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석⁄ 2023.10.03 14:34:29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3일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고(故)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난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를 거친 뒤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서 일했다.
1975년 경영 일선에 나선 강 명예회장은 2017년 물러날 때까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취임 당시 14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동아제약을 오늘날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가 1961년 개발한 피로회복제 박카스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며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까지 47년간 동아제약이 국내 제약업계 선두를 지킬 수 있게 하는 대들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명예회장이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제품 개발과 우수 인재 확보였다.
그는 199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임상 시험용 의약품으로 승인받은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탄생시켰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슈퍼 항생제 ‘시벡스트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 국산 신약 탄생을 이끌었다.
1980년 경기도 안양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에 맞는 현대식 공장을 준공했고, 1985년에는 업계 최초로 GMP 시설을 지정 받았다. 1977년 제약업계 최초로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1988년 경기도 용인에 신약의 안전성을 실험할 수 있는 우수 연구소 관리 기준(KGLP) 시설도 마련했다.
인재 확보에도 힘쓴 강 명예회장은 1959년 처음으로 1기 공개채용을 시작했으며, 1980년에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경기도 용인시에 인재개발원을 건립하고 사원교육을 제도화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사회’라는 의미가 담긴 ‘쏘시오(SOCIO)’를 사용해 1994년 동아제약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명칭을 바꾼 것도 그의 의지의 표현이다.
198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 사업, 평생교육 사업, 교육복지 사업 등을 후원해 지금까지 1900명이 넘는 장학생을 배출했다.
아울러 제약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전경련의 위상 제고와 함께 제약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을 맡아 11년간 산업계의 기술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정부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1993년 신기술 인정(KT마크)제도를 마련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과학기술분야 최고훈장인 창조장을 수훈했다.
장례는 동아쏘시오그룹 그룹장으로 치러지며, 유족으로는 아들 강정석‧문석‧우석, 딸 강인경‧영록‧윤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5일 오전 6시 30분이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