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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슈거 소주 ‘새로’ 첫돌, 거나하게 차린 생일상

출시 1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새로 02-57 동굴’ 오픈… 360도 영상 촬영, 미디어아트 생일상 등 체험거리 풍성… ‘새로구미’ 한복도 대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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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7호 김응구⁄ 2023.09.20 15:55:04

‘새로’의 팝업스토어 모델로 참여한 강민혁(드러머·배우)과 권은비(가수)가 ‘새로 저장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가 첫돌을 맞았다. 당연히 생일잔치가 있어야 한다.

롯데칠성음료가 9월 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데어바타테에 출시 1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새로 02-57 동굴’을 운영했다. 팝업 이름 그대로 동굴 콘셉트다. 거대한 생일상인 셈이다.

‘새로 02-57 동굴’이라는 이름에는 나름의 뜻이 있다. 일단 새로의 대표 캐릭터 ‘새로구미’를 알아야 한다.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 모습이다. 이 새로구미가 태어난 곳이 강릉 동대굴(東臺窟)이다. 옥계면 산계리에 실제로 있는 석회동굴이다. 이 동대굴의 지번(地番)은 257. 거기에 서울의 전화 지역번호인 02를 합쳤다. 이를 활용해 ‘서울 도심에 나타난 새로 02-57 동굴’로 표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새로’의 팝업스토어 내 체험 공간인 ‘깊은 동굴’ 모습. 출시 1주년 기념 생일상의 오브제들을 들어 올리면 신기한 광경이 펼쳐진다. 사진=김응구 기자

스토리와 미디어아트가 섞이니 더욱 신비

팝업이 본격 시작되기 하루 전인 8일, 미리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수역 3번 출구로 나와 직선거리로 300m쯤 걷다 보니 왼쪽 길 건너에 건물 전체를 뒤덮은 커다란 간판이 시선을 확 잡아끈다. 파란색 바탕의 그림에는 엄청난 크기의 새로가 여러 산 사이로 소주를 흘리고 있고, 이는 곧 폭포가 돼 땅까지 흐른다. 물론, 간판에서 땅까지 연결한 폭포는 조형물로 만들어놓았다.

입구의 커튼을 걷어 젖히고 동굴로 들어간다. 캄캄하다. 놀이동산 귀신의 집도 아닌데 두근거린다. 벽에는 새로구미의 스토리가 몇몇 그림과 함께 소개돼 있다. 이날에는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입장 시 받는 등불로 이 내용을 비춰보면 LED 조명처럼 밝아져 더욱 잘 보인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주 먼 옛날, 어린 새로구미는 사냥꾼의 습격에 부모님을 잃고, 이어 한 아이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지지만, 인간에 대한 원망으로 그들을 해치는 구미호가 됐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새로를 만든 계기, 이번 팝업을 동굴로 만든 이유 등을 차례로 알려준다.

새로구미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퀴즈도 풀어야 한다. 4개 그림 속 숨어있는 숫자를 찾으면 되는데, 힌트는 새로의 출시 년월(年月)이다.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기 전, 문지기에게 이 숫자의 정답을 말하면 구슬 3개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받는다. 이 구슬들은 설탕을 의미한다. 최종 목적지인 생일상에 도달할 때까지 미션을 하나하나 해결하며 이 구슬을 모두 없애야 한다. 제로 슈거(zero sugar) 소주임을 더욱 강조하는 의미다.

몇 발자국 걸으니 이번엔 벽에 대형 스크린과 거울이 자리하고 있다. ‘환영의 거울’이라는 곳이다. 곧바로 새로구미가 나타나 인사를 건넨다. 그리곤 나를 따라 새로구미도 발걸음을 함께하며 동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칵테일을 ‘새로구미의 정자’ 내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곧바로 꽃잎이 흩날리고 아홉 개의 하얀 꼬리가 글라스를 휘감는다. 사진=김응구 기자

이제부터는 체험 공간이다. 막 ‘즐거움의 방’에 도착했다. 한 살 된 새로구미에게 생일을 축하하며 메시지를 남기는 곳이다. 실제 붓으로 벽 스크린에 축하 글을 쓰면 프린트까지 해서 준다. 색이나 글씨 굵기 같은 것도 얼마든지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몇몇 기자는 ‘행복하자’, ‘새로 1주년 축하’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바로 옆 공간은 가장 인기 있는 ‘새로움의 방’이다. 입구 옆의 갖가지 소품을 착용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곳이다. 360도 회전 카메라가 찍는다. 화질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팝업 입구에서 대여해주는 한복을 입고 촬영하면 분위기는 더욱 배가된다. 천장에는 수많은 새로 병이 길게 매달려 있다. 라벨은 모두 없다. 빈 병이다. 깨끗하고 맑은 소주임을 뜻한다. 이를 한 눈으로 보면 마치 하늘에서 수많은 별이 쏟아지는 듯하다. 가운데 동그란 단상에 올라 포즈를 취하면 카메라가 360도로 돌면서 촬영하고, 이 모습은 바로 옆 스크린에 그대로 보여준다. 영상이 마음에 들면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바로 옆 푹 들어간 좁은 공간인 ‘비밀 계단’에선 흰색 꼬리 아홉 개로 만든 방석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 촬영하고 보면 구미호가 된 듯 꼬리를 달고 있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순수함의 방’과 마주한다. 새로의 순수한 원액을 보기 좋게 미디어아트로 표현해냈는데, 신비로운 느낌이 가득하다.

곧이어 이번 팝업의 하이라이트인 ‘깊은 동굴’과 만난다. 새로의 생일상을 차려놓은 공간이다. 이 상엔 새로 소주를 비롯해 수수팥떡, 꿀떡, 아이스크림이 올려져 있다. 재밌는 건, 이들을 손으로 들어 올리면 정면의 미디어아트에 여러 영상이 차례로 펼쳐진다. 예를 들어, 떡을 들어 올리면 ‘새로 출시 1주년 생일잔치’, ‘대세 소주 새로’ 같은 플래카드가 영상에 등장한다. 정면의 벽면을 가득 메운 미디어아트에서도 신기한 광경이 계속 펼쳐진다.

옆 공간에선 새로의 라벨을 내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기본 라벨이나 새로구미 라벨에 내가 직접 원하는 문구를 써넣으면 이를 프린팅까지 해서 준다. 그 옆에는 새로구미 한복도 전시해놓았다. 유리벽 안의 이 한복은 실제 광고모델들이 입었던 의상이다.

이날 일정을 함께한 한 매체의 기자는 “새로의 주 고객인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을 만한 요소들로 가득하다”며 “이런 아기자기함이 요새 팝업스토어의 특징인 듯 보인다”고 말해줬다.

성수역 3번 출구에서 300m쯤 걸어가다 보면 커다란 ‘새로’ 팝업스토어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김응구 기자

한쪽 벽은 바(bar)로 만들어놨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새로 술상’을 구매해 바로 즐길 수 있다. 물론, 방문 예약 시 성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 술상은 새로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새로 술잔으로 구성됐다. 이를 바로 옆 공간인 ‘새로구미의 정자’로 가져가 먹으면 된다. 재밌는 건 또 있다. 넓은 테이블 어느 곳에라도 칵테일글라스를 올려놓으면 주위가 화려하게 변한다. 꽃잎들이 휘날리고 아홉 개 흰색 꼬리가 글라스 밑바닥을 둘러싸며 빙글빙글 돈다.

새로의 굿즈를 사고 싶다면 한쪽 면에 따로 마련해놓은 굿즈숍을 이용하면 된다. 약 50가지 제품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새로구미 남녀 모델 등신대와 새로 굿즈들로 꾸민 포토존에서 사진 한 장 찍으며 팝업 방문을 마무리한다.

체험을 모두 마치고 나갈 즈음엔 공중전화 카드처럼 생긴 기념품 하나를 챙겨준다. 정보무늬(QR코드)로 참여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답례품인데, 추첨을 통해 ‘에어팟 맥스’나 ‘에어팟 프로’도 받을 수 있다.

생각해보니 팝업스토어도 계속 진화한다. 단순히 보여주는 곳에서 함께 즐기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새로 02-57 동굴’이 좋은 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소문난 잔치에 즐길거리가 한가득이다. 이래저래 소비자들은 신난다. 이 집에 들러보고, 저 집에도 가보고, 그야말로 신나는 팝업스토어 전성시대다.

새로구미 굿즈숍 한편에 마련해놓은 포토존. 사진=김응구 기자

제로 슈거 ‘새로’는 어떤 소주?

지난해 9월 출시했다. 기존 제품과 달리 과당(果糖)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다. 그래도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고자 증류식소주를 첨가했다.

새로의 매출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후 지난해 3분기까지 25억 원, 4분기 155억 원, 올 1분기 280억 원, 2분기 320억 원을 기록 중이다. 누적 판매액은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매달 100억 원 넘게 팔리는 셈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약 600억 원을 기록해 메가브랜드 반열에 들어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의 인기 요인으로 몇 가지를 들었다. 우선, 부드럽고 깔끔한 맛에 일찌감치 제로 슈거임을 내세운 점이 크게 어필했다고 봤다. 브랜드 앰배서더인 새로구미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으로 마케팅을 차별화한 점도 큰 도움이 됐다. 특히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강조한 패키지도 한몫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병 디자인은 호평이 많다. “예뻐서 마신다”는 여성 소비자가 적지 않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의 병에는 도자기의 곡선미와 물방울이 아래로 흐르는 듯한 세로형 홈을 적용했다”며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감성을 제품 형태에 녹여냈고, 다른 제품과 달리 투명한 병을 선택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청신호다. 수출국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을 포함해 20여 개국에 새로를 내보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여러 프로모션을 통해 현지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새로 알리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캐릭터 새로구미의 이야기도 잘 엮어냈다. 롯데칠성음료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이 콘텐츠를 올린 후 1개월여 만에 1000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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