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SK 酒유소, 기름 대신 맥주 파는 사연

'복합 에너지 플랫폼' 꿈꾸는 주유소의 변신

  •  

cnbnews 김예은⁄ 2023.10.30 14:41:35

10월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오픈한 SK주(酒)유소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 그 곳에는 차도가 아닌 인도 위에 놓인 SK주유소가 있다.

휘발유, 경유, 고급휘발유, 원유가 적힌 주유기에선 기름 대신 맥주가 흘러나온다.

이름하여 SK주(酒)유소.

이 곳은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지향하는 주유소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담은 팝업 스토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종로에서 ‘SK주(酒)유소’ 팝업스토어를 처음 선보였다. 주유소가 자동차 에너지 충전이라는 기존 역할을 넘어, 행복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세계관을 이 공간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주유기에서 휘발유, 경유를 주유하듯 맥주를 담아, 석유 드럼통 모양의 의자에 앉아 마시는 경험으로 색다른 구성과 재미로 눈을 사로잡은 이 공간은 지난 해 하루 평균 200여명씩 모두 5천200여명이 방문하며 팝업스토어의 새로운 운영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수익금은 전액 서울 용산구 사회복지관에 기부되었고, 고객들에겐 세대를 초월한 새로운 ‘주유소 경험’을 선사한 이 프로젝트가 올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울산 'SK주(酒)유소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올해 7월 SK이노베이션 계열 사업의 모태인 울산, 올해 10월엔 종로에서 SK주(酒)유소 팝업스토어 시즌2를 열며 고객을 맞이했했다.

 

30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입사 9년 차의 박광규 SK에너지 P&M CIC 브랜드마케팅팀 PM(프로페셔널 매니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7년간 주유소 영업관리부에서 근무하던 그는 신입 시절부터 ‘왜 정유사는 재미있는 마케팅을 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기름을 넣는 경험을 재미있게, 소소한 행복으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주유기에서 기름이 아니라 술이나 음료수가 나오는 발상을 착안해냈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가 현실화 된 것은 팀 회식에서 이 재미난 발상을 가볍게 건낸 그의 발언이 단초가 됐다. 당시 팀장이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끼고 바로 최고경영진께 보고하도록 했고, 경영진의 즉시 승인과 함께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박 PM이 아이디어를 내고, SK주(酒)유소 1호점이 오픈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5개월에 지나지 않았다.

서울 SK주(酒)유소 팝업스토어 내부 1층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특히 정유업계는 그간 형성된 딱딱한 정유사의 이미지를 변신하기 위해 다양한 고객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의 ‘구도일’ 캐릭터 마케팅,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를 영 아티스트 대상의 힙한 무대로 재창조한 '힙합 (hipHOB)' 캠패인 등이 대표적이다.

 

SK에너지는 정유사 가운데 최초로 대면 공간을 직접 제작해 고객과의 소통에 나섰다. 청년시절 주유원 아르바이트를 했던 중장년층, 새로운 경험에 열광하는 청년층 모두에게 세대를 초월한 ‘주유소 경험’을 선사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의 주유소가 단순히 자동차가 잠시 멈춰 기름을 넣기 위해 머무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미래의 주유소는 주유는 물론 전기차 충전과 연료전지 발전, 세차, 물류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 에너지 플랫폼’이 되어 주유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한 미래의 한 가능성을 보여준 공간이 바로 SK주(酒)유소다.

SK주유소 내부에선 전기차, 휘발유 충전기 모형 주유구에선 맥주가, 수소차 충전기 주유구에선 진저에일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 PM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주유소가 기름 넣으러 가는 귀찮은 공간이 아닌, 기름 넣는 경험이 소소한 행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고객이 SK주유소를 먼저 선택하고 SK에 대해 즐거운 마음으로 떠올리길 바한다"고 전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관련태그
SK주유소  주유소  맥주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