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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표 집’ 한채 장만해 ‘전기 판매’ 수익까지? … 독일-이스라엘이 “와우” 감탄한 IFA '스마트 코티지'

패시브 하우스에서 진화한 '액티브 넷제로 하우스'의 유럽형 모델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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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5호 최영태⁄ 2023.09.05 06:40:32

IFA 2023의 남-북 두 출입로에 설치된 LG전자 전시관(빨강색 원)과 삼성전자 전시관(파랑색). 입장객은 반드시 두 전시관 중 하나를 지나 입장해야 하는 구조다.  

[베를린= 최영태 기자]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 국제 전자 전시회에서 대량 공세에 나선 것은 중국 업체들이었다.

입구의 이름표 목걸이를 중국 업체 하이센스(Hisense)가 제공했고, 주 출입구인 ‘남문(South Gate)’ 광장 건물의 대형 광고도 하이얼(Haier)이 차지했으니 중국의 존재를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미중 갈등에 따라 특히 베를린 IFA에 집중하는 자세를 보인 중국이었지만, 한국의 두 양웅,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전자는 남문을 지나면 첫 번째로 나오는 독립 빌딩인 ‘시티 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 2개 층에 12만 제곱미터 규모)을 통째로 빌렸고, 반대로 LG전자는 북문으로 들어오는 입구의 18~24홀을 빌렸다.

IFA를 구경하려면 남문 또는 북문을 지나 진입해야 하므로, 비록 입구 광고판은 중국 업체에 내줬지만, 첫 번째 구경은 무조건 삼성 또는 LG부터 해야 하는 구조였다.


북문 입장객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LG전자의 넓은 공간 중에서도 가장 처음 나오는 전시물이 ‘LG의 똑똑한 작은 집’(LG Smart Cottage)였다. LG전자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공을 들인 이 집 앞에는 참관 희망자들이 줄을 이뤘다.

북문을 통해 IFA 전시장에 들어가는 참관객들이 처음 만나는 LG전자관에서도 첫 전시물은 '스마트 코티지'(왼쪽 집 구조물)였다. (사진=LG전자 제공)

이 작은 집(10평 남짓 규모)의 지붕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고, 실내에는 LG전자의 각종 첨단 제품들이 빌트인(사전 장착)됐다.

기후이변이 최대 관심사라는 유럽인들의 눈길을 ‘넷 제로’(Net Zero: 탄소 배출량 0)를 실천한다는 이 신개념 집이 끌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를 극히 적게 쓰는 이른바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로 유명한 것이 바로 독일 업체들이다. 전기나 가스 등 외부의 에너지를 공급받되 ‘수동적으로’(패시브) 최대한 절약한다는 개념이다.

현장에서 만난 LG전자의 이정우 박사(H&A사업본부 DPI연구소 책임연구원)는 이 집에 대해 “패시브 방식을 넘어 액티브(active, 능동적) 방식까지 확대함으로써 쓰고 남은 전기를 외부의 전력 회사에 팔아 돈을 버는 것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차분한 톤으로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LG 스마트 코티지의 외관. (사진=LG전자 제공)

능동적인(액티브) 솔루션의 예로 이 박사는 “예를 들어, 실내외의 온도 상황에 따라 냉방을 하지 않고 환기만으로도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AI(인공지능)가 판단하면 즉시 에어컨을 끄고 환기 장치를 돌려 에너지를 절약한다. 이렇게 절약한 에너지는 장착된 전자 제품들의 효율을 1~2% 더 끌어올려 절약 효과를 키운다. 또한 AI가 공간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있기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며 “LG전자가 전자 장치뿐 아니라 공간까지 함께 디자인해서 최적 솔류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전지 장비만이 아니라 이들 장비들이 놓이는 공간 디자인까지 최적화하고, AI가 이를 컨트롤으로써 ‘전기를 아끼는 패시브 수준을 지나 전기를 남겨 장사하는 액티브 수익’까지 끌어올린다는 가능성이다.

이러한 그의 설명은 테슬라 전기차의 미래에 대한 일론 머스크 CEO의 구상을 떠올리게 한다.

현재의 전기 시스템은, 초대형 화력-원자력 발전소에서 대량으로 전기를 생산해 수백km 단위의 송전선을 통해 도시 지역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송전 과정에서 엄청난 전기가 손실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각 지역을 네모나게 ‘Grid(눈금) 방식’으로 나눈 뒤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쓸 전기만 생산해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이웃에 판매하는 이른바 ‘그리드 시스템’이 전력 산업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소규모 지역 발전 시대가 오면 각 지역의 전기 생산 비용에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자신의 집(예컨대 LG 스마트 코티지)에서 ‘비용 제로 전기’로 자신의 전기차를 충전한 뒤 도심에 볼일을 보러 가는 길에 차 속의 남아도는 전기를 도시의 ‘비싼 값’으로 팔아 수익을 챙길 수 있으리라는 것이 테슬라의 구상 중 하나다.

이런 개념을 주식 전문가들은 ‘테슬라를 사는 게 꼬마 빌딩을 사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작은 빌딩을 사면 집주인으로 거주하면서 동시에 임대료를 받아 생계 유지가 가능하다.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테슬라 차는 자가용이면서 동시에 혼자 돌아다니며 유료 손님을 받고, 전기 장사까지 하므로 똘똘한 꼬마 빌딩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비유다.

 

그리고 이런 가능성을 여는 것은 LG 스마트 코티지도 마찬가지다.

모델들이 스마트 코티지 옆에 설치된 ‘넷제로 비전 하우스’ 전시 존에서 '홈 에너지 플랫폼'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참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이 박사는 “외부로부터 전기-가스를 공급받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에 ‘어, 이거 정말 괜찮은데’ 하는 반응이 독일은 물론 호주, 이스라엘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이런 콘셉트(구상)는 전부터 있었지만 이렇게 패키지로 만들어 내놓으니 관심과 응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코티지는 LG전자와 GS건설의 합작품이다. GS건설은 ‘조립식(모듈러) 주택’에 대한 개념이 전무했던 한국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투자하면서 유럽의 전문 업체 단우드(Danwood)를 인수했다. 이번 스마트 코티지는 LG전자와 GS건설, 그리고 단우드의 유럽형 솔류션이다.

집안에는 사물인터넷(IoT) 방식으로 제어되는 LG전자의 △오브제 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식기 세척기 △인덕션 전기레인지 △정수기 등 다양한 프리미엄 가전이 설치됐다.

집안은 월넛 우드(호두나무) 톤으로 자연미를 강조했다. 외관 역시 밝은 베이지색으로 마무리해 분위기가 따뜻하다.

스마트 코티지는 4킬로와트(㎾)급 태양광 패널 지붕을 갖췄다. 4㎾는 성인 2명이 집에서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히트 펌프를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럭’이 적용돼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였고, 사용 뒤 남은 전력은 가정용 에너지 저장 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된다.

스마트 코티지 바로 옆에는 ‘넷제로 비전 하우스(Net-Zero Vsion House)’ 전시 공간이 설치돼 태양광 패널이 전기를 생산하고, 집에서 사용되며, ESS에 저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씽큐’가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에너지 소비를 모니터링한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이2일 IFA에서 스마트 코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H&A(가전) 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은 2일 IFA 현장의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IFA에 대표 제품으로 전자 제품이 아닌 홈 솔루션을 내놓은 이유를 “고효율 에너지 기술과 냉난방 공조, 프리미엄 가전을 하나로 융합해 지속가능한 주거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색다른 고객 경험을 한발 먼저 소개한 것”이라며 “에너지 솔루션을 포함한 여러 기술들이 스마트 코티지에 녹아들어가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 코티지는 한국 시장에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시기와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류 사장은 “스마트 코티지를 한국에서 먼저 소개하기 위해 현재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 해외 여러 지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중 한 곳이 유럽”이라며 “유럽에 최적화한 신제품을 무기로 보다 대중적인 ‘볼륨 존’(소비 수요가 큰 영역)을 집중 공략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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