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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핫플로 부활한 명동, 더욱 바빠진 명동

내·외국인 관광객 급증… 중구, 안전하고 재밌는 명동 만들기 한창… ‘착한가격업소’ 지정, ‘가격표시 의무제’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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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9호 김응구⁄ 2023.11.09 09:58:06

명동이 완전히 부활했다. 거리는 총천연색으로 변했고 사람들 얼굴은 환하게 바뀌었다. 사진은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린 ‘서울페스타 2023: 명동 페스티벌’ 모습. 사진=중구청

명동이 완전히 예전 모습을 찾았다.

11월 3일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명동의 공실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 감소한 14.3%로 집계됐다.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증거다. 엔데믹 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것도 한몫했다.

같은 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에서 들어온 입국자 수는 약 546만 명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2.5%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내 관광업계는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6년여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 만큼 올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가 증가하면 연말까지 외래객 입국자는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덩달아 명동이, 그리고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바빠졌다.

명동은 하나의 상징이다.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상권이다. 어느 지방 어느 지역엘 가든 ‘○○의 명동’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상권 한 곳쯤은 있기 마련이다. 명동은 그런 곳이다. 누구에게라도 가까운, 그런 곳이다. 수십 년 세월 동안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곳이다.

허나, ‘원조’인 서울 명동은 그간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다. 외국인 관광객만을 가려 받는 일종의 내국인 홀대 현상과 비싼 노점 먹거리 가격 탓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 중구가 명동을 탈바꿈시키고자 발 벗고 나섰다. 무던히도 애썼다. 그런 끝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놨다. 핵심은 좀 더 안전한, 좀 더 합리적인, 좀 더 재밌는 명동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합리적 가격, 양질 서비스 ‘착한가격업소’ 지정

중구는 11월부터 ‘착한가격업소’를 발굴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가 그 대상이다. 쉽게 말해 ‘바가지’ 씌우지 말라는 얘기다. 이에 더해 지역 물가 안정에도 도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해당 점포에 인증 표찰을 달아주고 연간 70~100만 원가량의 소모품을 지원한다. 더불어 중구 홈페이지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홍보도 해준다.

착한가격업소는 외식업소, 세탁·숙박·이미용 등 개인서비스업소를 대상으로 한다. 제품·서비스 가격이 명동의 동종업(同種業) 평균보다 저렴하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며,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어야 한다. 지금은 접수가 모두 마감됐고, 현장 실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는 11월 중 개별적으로 통보한다.

앞서 지난 10월 중구는 명동 상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명동 일대를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이 가격표시를 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앞으로 가격표시 준수 등 명동 상권의 질서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상점에는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은 상점에는 과태료 등을 철저히 부과할 것”이라며 “명동을 찾는 관광객이 점포가 표시한 가격을 보고 신뢰하며 쇼핑하는 날까지 중구가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중구에 따르면 현재 가격표시판을 붙여놓은 거리가게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100% 참여가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홍보와 계도를 펼칠 계획이다.

서울 중구는 10월부터 명동 일대를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지정했다. 거리가게 대부분은 가격표를 붙여놓고 있다. 사진=김응구 기자

10월 명동 일대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묶어

명동에는 현재 거리가게 359곳이 격일로 영업 중이다. 거리가게는 2016년 ‘노점실명제’를 도입해 합법화한 노점이다. 노점실명제는 노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제도다. 그래서 일시 도로점용을 허용한다. 좀 더 멀게는 노점의 무질서한 난립을 막고, 특히 노점 임대·매매를 근절해 저소득층이 자활하도록 도우려는 제도다.

중구는 지난 8월 말 명동을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소매점포, 그리고 대규모 점포 내 모든 소매점포가 가격표시를 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점포와 달리 거리가게는 ‘가격표시 의무제’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중구는 〈거리가게 운영 규정〉에 ‘가격표시규정’을 신설해 ‘가격 미(未)표시’나 ‘허위표시’를 제재할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중구가 이토록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력 제재를 가하려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먼저, 명동관광특구 전체 이미지를 개선하면서 일반 점포뿐만 아니라 거리가게도 이에 따르도록 상권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이 크다. 일반 점포, 거리가게 모두 가격표를 내걸도록 강력히 권고한 것도 관광객에게만 가격을 올려서 받는 ‘바가지’ 행태를 바로잡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중구는 7월 말부터 한 달간 명동 거리에서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는 각종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주·야간, 주말·공휴일 할 것 없이 매일 점검했다. 그 과정에서 모범적인 거리가게에는 표찰 부착이나 점검 유예 같은 혜택을 주고, ‘3자 영업’처럼 불성실한 운영을 한 곳은 추적 관리에 들어갔다. 이 단속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성과도 있었다. 7월 단속에선 3자 영업 39건, 격일제 위반 11건을 가려내 행정처분을 내렸다. 조사에 불응하거나 운영자가 없는 경우는 행정지도를 내렸는데 총 225건에 달했다. 물건을 쌓아 놓거나 위생에 문제가 있는 84건에 대해서도 행정지도를 했다. 허가받지 않고 영업한 불법 노점에 대해선 계고(戒告) 6건, 자진 정비 유도 3건, 강제수거와 과태료 부과 각 1건 등을 실시했다.

중구는 현재 거리는 물론 환경까지 깨끗한 명동을 만들고 있다. 사진은 명동 거리를 물청소하는 모습. 사진=중구청

깨끗해야 오래 머물고 또 온다, 명동도 그렇다

중구는 명동을 내 집 안방처럼 깨끗하게 만들기로 했다. 거리는 물론 환경까지 ‘맑고 깨끗한’ 명동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주말 청소 인력을 두 명에서 여섯 명으로 늘렸다. 관광특구 내 쓰레기통도 네 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는 용서하지 않는다. 총 95건을 잡아 400만 원의 과태료를 처분했다.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불법 입간판이나 풍선형 입간판은 물론 배너·전단지 같은 불법광고물도 점검했다. 화재 위험이 있는 풍선 간판(에어라이트) 사용은 불법임을 안내하고 자진 정비를 유도했다. 특히, 돌출간판에 대해선 전수조사를 진행해 모두 1546건을 점검했다. 그 결과 관리 주체가 없는 무주(無主)간판 3개를 철거하고 과태료 600만 원을 부과했다. 불법광고물에 대해선 강제수거와 과태료 부과 등 총 8건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먹을거리에 대한 위생관리도 꼼꼼히 살폈다. 음식을 판매하는 거리가게에는 자율점검표와 위생관리매뉴얼을 각 312부씩 배부했고, 식품접객업소 820곳을 대상으로는 식품위생 컨설팅을 받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중대사항을 위반하거나 지적사항이 많은 업소는 위생점검과 행정처분을 진행해 과태료 부과 15건, 시정명령·영업정지 9건, 직권말소 1건, 무(無)신고업소 고발 1건 등의 처분을 내렸다.

앞으로 음식물을 취급하는 거리가게에는 요리 전용 복장과 마스크 착용을 권고해, 더욱 안전하게 먹을거리를 관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거리가게 운영 규정〉에 ‘음식 취급 거리가게 건강진단결과서 제출’ 조항도 신설한다.

안전보안관 배치로 ‘안전한 명동’ 만든다

중구는 명동이 좀 더 안전한 관광지가 되길 바랐다. 그 어느 때보다 안전이 강조되는 요즘, 명동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안전하게 즐기고 쇼핑하길 원했다. 그래서 고안해낸 아이디어가 ‘명동안전보안관’이다.

중구는 올해 말까지 안전보안관 9명을 명동에 배치한다. 이들은 관광객의 안전을 살피는 것은 물론 각종 불법 행위 단속에도 나선다. 이로써 명동의 관광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복안이다.

10월 6일에서 8일까지 3일간 명동 일대에선 ‘명동 맥주 페스티벌 with 스트리트 푸드’가 열렸다. 사진=김응구 기자

‘한 번 더’ 아닌 ‘계속 찾는’ 명동으로 만든다

명동은 늘 즐거웠다. 앞으론 더 즐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올 한 해 명동은 참 재밌었다.

4월 28일에서 5월 7일까지 명동 거리에선 ‘서울페스타 2023: 명동 페스티벌’이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내·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고 명동 상권의 활성화를 꾀하고자 준비한 행사다.

10월 6~8일 3일간 명동 일대에선 ‘명동 맥주 페스트벌 with 스트리트 푸드’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올해는 거리가게 음식과 수제맥주 40종의 색다른 조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힙합과 디제잉(DJing) 시간도 마련해 관람객들은 더 크게 호응했다.

11월 10~11일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광장에선 ‘도심산업 페스타 〈Color of Junggu〉’도 열린다. 신당동·충무로·을지로 일대에 모여있는 봉제·인쇄·조명 등 중구의 대표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매년 여는 축제다. 각자의 제품을 전시·판매하며, 소상공인끼리는 최신 정보도 공유하는 자리다.

명동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러 행사도 진행했다. 9월 21일에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기념행사를 연 데 이어, 25일에는 ‘문화관광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6일부터 10월 4일까지는 ‘한국방문의 해’ 환영주간 홍보부스도 운영했다.

명동관광특구가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1차 심사에 선정된 것도 명동에 매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 선정되면 명동 일대에 대형 전광판, 미디어 폴,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나 런던 피카딜리광장처럼 명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발돋움하는 기회다.


명동이 부활했다. 무채색 거리는 총천연색으로 바뀌었다. 사람들도 무표정에서 웃는 낯으로 변했다. 이럴 때 고삐를 더 죈다. ‘또 찾는 명동’이 아니라 ‘계속 찾는 명동’이 되게끔 만들려 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전국의 ‘○○의 명동’들이 보고 배운다. 그렇게 대한민국 관광은 또 한 번 발전한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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