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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CJ, ‘식품·뷰티’ 이어 이번엔 ‘택배 없는 날’ 두고 신경전

쿠팡 “구조적으로 쉴 수 없는 택배기사들 위한 날” vs CJ대한통운 “왜곡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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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8.11 17:09:27

CJ대한통운의 통합배송브랜드 ‘오네’ 관련 이미지. 사진=CJ대한통운

식품, 뷰티 분야에 이어 물류까지 CJ와 쿠팡의 신경전이 번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다양한 방식으로 ‘택배 쉬는 날’을 응원해 주는 고객에게 감사하며 사실을 왜곡해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택배 쉬는 날은 2020년부터 시행한 택배 종사자의 공식 휴무일로,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은 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지정,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사흘간 배송 업무를 하지 않는다.

업계는 CJ대한통운이 지목한 ‘일부 업체’를 쿠팡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택배 쉬는 날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관련해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의 택배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쿠팡 택배기사는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며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 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 일반 택배업계는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 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사실이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일요일과 공휴일 등 휴무 없이 365일 배송을 하는 이커머스 계열 택배사보다 연간 휴무일이 훨씬 많고, 동료들과 협력하면 휴가를 갈 기회를 더 만들 수 있다”고 반박하며 “일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택배기사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 일일 배송대행을 하는 용차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25만 원보다 훨씬 적은 것이 통상적”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모두 자유로운 휴가 사용은 물론 작업시간과 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기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수년간 진행되어 온 택배업계 전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트렌드인 ESG 경영의 취지는 기업과 소비자, 종사자, 협력업체, 동종업계 모두가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매몰차게 외면하지 말고, 최소한 업계의 노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쿠팡이 제공한 휴무여건 비교표. 사진=쿠팡

CJ대한통운이 자료를 낸 오후 몇 시간 뒤 쿠팡은 ‘타사와 다른 쿠팡 택배기사’를 제목으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다른 택배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쿠팡 택배기사 퀵플레서의 여름휴가 이야기’라며 쿠팡 뉴스룸에 올라온 퀵플렉서와 그 가족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퀵플렉서들은 일반 택배사와 달리 쿠팡 퀵플렉스는 백업기사가 있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고 주 4일 근무 등 유연한 배송도 가능하다고 증언했다. 대기업 택배회사에서 1년가량 배송하다 퀵플렉서를 시작한지 6개월 된 김민규(30)씨는 “이전 회사에선 월화수목금토 주 6일 배송하고 일요일은 방전됐지만, 퀵플렉스를 하면서 주4일 일하고 3일은 쉰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출연한 김민중(36)씨는 “이전에는 휴가 쓰려면 담당 구역 배송을 대신해 줄 백업 기사가 필요했는데, 하루 평균 30만원 가까이 되는 대체 인력 비용을 지불하고 쉬어야 했다. 세상에 휴가 쓰는데 돈 내고 쉬라면 누가 쉴 수 있겠나”라며 “지금도 다른 택배기사들은 업계에서 정한 택배 쉬는 날에만 쉬는데 쿠팡 퀵플렉스는 백업해 주는 기사님들이 있어 언제든지 걱정 없이 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관계자는 ”쿠팡은 택배업계 최초로 수천 명에 달하는 분류전담 인력을 운영해 왔을 뿐만 아니라 배송기사분들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앞으로도 새롭고 혁신적인 택배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과 CJ의 신경전은 지난해 납품가 갈등이 시초가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쿠팡에 자사 대표 제품인 '햇반'과 '비비고' 등에 대한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달엔 쿠팡이 CJ의 뷰티 편집숍 CJ올리브영에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여기에 쿠팡이 택배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택배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CJ대한통운과의 경쟁까지 신경전으로 번졌다는 관측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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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CJ대한통운  택배 쉬는 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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