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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추석 마케팅… 고물가 인한 소비 양극화로 ‘프리미엄’과 ‘가성비’ 공존

백화점업계, 프리미엄 과일에 집중… 마트는 가성비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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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6호 김금영⁄ 2023.09.13 09:15:18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추석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다변화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유통업계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유통업계가 주요 키워드로 ‘프리미엄’과 ‘가성비’를 동시에 내놔 눈길을 끈다.

롯데·현대·신세계百, 청과 바이어가 엄격 관리한 과일 선물 세트 선보여

주요 백화점들은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췄다. 그중에서도 특히 과일이 돋보인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추석을 맞아 우수한 품질의 청과 선물 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올 추석에는 전체 청과 선물 세트 중 절반 이상에 샤인머스캣이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해 샤인머스캣의 품질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고객이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 상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명절 선물 세트 중 최고급 라인인 ‘프레스티지’에 포함되는 ‘김진수 명인 샤인머스캣’은 롯데백화점 청과 바이어가 설득에만 6개월 이상의 공을 들여 산지 직송으로 선보인다. 김진수 명인은 국가에서 공인한 샤인머스캣 전문가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과일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지난해 7월부터 ‘산지 전담 바이어’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2018~2022년) 롯데백화점의 청과 상품군 객단가(1인당 구매 금액)는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프리미엄 과일에 대한 높은 수요를 증명했다. 롯데 측이 지난해 우수고객들을 대상으로 명절 선물에 대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과 상품군의 경우 높은 당도와 신품종에 대한 니즈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지하1층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추석 과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에는 봄철 과일인 딸기가 등장했다. 최근 명절 선물로 사과·배 등 전통 제수용 과일과 함께 디저트 과일 수요가 늘자 추석에 보기 힘든 고당도 딸기(품종 설향)를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해 명절 선물로 내놓은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인 9월 28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점포에서 고당도 딸기와 샤인머스캣, 애플망고로 구성된 ‘H스위트 딸기 선물세트’를 200세트 한정 판매한다. 또한 사계절 딸기를 비롯해 과일의 당도, 크기, 희소성 등을 기준으로 선별한 신품종, 신기술 프리미엄 과일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인다. 명절 대표 과일인 사과·배는 물론, 최근 선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샤인머스캣·멜론·애플망고 등 디저트 과일을 혼합 구성한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이는 국내 소비자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맛도 좋고 취향까지 사로잡은 신품종 과일이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의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이번 추석에 새롭게 선보이는 신품종, 신기술 과일 선물세트는 총 24여 종으로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50% 이상 늘었다. 대표적으로 청사과 ‘스위트 멜로디’, 황금사과 ‘시나노 골드’, 녹색 배 ‘슈퍼골드’와 ‘그린시스’, 국산 붉은 포도 ‘홍주 씨들리스’, 주황빛 과육이 특징인 ‘레드퀸 멜론’, 노란색 멜론 ‘금향 멜론’ 등 신품종 과일들로 선물세트를 꾸렸다. 현대백화점 또한 우수 산지와 신품종 생산자 발굴을 위해 올해 초부터 바이어들이 1주일에 4일 이상 산지로 출근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직원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추석 과일 선물에 특히 힘을 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좋은 과실을 얻기 위해 청과 바이어가 전국 각지를 다니며 최고 품질의 과일을 품고 있는 산지를 찾아 ‘신세계 지정 산지’로 운영해 수확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신품종 애플망고를 스마트 팜 시설을 통해 재배하는 ‘영광 홍망고’, 여름 유일의 만감류 ‘서귀포 황금향’, 고랭지 일교차를 이용해 고품위 상품을 생산하는 ‘상주 샤인머스캣’, 100년 재배 노하우의 ‘천안 신고배’ 등을 당도, 크기, 모양 등 엄격한 기준에 맞게 선별해 추석 선물세트로 소개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지정 산지에서 재배된 인기 과일인 멜론‧샤인머스캣‧사과‧배로 구성된 ‘소담 지정산지 사색 과일’, 사과‧배‧애플망고‧황금향‧샤인머스캣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제철 과일’ 등이 있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백화점들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는 순조로운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8월 18일~9월 10일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20~30만 원대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었고, 30만 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은 61%로 뛰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도 20~30만 원대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89% 늘었다. 30만 원을 초과하는 선물세트 매출도 51% 가량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8월 18일~9월 7일 진행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6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품종 이색 청과 등 트렌드를 겨냥한 차별화된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로 정성스런 선물을 보내고자 하는 고객 잡기에 꾸준히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이마트, 실속 선물세트로 사전 예약 매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선물세트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백화점업계와는 달리 마트업계는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를 내세운 실속 상품들을 내놨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5만 원 미만 과일 선물세트와 10만 원 미만의 축산 선물세트 등 가성비 선물세트의 품목을 약 10% 늘리고, 물량도 20% 가량 확대했다. 대표 상품으로 ‘깨끗이 씻은 GAP 사과’, ‘GAP 사과·배 정(情)’, ‘한우 갈비 세트 2호’, ‘미국산 소 프라임 LA식 갈비세트’ 등이 있는데 평균 2만 원대부터 9만9000원까지 구성돼 있어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실용적인 상품도 준비했다. 특히 샤인머스캣과 다른 과일이 함께 들어있는 혼합 선물세트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혼합 세트의 품목 수를 지난 추석과 비교해 두 배 가량 확대했다. 이와 함께 전문점의 맛과 비법을 구현한 간편식 ‘프리미엄 RMR(레스토랑 간편식)’ 선물세트도 선보인다. 이 세트 또한 평균 10만 원을 넘지 않도록 가격대가 책정됐다.

이마트에서 고객이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이번 추석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격을 최대 10% 인하했다.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격이 하락 조정된 것은 최근 5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사전예약 인기세트이자 한우 대표세트 중 하나인 ‘한우 혼합 1호 세트’를 지난해 추석 판매가 17만4400원에서 약 9.2% 인하한 15만8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해 사전예약 이외 한우 선물세트에서도 가성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10만 원대 한우세트를 신규 기획했다. 대표 상품으로 ‘한우 플러스 등심/채끝 세트’, ‘한우 플러스 소 한마리 세트’ 등이 있다. 이마트는 “직영 제조시설인 미트센터에서 직접 생산 작업을 진행해 추가적인 유통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가격 책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마트는 이번 추석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격을 최대 10% 인하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기존 강점인 프리미엄 한우세트 가격 인하와 동시에 10만 원대 극가성비 한우세트까지 신규 라인업을 확대해 올 추석 한우세트 구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8월 10일~9월 4일 진행된 이마트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을 확인한 결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격 부담을 낮춘 한우 냉장세트 매출이 46.1% 늘며 전체 사전예약세트 신장율을 크게 상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높아진 물가에도 만족도가 큰 선물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런 준비가 추석 명절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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