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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료·제약계의 화두,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 국내 제약사

광동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대웅제약 등 앞다투며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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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2호 이윤수⁄ 2023.12.08 14:54:03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하는 비만은 '건강 악화를 초래하는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 축적'이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일차성 비만과 이차성 비만으로 나뉜다. 대다수의 사람은 일차성 비만으로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모량보다 많은 상태에서 체지방이 증가해 발생한다. 특히 생활 습관, 연령, 인종, 유전적 요인 등의 다양한 위험 요인이 복합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이차성 비만은 유전, 내분비질환(쿠싱증후군, 다낭성난소증후군, 인슐린종 등), 약제 등에 의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이 12월 8일 발표한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2년 비만 유병률에서 남자는 작년 대비 1.4%가 증가한 47.7%로 나타났다. 30~50대 절반이 비만이었다. 여자는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20대에서는 증가했다.

비만은 자기 관리 등 개인적인 행동 문제로 연결해 운동과 더불어 생활습관 변화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의사 단체인 AMA는 2013년 6월, 비만이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공식 규정했으며, 2021년 3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비만을 ‘만성 재발성 질병’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의료비에 포함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CI. 사진=미래에셋그룹

비만이 질병으로 인식된 이후 관련 글로벌 제약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작성한 '메가 트렌드 비만, 100조 원 시장이 열린다'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30% 성장해 2030년까지 100조 원까지 오른다고 전망했다.

비만치료제는 약물치료 비중이 3% 미만으로 아직 미충족 수요 높고, 체중감소율 15% 이상의 효과적이고 환자 편의성이 높은 GLP-1 인크레틴 호르몬 계열의 3세대 비만 신약이 등장하며 환자와 의사, 보험사의 인지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신약개발 혁신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효과적인 경구제형 3세대 비만 신약, 신규 기전, 병용요법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GLP-1 당뇨 신약 시장이 비만으로 확장된 것처럼 향후 비만에서 심혈관질환, 대사질환으로 확장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글로벌 제약사 개발 상황

 

현재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특히 GLP-1 비만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 3세대 비만 신약은 노보 노디스크 제약사의 GLP-1 작용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다. 위고비는 현재 비만 적응증으로 판매되는 유일한 3세대 비만 치료제로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영국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미국심장협회가 주최한 2023년도 학회에서 위고비의 심혈관 질환 임상3상 세부 데이터를 공개했다. 노보는 학회에서 비만 신약인 위고비가 체중감량뿐만 아니라 전체 사망률, 심장질환의 선행지표인 혈당과, 염증 지표도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일라이릴리 제약사도 비만 치료제 시장에 진출했다.

릴리는 당뇨병 적응증 브랜드명 ‘마운자로’과 비만 적응증 터제파타이드 브랜드명 ‘젭바운드’로 듀얼 브랜딩 전략으로 나선다. 연말 본격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터제파타이드는 지금까지 나온 비만 신약 중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다. 미국 FDA는 릴리의 GIP/GLP-1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를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에 이어 두 번째 3세대 비만 치료제로 승인했다. 11월 9일 EMA CHMP로부터 적응증 확장 승인 권고를 받았으며 EC로부터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노보와 릴리와 함께 로슈 제약사도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로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소재한 민간 제약기업 카못 테라퓨틱스를 인수한다고 공표했다.

 

카못은 인크레틴 호르몬에 작용하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인크레틴은 음식 섭취 후 분비되는 장내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식욕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전임상 단계의 프로그램들을 연구‧개발 포트폴리오에 보유하고 있다. 로슈는 카못 테라퓨닉스를 인수하며 차별화된 인크레틴 포트폴리오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로슈 최고 의료 책임자이자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 Levi Garraway)는 "광범위한 카못 포트폴리오와 함께 다양한 투여 경로와 비만 및 잠재적으로 다른 징후를 치료하는 병용 요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제약사 비만치료제 개발로 시장 본격화 나서

노보와 릴리가 비만치료제 시장의 80-8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비만 치료제 시장을 경쟁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도 후발주자로 뛰어들고 있다.

대웅제약 CI.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도 GLP-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

1cm² 초소형 패치를 팔∙복부 등에 부착하는 마이크로니들 방식은 주사∙경구 등 기존 비만치료제에 비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으로 평가 받는 첨단 제형이다. 대웅제약은 내년 초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이 준비 중인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주사제처럼 유통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도 필요 없다. 몸에 부착된 마이크로니들은 미세혈관을 통해 GLP-1 약물을 전달한다.

대웅제약은 앞서 R&D 전문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자체 플랫폼 ‘클로팜’을 활용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비임상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기술이전을 통해 대웅제약이 내년 초 임상 1상을 시작한다.

대웅제약은 2028년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 제형의 모든 단점을 보완한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가 출시될 경우 비만치료제 시장에 상당한 격변이 예상된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지난해 ‘2030 글로벌 제제 No.1’ 비전을 선포하고 신규 투여 경로 기술인 마이크로니들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GLP-1 유사체의 패치형 제형 개발로 의료진과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계획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 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 1회 제형 GLP-1 제제다. 과거 파트너사였던 사노피가 진행한 다수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약물의 혁신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지난 7월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미약품은 식약처가 운영 중인 다양한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빠른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한미약품은 식약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의 1대1 협의체 밀착 지원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추가 제품화 컨설팅을 위해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및 허가 전략에 대한 규제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 기회를 확보했으며, 예상되는 난제 중 상당 부분을 사전에 해소할 수 있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적 잠재력이 글로벌 대규모 임상을 통해 이미 확인된 만큼,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임상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데다, 보다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비만 치료에서부터 관리, 예방에 이르는 전주기적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H.O.P 프로젝트’를 가동한 바 있으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H.O.P의 첫 번째 상용화 모델로서 빠르게 개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 김나영 전무는 “비만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비만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 제약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GLP-1 비만신약을 시작으로 H.O.P 프로젝트의 동시다발적 개발을 통해 혁신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동제약 CI.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사성 질환 분야의 신약후보 물질인 ‘ID110521156’과 관련해 임상 시험용 신약과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ID110521156’에 대한 내약성 및 안전성, 약동학적 특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며, 임상개발 등 상용화 작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타깃으로 하는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ID110521156’은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신규 화합물로서,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 기반의 약물에 비해 저분자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물질 구조상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일동제약은 해당 물질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유효성 및 안전성, 안정성 등의 차별점을 활용, 주사제 위주의 기존 약물과 구분되면서 시장성과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이점을 지니는 경구 제형 약물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ID110521156’의 효능평가 및 독성 평가에서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과 관련한 유효성은 물론,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 등을 확인한 바 있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라이선스 아웃 등 파트너십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상업화 추진 및 권리 확보 차원에서 유리한 요건을 선점하기 위하여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국에 대한 특허 등록 또는 출원을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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