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심리가 넉 달 연속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달보다 소비심리가 상승세를 보여 다음달에는 다시 낙관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전월 대비 2.3p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9월 100 아래로 떨어진 이래 4개월 연속 비관적을 나타낸 것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를 이용해 산출한 것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심리지표다.
다만 12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 중 5개 항목이 전달보다 상승했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하는 현재생활형편CSI와 현재경기판단CSI는 각각 1p와 5p 오른 88과 67을 기록했다.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가계 재정상황이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CSI와 가계수입전망CSI, 향후경기전망CSI는 각각 2p와 1p, 5p 상승한 92, 99, 77을 나타냈다. 다만 소비지출전망CSI는 111로 전달과 같았다. 이밖에 경제회복 기대심리가 위축되면서 취업기회전망CSI(77)는 1p 떨어졌다.
6개월 후 금리를 전망하는 금리수준전망CSI(107)는 전달보다 12p나 하락해 금리 하락 전망 비중이 크게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저축과 부채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가계저축CSI(93)와 가계저축전망CSI(95)은 전달보다 2p, 1p 오른 반면, 현재가계부채CSI와 가계부채전망CSI는 각각 2p, 1p 하락한 100과 98을 기록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년 후를 전망하는 주택가격전망CSI는 93으로 전월보다 9p 급락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올해 9월(110)까지 10개월 연속 상승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소폭 하락세를 보여왔다.
한편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3.9%로 전달 보다 0.2%p 낮아졌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 대비 0.2%p 하락하며 2022년 4월(3.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5.2%), 농축수산물(43.5%), 석유류제품(25.3%)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4.1%p), 개인서비스(+3.6%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12.6%p) 비중은 감소했다.
황 팀장은 “농산물,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등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도 잠재 변수”라며 “앞으로 계속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돼 2329가구가 응답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