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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포스트 오일 시대, 한-사우디 경제 패러다임이 달라진다!

석유산업에 대한 경제의존도 낮추고 경제 교류 다각화... 친환경 에너지산업은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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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0호 안용호⁄ 2023.11.23 17:53:18

지난 10월 21일~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40조 원 규모 투자협약으로 제2 중동 특수가 열렸고, 올해 14조 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로 경제협력의 새 지평이 열렸습니다. 특히 재계는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탄소 기반의 중동 1.0을 넘어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과 사우디는 석유 제품을 한국이 수입하고 건설 부문을 수출하는 형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었습니다. 이제 양국 간 경제의 지평을 넓혀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첨단 기술력과 산업 발전 경험을 가진 한국과 풍부한 자본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사우디가 만나면 양국 경제협력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이 단국대 GCC국가연구소에 의뢰한 ‘한국-사우디 경제협력 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계 각국의 규제로 인해 화석연료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사우디 비전 2030’의 주요 목표는 비석유 부문 수출의 GDP 기여도를 16%→50%로 높여, 석유산업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다각화하는 것이죠. 특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우디를 무역 및 관광 중심지로 개발하고자 합니다.

사우디의 ICT 산업은 ‘비전 2030’의 세부 실현 프로젝트 중 하나인 ‘국가 혁신 프로그램’의 한 축으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가 지정되면서 IT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ICT 제조업 부문에서 2021년 수출액 4위를 기록할 만큼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AI, 5G 분야 등에서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사우디의 친환경 에너지산업 진출입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생산 중 약 5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확보할 예정으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을 선언하며 친환경 에너지산업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을 수립하여 총 48개의 태양광, 풍력, 태양열 에너지 발전단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생산과정에서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투자도 진행 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4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 콘퍼런스 센터(KAICC)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대담에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단

한경협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사우디의 친환경 에너지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태양광 산업, 수소 관련 부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소 프로젝트에 추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수주 경험이 있거나, 또는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고서는 향후 에너지 패권이 친환경 수수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소 분야에 대한 협력도 유망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번 사우디 순방에서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며 양국이 상호 협력 의지를 보였으며, 최근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가온셀이 사우디·한국 산업단지(SKIV)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 호 문화경제는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에 활발하게 진출 중인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을 살펴봅니다. 먼저 식품유통업계에 중동 시장은 기회의 땅입니다. 농심은 사막에 스마트팜을 지어 농작물을 재배합니다. 스마트팜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빛·온도·습도 등을 인공적으로 설정한 공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입니다. 농심은 중동 진출 첫걸음으로 지난해 11월 오만에 20만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40피트 컨테이너 2개 동을 수출하며 성과를 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 3월에는 사우디와 스마트팜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죠.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현대차는 사우디 기업 람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초희박 연소 엔진 및 친환경 합성연료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습니다. 또한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함께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제약업계의 경우, 메디톡스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고, SK바이오팜은 지난 8월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상업화를 위해 히크마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동은 새로운 기회의 장입니다. 건설·인프라뿐만 아니라 ICT, 친환경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사업 분야가 열려있습니다. 중동의 문화적 특수성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우디의 경우 부족주의 문화가 여전해 정상외교 및 고위급 관료 회담을 정례화해 와스따(인맥) 구축과 유지가 필요하다는 보고서의 언급이 눈에 띕니다.

관련태그
사우디  윤석열  신재생에너지  카타르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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