단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 이후 기획하고 있는 또 다른 축제는?
"올해부터 어느 때나 문화와 예술이 주는 매력을 누리는 ‘축제의 도시, 관악’을 재단의 핵심사업 방향으로 정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령 세계적인 축제의 도시 에딘버러는 1947년 2차 세계대전 후 전쟁의 아픔과 폐허를 딛고 ‘인간의 영혼이 꽃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엔 관현악단, 발레, 오페라 등 메인스트림에서 선정되지 못한 공연으로 구성된 비공식 행사로 시작되었는데 이를 두고서 당시 언론이 다소 부정적인 의미의 ‘주변축제’라고 부른 것이 기원입니다. 사실 주변을 의미했던 프린지(Fringe, 변두리)가 길거리, 실험극 등 ‘매력 있는 비주류 문화’로 인식하게 된 데에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주류의 예술을 매력 있게 버무려 낸 에든버러의 사례는 보다 치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필름 페스티벌, 북페어, 재즈 페스티벌, 밀리터리 타투 등 에든버러의 12개 주요 축제가 동시에 개최되는 8월 한 달은 관광객이 50만 명에 이르는데, 동 기간 인구 50만 명의 에딘버러에는 그 규모만큼의 관광객이 숙박비, 교통비, 식비 등으로 1조 2천 5백억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와 관련한 크고 작은 프로그램들이 에딘버러의 일 년 열두 달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축제의 도시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이런 면에서 관악구는 축제의 도시로 잠재력이 매우 높은 곳입니다.

관악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청년들의 삶으로 만들어진 다채로운 골목길과 마을문화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주민참여의 역사가 깊고 현재에도 동별 마을 축제가 자체적으로 활발히 운영되는 것 또한 관악구가 가진 강점입니다.

아직 관악산, 서울대, 고시촌, 순대타운 등의 인식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가장 개인적인 것’,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강력한 가능성이 되는 오늘날, 기존과 새로움이 역동적으로 공존하는 ‘관악’은 새로운 문화적 에너지의 산실로 잠재력이 풍부한 도시입니다.

금년부터 지난 5월 ‘봄축제, 관악 북페스티벌’을 시작으로 7월 ‘그루브 인 관악’을 성황리에 개최하였고, 10월에 대표축제인 '관악강감찬페스티벌'과 12월 ‘관악 예술페스티벌’을 내실 있게 준비 중입니다.

 

모든 축제를 재단이 직접 관장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 주요 협단체나 극장과 협력하는 에든버러, 아비뇽의 축제운영 시스템을 적절하게 도입하고 ‘관악화’하려고 합니다.

특히 금년 11월에는 파일럿 축제로 ‘유재하 가요제’를 준비하고 있는데,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유재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요제 아티스트와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클래식, 미술, 문학 등 보다 다채로운 축제를 발굴해 사계절 내내 관악의 주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알뜰하게 준비하겠습니다."

관악 강감찬 축제는 강감찬 장군을 통해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즐기는 역사문화의 장(場)을 펼치는 것을 지향한다. 사진은 2022 관악강감찬축제 낙성대공원 일대 현장. 사진=관악문화재단

-관내 대표행사인 강감찬 축제는 어떤 축제인가요?
"관악구 낙성대는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으로 모르는 분들에게는 “낙성대, 대학 아니야?”라는 오해를 종종 받기도 합니다.

 

강감찬 장군은 1천여 년 전 귀주대첩으로 잘 알려진 거란과의 오랜 전쟁을 이겨낸 주역으로 고구려의 을지문덕, 조선의 이순신과 더불어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3대 영웅으로 회자하는 위인입니다. 특히 지금의 총리 격인 고려시대의 문화시중을 지낸 명재상으로 그 이전에는 지역 관리로 전국을 다니며 1천여 개의 설화를 남긴 ‘인물성’, ‘역사성’, ‘문화성’의 가치가 뛰어난 인물입니다.

특히 고려는 현재 대한민국의 영문 국호 ‘KOREA’를 낳은 한반도 문예중흥의 정점으로 한류가 주목받는 지금, 그 시사점이 남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인물사 중심 역사 문화 축제가 공공 주도적 운영으로 인해 페스티벌로서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데 한계가 많았습니다. 이를 보완하고자 국내 최고 수준의 ‘예술감독’을 선정해 기획과 권한을 최대한 존중하려 합니다.

 

또한 주민, 지역예술인, 축제・역사・홍보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축제자문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운영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3년 강감찬축제는 ‘강감찬 장군의 초대’를 주제로 개최됩니다.

 

구국의 영웅인 을지문덕 장군, 이순신 장군을 강감찬 장군이 초대하는 컨셉으로 프로그램들이 구성되는데, 많은 역사학자가 강감찬 장군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지만, 강감찬 장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에 착안해 을지문덕, 이순신 장군을 통해 강감찬 장군의 삶과 업적을 드러내고 고려문화를 확산하자는 의도입니다."

2022 관악강감찬축제의 메인공연인 낙성연희의 클라이막스 장면. 사진=관악문화재단

-관악강감찬축제 이외에 강감찬 장군과 관련해서 제작된 콘텐츠도 있나요?
2020년부터 태조 왕건, 서희, 강감찬, 현종, 양규 등으로 구성된 ‘고려어벤저스’라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현직 초등교사로 활동 중인 교사와 유명 유튜버가 고려역사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초등학교 눈높이에 맞춰 개발했습니다. 일반인의 반응이 매우 뜨거워 누적 조회수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 게임, 교사용 교안 및 지도안, 학생용 교구재(강감찬 꾸러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죠. 일선 학교에서 전화 문의가 많습니다. 이미 나주・청주・동작관악 교육청과 MOU를 체결해 해당 지역의 많은 학교에서 재단의 강감찬・고려문화 교육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관악구 소재 초등 6학년을 대상으로 예절 및 역사 교육, 구의회 및 국궁 체험, 서울대 천문대 견학 등 강감찬 장군의 일대기를 따라가며 지혜와 용맹을 배우는 '리틀강감찬' 프로그램을 학부모와 학생들의 높은 참여와 관심 속에 진행한 바 있고 금년에는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관악구는 청년인구 비율이 높은 자치구입니다.
"관악구는 인구 50만 명으로 이중 청년인구가 20만 명, 그 비율이 40%로 전국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자치구입니다. 또한 예술인 복지법에 근거한 활동 증명을 마친 예술인이 서울시에서 3번째로 많습니다. 그중에서 20~30대가 76.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국내 대표적인 인구학자인 서울대 조영태 교수님과 관악구 청년인구 현황분석 연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청년들은 대부분 1인 가구 형태로 거주하는데 관악구는 전국평균 항아리형 인구구조가 아니라 20~30대가 압도적인 UFO형 인구구조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관악문화재단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이 어느 지역보다 더 젊어져야 하는 이유가 확인된 셈인데, 인구구조 변화와 세대별 특징은 지금도 사업기획에 있어 가장 먼저 살피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후 이른바 ‘청년도시 관악’에서 청년들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청년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 외에도 청년 예술인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관악아트마켓’과 카디, 서도밴드 등이 참여한 기획공연 ‘G-Wave’ 등의 킬러콘텐츠를 선보여 큰 환호를 받았고, 대학동 등의 골목길에서 벌어지는 청년 생활을 소재로 웹드라마 '관악남녀'를 제작해 3,000여 개가 넘는 댓글을 얻으며 청년에게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억눌린 문화적 욕구를 해갈시키기 위해 맛있게 밥상을 차려놓았는데, 관객들이 맛있게 비워주시니 이보다 짜릿한 경험은 없다고 재단의 직원들과 함께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관악구 거주 2인 1조 구성된 외국인 청년이 관악구 여행코스를 직접 기획하고 배틀 형태로 풀어내는 관악 여행 예능프로그램 ‘가보자고(GABO JAGO)’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청년들의 관악 생활 모습과 외국인의 관점에서 관악구만의 매력과 재미를 찾아내고자 하는 재단의 청년직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인데, 이미 많은 외국인 청년들이 참여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재단에서 위탁 운영 중인 관악청년청, 청년+청이라는 명칭이 이색적입니다.
"현재 관악구는 청년의 건강한 성장과 안정적인 복지를 최우선 구정 과제로 추진 중입니다. 특히 지난 6월 종합적인 청년지원 플랫폼 ‘관악청년청’을 전국 자치구 최초로 개관한 바 있는데, 관악문화재단은 위탁받은 관악청년청을 문화예술의 장르적 지원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의 가치를 발휘・확산할 수 있는 거점시설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청년으로 구성된 청년청 운영위원회를 통해 공통된 정책 수요를 사업으로 입안하고, 재단이 잘하고 잘할 수 있는 것부터 ‘뾰족하게’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그간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에서 많은 청년정책 사업들을 추진했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청년들이 체감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관공서나 공공기관 특성상 청년과의 소통이나 상호 간 역할 정립이 명확하지 않아 피로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은데, 소통과 명확한 역할 정립이 우선되어야 할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관악청년청은 봉천역 인근에 있어 청년 카페, 세미나실, 상담실, 다목적 강당, 공유 오피스, 창업보육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축제 기획, 공간 운영, 복지,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내 활동과 경험이 풍부한 청년을 중심으로 ‘청년청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명예 청년청장’으로 선정해 자율적이고 개성 있는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일상 공간에 가깝게 위치해 있고 청년들이 참여가 쉽고 관심이 높은 문화예술의 특성을 영민하게 활용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관 첫해인 만큼 문화재단-청년청운영위원회 간 신뢰를 기초로 함께 똘똘 뭉쳐서 관악구 청년들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 지역 주민에게 문화재단은 어떤 존재인가요?
"많은 지역의 기초문화재단에서 주민이 지역문화 성장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고, 문화예술이 주민의 삶에 위로와 기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일반인의 창작 수준도 높아지고 SNS, 숏폼 등의 디지털 매체가 큰 역할을 하게 되면서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수요자-공급자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류의 발전이 K-Drama, K-Pop, K-Movie를 지나 K-Food로 진입하면서 문화강국의 시대가 시나브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K-Fantasy의 시대는 대한민국이 성장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엄청난 유무형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시대라고 확신합니다.

K-Food에 이어 K-Place가 이후에는 K-History의 시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하는데, 창작자들이 만들어 낸 스토리의 매력, 판타지는 결국엔 골목길과 같은 아주 디테일한 공간과 그것을 만들어 낸 실제의 서사로 K-Series가 발전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전국의 수많은 기초문화재단이 ‘○○스러움’을 발굴하고 예술로 호명하고 함께 즐기는 장(場)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대한민국의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의 시대는 도둑처럼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두의 예술이 찬란한 문화로’라는 관악문화재단의 비전은 ‘달리보기’, 이를 통해 ‘관악스러움 발굴하기’, ‘관악스러움을 예술로 호명하기’, ‘관악스러움을 함께 즐기는 장(場) 만들기’의 태도로 공공기관의 책임을 다할 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관악스러움’이 서울뿐 아니라 동시대 많은 이들이 매력을 느끼는 콘텐츠, 창작자, 명소가 되도록 관악문화재단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관악문화재단 차민태 대표이사. 사진=관악문화재단

관악문화재단의 차민태 대표이사와 직원들은 문화예술이 갖는 힘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라고 믿는다. 차 대표는 오늘도 구민을 위해, 구민을 즐겁게 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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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문화재단  차민태 대표이사  그루브 인 관악  청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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