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8.09 09:33:06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잼버리)와 관련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부족한 사태에 대한 고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자화자찬을 남발했고, 현장의 위기 사태 또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8일 김 장관은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잼버리 사태가 향후 국제행사 유치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지금은 위기 대응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그런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는) 오히려 대한민국이 가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보여줄 수 있다”며 “부산 엑스포에 대해서 그런 (위기 대응) 부분이 잘 반영될 수 있어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의 높은 관심과 기대 속 시작한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폭염으로 인해 온열 진환자가 속출했고, 비위생적인 화장실, 부실한 식사 등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400여 명의 청소년과 인솔자를 보낸 영국 대표단은 조기 퇴소의 뜻을 밝혔고, 미국 또한 철수 결정을 내렸다.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선 건 기업들이었다. 삼성을 비롯해 LG, SPC, 이마트, 아성다이소, 홈플러스, 쿠팡 등이 생수와 냉감 스카프 등 물품을 지원하고 의료지원단도 파견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의 발언은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으나 김 장관은 “경미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김 장관은 “제가 경미하다고 한 것은 성범죄다 경미하다는 뜻이 아니라 경찰이 건조물 침입으로 규정했기에 그 보고를 받아서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브리핑 시간엔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외신기자가 잼버리 대회 준비의 미흡함을 지적하자 “상황이 많이 개선돼 ‘아주 만족하지 못한다’는 청소년은 4% 정도고, (나머지 96%) 청소년은 굉장히 즐겁게 즐기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구체적인 만족도 조사 결과에 대해 묻자 “그것은 세계연맹이 아마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K팝 콘서트를 전주월드컵 경기장으로 변경하며 갑자기 바뀐 K리그 경기 일정에 대해서는 “전라북도에서 답할 수 있다”며 답변을 떠넘겼고, 한 기자는 “질문 사항에 대해 ‘세계연맹이 할 말이다’, ‘전라북도가 할 말이다’, ‘지금 검토 중이다’ 하지 말고 오후 브리핑 때는 완벽하게 준비해 오라”고 충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잼버리 참가자들은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한 상태다. 하지만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방부가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에 BTS(방탄소년단)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면서 잼버리 사태의 수습을 BTS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준비를 제대로 못했으면 미안해하고 창피한 줄 알아라”,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게 진짜 문제”, “자화자찬이 낯부끄럽다”, “위기를 만든 사람이 뭘 대응했다는 거지?”, “사퇴수준이 아니라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위기대응을 할 게 아니라 위기가 없도록 잘 준비를 했어야지”, “그 많던 예산은 다 어디로 갔나?” 등 비판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정부는 12일까지로 예정된 잼버리 행사가 끝나면 부실 준비에 대한 감찰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주무부처였던 여성가족부 등은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