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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파 속에도 훈풍부는 여행업계… ‘일본 웃고 중국 울상’

팬데믹 이전 대비 여행객수 日 2배‧中 절반 수준… 엔화 가치 하락‧노재팬 종료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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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2호 한원석⁄ 2023.12.26 15:16:27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된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중부 지방을 기준으로 영하 10도가 넘는 한파가 계속됐다. 하지만 이러한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행‧항공업계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닥을 쳤던 여행수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팬데믹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다시 상승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의 봉쇄가 이어지며 여행‧항공업계는 예상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유커 방한을 허용하는 등 중국도 본격적인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도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해외를 방문하는 국내 여행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회복되는 여행객 수

12월 26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적 항공사의 노선이용객은 모두 699만1000여 명으로 이중 국내선 이용객은 260만2000여 명, 국제선 이용객은 438만9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이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월 당시 이용객 숫자인 739만7000여 명(국내선 이용객 287만2000여 명‧국제선 452만5000여 명)과 비교하면 국내선 여객은 91%, 국제선 여객은 97% 수준으로 회복한 수치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추석과 개천절‧한글날 연휴의 영향으로 올해 월별 최대치인 총 742만953명(국내선 290만7903명‧국제선 451만3050명)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월별 국적사 승객은 600만 명을 밑돌았지만, 코로나 방역이 풀리고 엔데믹이 본격화하면서 ▲4월 611만 명 ▲5월 648만 명 ▲6월 658만 명 ▲7월 693만 명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름 휴가철인 지난 8월에는 724만 명까지 늘었다가 9월 664만 명으로 줄었지만, 10월에 742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월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에 따라 4월까지 매달 70%대에 머물던 월별 여객 회복률은 5월에 82%로 오른 뒤 꾸준히 상승했다.

여행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지출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11월 23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0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3.9% 증가한 수준인데, 여행과 관련된 오락·문화가 16.7% 늘어난 21만1000원, 교통이 4.7% 증가한 32만6000원, 음식·숙박이 2.1% 늘어난 44만3000원으로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는 오락·문화에 속해있는 단체여행비 항목이 전년 동기대비 150.5%, 교통에 속한 기타운송(항공요금‧선박이용료 등) 항목은 45.7% 각각 급증했다. 다만 음식·숙박에 속한 숙박비는 13.6% 줄어들었다.

엔화 가치 하락에 일본 여행 수요 폭발… 중국 여행은 제자리

일본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오사카 성 천수각 모습. 사진=참좋은여행

이에 대해 여행업계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 기조의 장기화로 일본 노선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전체 여객 회복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원·엔 환율은 약 16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지난 11월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56.80원으로 종가 기준 2008년 1월 10일(854.3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11월 평균 원·엔 환율도 874.28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원·엔 환율(월평균)은 지난 2022년 4월 977.38원으로 ‘100엔당 1000원’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이어 2022년 연말까지 950~97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엔 환율은 올해 6월 918.39원, 7월과 8월에는 911원대까지 떨어진 데 이어 9월에는 901.65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본 여행객 수도 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월별 최대 여행객을 기록한 지난 10월의 일본 노선 이용객은 186만 명으로 2019년 10월(105만 명)의 1.77배에 달했다. 11월의 경우 전체 여행객 수가 10월보다 상당수(43만 명) 줄었음에도 일본 여행객 수는 189만 명으로 전달보다 오히려 3만 명이 증가하며 2019년 11월(105만 명)보다 1.8배나 늘었다.

반면 중국 노선의 여행객 수 회복은 더딘 실정이다. 11월 중국 여행객 수는 73만6000여 명으로 2019년 11월(152만2000여 명)과 비교하면 회복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4%에 불과했다. 10월은 86만8000여 명으로 2019년 10월(167만 명)의 절반(51.9%) 수준이었다. 단체관광 허용 전인 지난 7월에도 80만 명을 넘겼는데 9월에는 83만9000여 명이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이 있던 10월에는 86만8000여 명으로 3만여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일본 패키지 여행객 수를 비교하면 일본 불매운동 이전인 2018년에 6만 명이었는데 2023년 12월 현재 9만8000명을 넘었다”면서 “반면 중국 패키지 여행객 수는 2019년 4만6000여 명이었지만 올해는 2만1000명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행‧항공업계, 실적 호조에 ‘방긋’

중국 대표 여행지 중 하나인 장가계 모습. 사진=참좋은여행

여행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코로나19 기간 영업 적자에 시달리던 여행업계 실적도 호전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란풍선과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업체는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늘면서 3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먼저 하나투어의 경우 2022년 연결기준 905억 원의 영업손실과 746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입으며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1분기 들어 영업이익 36억 원, 당기순이익 75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 이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31억 원, 당기순이익 257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투어도 2022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163억 원, 당기순손실 12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25억 원, 당기순이익 97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노랑풍선은 영업이익 64억 원, 당기순이익 48억 원을, 참좋은여행은 영업이익 51억 원, 당기순이익 5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본 노선의 호황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항공기들. 사진=인천국제공항

제주항공의 경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연결기준 1조38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20년 매출은 3770억 원에 영업손실 3358억 원, 2021년에는 매출이 2731억 원으로 5분의 1 가량 쪼그라들면서 영업손실도 3172억 원으로 암울한 시기를 맛봤다. 하지만 2022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23년 3분기에는 별도기준 매출 4368억 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각각 444억 원, 271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별도기준 올해 3분기 매출 3225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 당기순이익 210억 원으로 창사 이래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티웨이항공도 올해 3분기 매출 3451억 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6억 원, 151억 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 갔다. 티웨이항공의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9898억 원, 영업이익 1371억 원, 당기순이익 71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올해 연말 연휴와 겨울방학이 있는 4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이 유지되려면 내년에 중국향(向) 여행 수요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가적인 외교 관계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전 정부에 비해서 한일관계가 좋아지고 한중관계가 약간 멀어진 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여행 수요 회복으로 여행사와 항공사 사이의 경쟁이 심화될 경우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 효과로 일본 여행 수요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노선 공급이 회복되면 경쟁으로 인해 운임이 하락해 수익성이 예전만큼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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