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날짜부터 작가의 세계관에 맞췄다. 888개의 PEP(프로필사진) NFT(대체불가토큰)를 소유한 사람들, 일명 ‘팸’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PBG 소속 작가 다다즈가 개인전 ‘하우 아 유 필링 투데이(How Are You Feeling Today)?’를 8월 8일부터 18일까지 연다.
다다즈 시리즈는 모두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그림들로, 주변 사람들에게 NFT로 만들어 선물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조합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때 선물한 NFT는 888개로, 대칭적인 형태와 옆으로 숫자를 눕히면 무한대가 되기에 작가가 원래 좋아하는 숫자였다고 한다. 이 의미를 살려 이번 개인전 또한 8과 연관된 시기로 잡혔다.
888 NFT 프로젝트로 웹3.0의 혜성처럼 등장한 다다즈는 최근 미술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입지를 다지며 다양한 프로젝트 및 기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작가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3월 PBG와 전속을 맺은 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다다즈는 예술의전당 아트 픽(Art Pick)에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0인에 선정되는 등 단기간에 미술계의 신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PBG에서 진행한 첫 개인전에서 완판을 기록하기도 한 다다즈의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가장 ‘다다즈’스러운 전시로 소위 ‘다다즈팸’으로 불리는 그의 든든한 팬덤을 비롯해 다양한 관객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8일 열린 전시 오프닝 현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전시 첫날임에도 작품 곳곳에 판매됐다는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다다즈는 이번 전시에서 본격적으로 ‘소통’을 주제로 한 테마를 가져왔다. 그는 유니코드로 표준화된 기존 이모지 위에 다다즈의 시그니처 얼굴을 부여한 작품 54점을 출품한다. 이모지의 구조적 특징을 차용해 가상 환경에서 기호의 의미와 소통의 의의를 탐구한 이번 전시는, 이모지를 매개로 표현되는 복잡한 감정과 숨겨진 텍스트를 풀어내며 누구나 겪었을 법한 다면적인 감정들을 상기시킨다.
PGB 측은 “이모지는 의사소통의 형식이라는 점에서 디지털 시대에 다다즈가 추구하는 예술관을 관통한다”며 “다다즈가 전유하는 이모지는 프레임 밖 관찰자의 존재를 상정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이모지 안팎과 상호작용을 이루며 다양한 맥락에서의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모지 작업이 ‘다다즈’다운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일종의 조형성을 갖는 그림 기호라는 점”이라며 “미국의 기호학자인 찰스 퍼스는 그림 기호를 ‘도상적 기호(iconic sign)’라고 분류했다. 아이콘, 픽토그램, 오늘날의 이모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것은 경험 및 일상생활과 직결되며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전제로 약속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추상적 ‘문자’의 조형이 차갑다면, 이모지의 조형은 따뜻하다. 이것은 다다즈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라며 “다다즈의 그림에서 찾을 수 있는 평면적인 색채와 간결한 조형적 특징은 작품을 마주하는 관객들에게 분석보다는 느낌을 추구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인전에서 원화 54점 중, 5호 작품은 오픈 당일부터 현장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며 8월 8일 오프닝 파티에 이어, 18일엔 애프터 파티가 예정돼있다. PGB 측은 “앞으로도 다다즈는 웹3.0와 웹2.0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작품활동과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미술계에 전에 없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