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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이슈] 세계 컬렉터가 주목하는 키아프·프리즈 서울, 관전 포인트는?

올해로 두 번째 공동 개최…키아프 “한국 블루칩 작가 주목” vs 프리즈 “강력한 커뮤니티 형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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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4호 김금영⁄ 2023.08.18 13:41:55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렸던 '키아프 서울 2022' 현장. 사진=김금영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에도 키아프·프리즈가 서울에서 동시에 열리며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와 프리즈 측은 8월 17일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행사 운영 계획과 주요 출품작 등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세 가지 키워드가 눈에 띄었다.

‘규모’…프리즈 210개 vs 키아프 120개 갤러리 참여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키아프엔 20개의 국가와 지역에 소재한 210개 갤러리가, 프리즈엔 30여 개국의 12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프리즈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고, 키아프는 지난해 230개가 넘는 갤러리가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프리즈와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관련해 보다 많은 갤러리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반면, 집중도가 떨어져 산만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화랑협회와 프리즈 측은 ‘부스비와 동선, 공간 등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부스비는 평균 1000만~4200만 원으로 알려졌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세텍에서 열렸던 키아프 플러스까지 합쳐서 230개가 넘는 갤러리가 지난해 키아프에 참여했다. 올해는 키아프 플러스도 코엑스로 공간을 옮기며 보다 효율적인 관람 동선을 취했다”며 “젊은 작가들이나 어려움을 겪는 화랑들에게 비싼 부스비는 아트페어 참여의 장벽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를 고려해 프리즈보다 규모가 작은 부스를 많이 선보여 부스비의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참여 갤러리가 늘었다. 억지로 부스를 늘리려는 생각은 없었고, 젊은 작가를 발굴, 소개하는 기회를 더 제공하려 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 사진=연합뉴스

프리즈 디렉터 패트릭 리는 “전시 기간과 공간의 규모, 퀄리티 있는 쇼를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여건들을 조합했을 때 현재보다 더 규모가 커질 순 없다고 본다. 프리즈 뉴욕의 경우 이런 여건들을 고려해 평균 60~65개 갤러리가 참여하는데, 프리즈 서울은 120개 갤러리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이 놓치는 갤러리 없이 전부 둘러보고,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 작품’…키아프·프리즈, 블루칩 작가부터 세계 거장까지

윤형근, '다색(Burnt Umber)', 한지에 오일, 91x60cm. 1981. 이미지 제공=키아프 서울 © 윤성열

참여 갤러리수와 더불어 행사에 참여하는 대표 갤러리들과 작품도 공개됐다. 키아프는 한국 현대미술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사명에 걸맞게 국내 주요 갤러리들이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출품한다.

박여숙화랑은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1990년대 작품 ‘묘법’을 출품하며, BHAK는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의 작품을, PKM갤러리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서승원의 작품을 전시한다. 표갤러리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작품과 4m의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곽훈의 ‘다완 시리즈’를 선보이며, 학고재는 색채의 단층들이 느껴지는 장승택의 겹 회화 시리즈, 선화랑은 보리밭 화가로 알려진 한국 채색화가 이숙자의 작품을 출품한다.

백향목, '써드 휠(Third Wheel)'. 캔버스에 혼합 미디어, 224x146cm. 2023. 이미지 제공=키아프 서울

해외 주요 갤러리로는 지난해 성황에 힘입어 다시금 참가하는 독일의 디 갤러리를 비롯해 키아프에 맞춰 9월 서울지점을 여는 일본의 화이트스톤갤러리, 베를린을 거점으로 서울에도 지점을 낸 페레스프로젝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젊은 갤러리와 작가의 참여를 내세운 키아프 플러스 섹션도 마련된다. 특히 여타 부스와 달리 클럽을 연상시키는 음악이 흘러나오며 감각적인 연출로 MZ세대의 주목을 받은 갤러리스탠이 다시 참여해 팝적이고 대담한 색감의 백향목 작품을 선보인다.

황달성 회장은 “프리즈에서 해외 유수의 갤러리를 많이 소개하기에 키아프는 한국의 재능 있는 작가와 갤러리들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에 집중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퀄리티 높은 갤러리들을 위주로 선별했다”며 “지난해 프리즈의 성과와 키아프가 비교되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출품 작품 단가의 차이에 격차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체성을 갖고 페어에 임할 것인가’로, 키아프는 가급적 신작, 그리고 젊고 역동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데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는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작가 메리 웨더포드의 솔로 부스 섹션을 통해 자연 세계와 심신의 내적 기능을 환기시키는 새로운 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사진=프리즈 서울

프리즈엔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솔로 부스 섹션과 엄선된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시하는 작가들도 다수 포함됐다.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는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작가 메리 웨더포드의 솔로 부스 섹션을 통해 자연 세계와 심신의 내적 기능을 환기시키는 새로운 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국제갤러리는 단색화의 선구자인 박서보와 하종현을 비롯해 최욱경, 정연두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시카 실버만 갤러리는 캘리포니아 출신 작가 우디 드 오셀로의 세라믹 조각과 유화 작품을 소개한다. 작가의 아시아 첫 전시인 이번 페어에서는 가정적이고 의인화된 초현실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캐서린 번하드의 모노타이프와 회화, 마마 앤더슨의 회화, 쿠사마 야요이의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백남준 작품 등을 선보인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백남준 작품 등을 선보인다. 사진=프리즈 서울

패트릭 리 디렉터는 “미술시장엔 주기적인 부흥기와 침체기가 있는데, 아시아 미술시장의 잠재력은 매우 크고, 관람층도 두텁다. 다양한 담론을 탐색해볼 수 있어 매력적인 장으로, 프리즈는 여기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 참여했다가 만족스러운 결과에 올해도 다시 참여하는 세계의 갤러리들도 있고, 서울에 대해 잘 몰랐다가 현장을 찾아 매력적인 플랫폼이라고 인지하게 된 세계 컬렉터들도 있다. 올해는 보다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소통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참여 갤러리, 작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전시장 벗어나 서울 전체를 예술 축제의 장으로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에 참여하는 스튜디오 아텍 작품 이미지. 사진=키아프 서울

전시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마련했다.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과 ‘키아프 특별전’은 황달성 회장이 자신 있게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그레이 박스 에어리어(Gray Box Area): 사건으로서의 공간’전엔 고휘, 무니페리, 문준용, 스튜디오 아텍, 신기운, 이이남, 이예승, 장승효, 최성록과 사단법인 한국미디어아트협회 소속 작가 그룹 등 10팀이 참여해 아트페어 기간 미디어아트를 매일 두 작품씩 선보인다. 제목의 그레이 박스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를 가리키는 말로, 관객은 소프트웨어 테스트에 참여하는 것처럼 작품 특성에 따라 스크린 내부 세계를 탐색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키아프 특별전인 박생광·박래현의 ‘그대로의 색깔 고향’은 키아프가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보여줌과 동시에 키아프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전통 한국화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황달성 회장은 “아시아 중 가장 뛰어난 미디어 작가를 한국이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뉴미디어 특별전을 통해 이들의 작품을 세계에 선보인다”며 “키아프 특별전의 경우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됐던 작품에 가나문화재단의 컬렉션까지 보태서 세계의 관람객에게 한국적인 우리의 장르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키아프 특별전'에 참여하는 박생광의 '무당 12' 작품 이미지. 사진=키아프 서울

프리즈는 고대 유물부터 희귀 필사본과 서적, 20세기 걸작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예술을 한자리에 모은 프리즈 마스터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거나 유망한 아시아 작가들에 주목하는 포커스 아시아를 마련했다.

프리즈 마스터스엔 갤러리 현대가 참여해 60여 년 동안 자신만의 서정적 추상화를 추구해 온 이성자 작가의 솔로 부스를 선보이고, 올해 60주년을 맞이하는 시카고의 그레이 갤러리는 프리즈 서울의 첫 참가를 기념해 짐 다인,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하우메 플렌자, 맥아서 비니언, 레온 폴크 스미스, 에블린 스태팅거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프리즈 마스터스엔 갤러리 현대가 참여해 60여 년 동안 자신만의 서정적 추상화를 추구해 온 이성자 작가의 솔로 부스를 선보인다. 사진=프리즈 서울

두산갤러리 자혜정 수석 큐레이터와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MCAD) 조셀리나 크루즈 디렉터의 자문을 받아 마련된 포커스 아시아엔 지갤러리가 참여해 제1회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서울 수상자인 우한나의 패트릭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이 공동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패널로는 정도련(홍콩 M+ 부관장), 노암 세갈(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부 큐레이터), 융마(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큐레이터) 등 해외 석학 및 미술계 저명인사 및 작가가 초청된다. 토크 프로그램은 9월 7~9일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진행되며,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된다.

프리즈 필름은 김성우, 추성아가 큐레이팅한 14명의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참여작가인 안정주 작가 작품 관련 이미지. 사진=프리즈 서울

특히 키아프, 프리즈는 단지 전시장 내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시 전역을 예술의 물결에 휩싸이게 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에서는 인천공항특별전(8월 28일~9월 17일)을 열고 글로벌 문화 예술의 허브로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프리즈 서울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리즈 뮤직은 9월 8일 성수동에 위치한 에스팩토리에서 열린다. 아티스트 콜드, 아프로, 카키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프리즈 필름은 김성우, 추성아가 큐레이팅한 14명의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며, 서울 시내 비영리 독립 공간과 프리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키아프 VIP를 위해 삼청나잇, 청담나이트 등 다양한 외부 문화 행사도 마련했다. 서울 전역에서는 서울 아트위크, G컬처 페스타, 미술주간 등 서울시와 강남구의 문화 예술 인프라를 활용한 아트 축제들이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렸던 '프리즈 서울 2022'가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LG OLED는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의 뉴욕과 파리 시절 걸작을 프리즈 서울 LG OLED 라운지에서 선보인다. 백화점 업계 최초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는 신세계는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담은 ‘신세계 라운지’ 곳곳에 한국적 미의식과 예술적 영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트 컬렉션을 전시한다.

황달성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키아프와 프리즈가 서울에서 두 번째 공동 개최에 나선다. 작년에 제기됐던 아쉬운 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올해는 더욱 발전적인 페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프리즈와 서로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배울 점은 배우고 있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패권은 현재 홍콩과 서울 두 도시의 싸움이라 생각한다. 서울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더 주목받고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리 디렉터는 “프리즈 서울이 키아프 서울과 함께, 벌써 2회째를 맞이했다. 서울은 미술 캘린더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아시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예술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프리즈 서울은 전 세계 참여 갤러리들이 동시대 최고의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작가, 작품의 큐레이션을 선보인다. 유수의 갤러리와 한국, 아시아에 기반을 둔 갤러리들로 구성된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우리는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한자리에 모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키아프·프리즈 서울은 9월 6~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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