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석⁄ 2023.11.01 17:39:53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1월 초~6월 말) 중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급 경영진이 1000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최고경영자(CEO)에 해당하는 대표이사도 500명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카카오와 SK 그룹에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 숫자만 100명을 넘어섰다.
1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30대 그룹 2024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순위 상위 30개 그룹의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에 대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국내 30대 그룹에서 2024년 1월 초 이후 임기가 남아있는 사내이사 3297명 중 1087명은 내년 6월 말 이내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 중 3분의 1이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에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 거취가 정해진다는 의미다. 특히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인 525명이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CEO급 경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30대 그룹 중 내년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카카오 그룹으로 계열사 150여 곳의 사내이사 117명이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를 비롯해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 등 77명(65.8%)이 내년 3월 중 임기가 끝났다.
이어 SK 그룹에서 104명이 내년 상반기 임기가 만료됐는데, 이 중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해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지동섭 SK온 대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등 최고경영자 41명(39.4%)이 내년 3월 말 이전 임기가 만료됐다.
이 밖에 ▲포스코 78명(대표이사 37명) ▲롯데 77명(35명) ▲SM(삼라마이다스) 54명(24명) ▲CJ 48명(25명) ▲GS 47명(23명) 순으로 내년 상반기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인사가 이뤄졌던 한화도 76명(대표이사 38명)이나 되는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포스코 그룹의 경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인 최정우 회장의 공식 임기도 내년 3월에 만료돼 최 회장의 거취에 따라 인사 판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최 회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포스코 그룹에서 연임에 성공한 첫 번째 ‘회장(會長)’이 된다. ▲포스코 김학동 대표이사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대표이사 ▲포스코DX 정덕균 대표이사 등도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만료된다.
국내 4대 그룹 중 삼성은 계열사 사내이사 38명이 내년 상반기에 공식 임기가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표이사는 12명으로, 고정석·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를 비롯해 ▲황성우 삼성에스디에스 대표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누가 연임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 그룹은 31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장재훈·이동석 현대차 대표를 포함해 ▲최준영 기아 대표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 등 15명의 대표이사가 포함됐다.
LG 그룹도 대표이사 12명을 포함한 사내이사 31명의 거취가 이번 임원 인사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배두용 LG전자 대표 ▲이병서 로보스타 대표이사 등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주요 그룹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핵심 경영진 인사는 미래비전과 리더십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최종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2024년 인사에서 어떤 특징을 가진 인물이 전진 배치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