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입물가가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17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월보다 2.9% 오른 139.67(2015년=100)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작년 9월보다는 9.6% 하락했다.
수입물가 상승세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1배럴(약 159ℓ)당 93.25달러로 8월보다 7.9% 올랐다. 이는 작년 9월보다도 2.5% 상승한 수치다.
이 영향으로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5.7% 올랐고,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7.9%)과 화학제품(2.1%)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2.0%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0.7%씩 올랐다.
품목별로는 원재료 중에서 원유(8.8%), 중간재 중에선 부타디엔(26.5%), 프로판가스(18.0%)와 나프타(9.3%), 자본재에선 무전기(4.0%), 소비재 중에선 과일(3.9%) 등의 상승 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광산품, 유류제품 등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9월 수출물가지수도 119.56(2015년=100)으로 8월(117.55)보다 1.7% 올랐다. 이는 작년 9월보다는 8.9% 떨어진 수치다.
수출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29.47원으로 1달 전보다 11.0원(0.8%) 올랐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상품가격도 오르고 하락하면 가격도 내리게 된다.
지난달에는 농림수산품 수출물가가 냉동수산물(-1.3%)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3% 하락했고, 공산품 수출물가는 석탄·석유제품이 오르며 전월 대비 1.7% 올랐다.
공산품은 가성소다(19.3%), 벤젠(10.0%) 등 화학제품(2.8%)과 나프타(9.2%), 제트유(6.0%) 등이 오름세를 이끈 석탄·석유제품(5.7%)을 비롯해 모두 상승했다. 수출 효자 품목인 플래시메모리(5.0%)와 D램(0.9%), RV자동차(0.6%)도 전월 대비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10월 수출입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팔 전쟁 이후 유가가 올랐다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