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5호 김금영⁄ 2024.01.16 15:25:50
치킨 한 마리 마음껏 즐기기 부담스러운 시대다. 고물가 기조 속 치킨 한 마리를 시켜 먹으려면 이제 적어도 3만 원은 필요하다. 2022년 5월 BBQ가 주요 치킨 메뉴 가격을 2000원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과 12월 교촌과 bhc치킨까지 인상 소식을 전하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났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현재 평균 1만 8000원~2만 4000원대 선으로, 여기에 배달비 3000~5000원, 만약 사이드 메뉴까지 시킨다면 총 주문 금액은 4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 가운데 한 마리에 1만 원대의 치킨이 등장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도 편의점에서. 치킨 브랜드 ‘치킨25’를 운영하는 GS25는 2021년 ‘쏜살치킨’을 선보였다. 치킨세트 상품 개발, 가격 인하, 대용량 상품 출시를 원하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선보인 한 마리 콘셉트의 순살치킨이었다.
GS25는 프랜차이즈보다 단순한 편의점 유통구조의 이점을 활용해 쏜살치킨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구성했다. 기존에 이 쏜살치킨을 1만 3000원에 선보이고 있었는데, 최근 리뉴얼 버전을 선보이며 1만 1900원으로 가격을 더 낮춰 치킨플레이션에 역행하는 치킨으로 화제가 됐다.
여기에 배달과 픽업 주문 시 할인 혜택까지 적용하면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치킨 한 마리를 즐길 수 있어 GS25의 또 다른 ‘혜자로운(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상품을 가리키는 표현)’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쏜살치킨의 리뉴얼 출시 배경을 오준영 GS25 카운터FF팀 치킨 담당 MD에게 들어봤다. 그는 “쏜살치킨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102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짚었다.
- 현재 소속된 ‘카운터 FF팀’은 어떤 팀이고, 무슨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요?
“카운터FF팀은 ‘카운터’와 FF를 나눠서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FF’는 ‘Fresh Food(신선식품)’의 약자로, 먹거리 상품을 뜻합니다. 이런 먹거리 상품들을 카운터에서 제공하는 카테고리들을 일컬어 카운터FF라고 하는데, 여기엔 카페25(커피), 치킨25(치킨), 즉석조리(군고구마, 붕어빵, 즉석어묵, 즉석라면 등)가 속해 있습니다. 저는 치킨25 카테고리의 상품기획·개발·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MD(상품기획 전문가)입니다.”
- 편의점에서 정말 다양한 걸 파는 시대입니다. 이 가운데 치킨도 주목받고 있죠. GS25는 치킨 브랜드 치킨25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표 제품들은?
“치킨25는 크게 ▲조각치킨 ▲꼬치 ▲일반튀김 ▲주문조리 네 가지 분류로 상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 튀김의 대표상품으로는 ‘치즈볼’, ‘왕교자’가 있는데 사이드 메뉴의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조각치킨의 대표 상품엔 ‘바삭통다리’, ‘바삭매콤치킨’, ‘핫할라피뇨치킨’ 등이 있습니다. 조각 단위의 치킨 상품들로 구성됐고 고객의 기호에 따라 소량의 조각 구매가 가능합니다. 꼬치의 대표 상품으로는 ‘더큰순살꼬치’, ‘더큰매콤순살꼬치’, ‘도그킹’, ‘도그킹 치즈’ 등이 있고요. 너겟류·핫도그류의 꼬치 형태 상품들이 여기에 속해 있으며 간편하게 취식 가능한 게 특징입니다.
최근 화제가 된 쏜살치킨은 주문조리 대표 상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밖에 버팔로윙스틱 등도 있고요. 주문조리의 경우 치킨 프랜차이즈의 상품 구성과 동일하게 한 마리 또는 세트 형태로 운영하는 상품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 치킨25는 누구를 주요 타깃층으로 두고 제품을 개발해 왔나요?
“치킨25의 주요 고객층은 1020세대로, 약 40.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출 발생 또한 주로 학교 앞 점포나 주거 상권에 위치한 점포에서 발생하고 있고요. 해당 고객층의 집객을 위해 ‘가성비’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상품 개발을 진행해 왔습니다.”
- 치킨25는 초반엔 ‘황금닭다리’, ‘바삭통날개’ 등 주로 낱개 형태의 치킨을 선보여 왔는데요. 한 마리 콘셉트의 ‘쏜살치킨’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쏜살치킨은 치킨25 배달/픽업 특화상품 콘셉트로 2021년 3월 첫 출시됐습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배달/픽업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편의점 치킨도 이에 편승하기 위한 대표 상품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BBQ ‘황금올리브치킨’, bhc치킨 ‘뿌링클’ 등과 같이 고객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의 필요성도 느꼈고요. 그 결과 쏜살치킨이 탄생했습니다. 당시 치킨25의 배달/픽업 매출이 약 259% 성장할 정도로 쏜살치킨은 첫 출시부터 고객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 쏜살치킨의 리뉴얼 버전이 최근 화제입니다.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3만 원에 육박하는 치킨플레이션이 극심한 가운데 1만 1900원에 제품을 내놓았죠. 리뉴얼 시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치킨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편의점 치킨 또한 기본적으로 같은 닭을 원료로 사용하기에 치킨플레이션은 편의점 치킨에도 해당하는 현상이었습니다. 쏜살치킨도 2021년 첫 출시 당시 판매가가 1만 원이었으나, 2023년도 6월부터 1만 3000원에 판매가 되고 있었고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가격 추가 인상을 결정하기에 앞서, 편의점에서 치킨을 구매하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치킨을 구매하는 고객은 ‘맛’도 물론 중요한 요소이지만,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맛’을 가진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특히 높았습니다.
이를 가장 중심에 두고 기존 상품과 같이 중량 600g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다리살을 활용해 1100원 저렴한 가격에 쏜살치킨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펩시콜라캔, 치킨무, 양념소스도 함께 구성해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 현재까지 리뉴얼 버전 쏜살치킨에 대한 반응은 어떻고, 주요 소비자층은 누구인가요?
“지난해 12월 15일 리뉴얼 버전 출시 이후 20여 일간 매출(2023년 12월 15일~1월 7일)을 분석한 결과, 쏜살치킨 매출은 리뉴얼 전 대비(2023년 11월 15일~12월 8일) 무려 918.8%나 증가했습니다.
쏜살치킨의 흥행에 힘입어 동기간 치킨25의 전체 매출 역시 22.4%가량 신장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뒀습니다. 쏜살치킨의 주요 고객 비중은 20대 30.5%, 40대 26.1% 순이며 주거 상권 매출 비중이 63.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편의점 치킨이 많이 일상화됐지만, 그럼에도 ‘편의점 치킨은 저렴하지만 맛이나 위생관리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선입견이 여전히 존재하는데요. 이런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편의점 특성상 냉동된 상품을 활용해 치킨을 운영해야 하는 점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치킨 프랜차이즈와 지속 비교가 되는 만큼 MD뿐만이 아니라 전문 연구원과 함께 상품 개발을 진행하면서 최대한의 퀄리티로 상품 출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위생관리 관련 공문을 월 2회 이상 게시하고, OFC(GS25 영업관리)를 통해 직접 위생관리 체크리스트를 진행하며, 진열기한(8시간) 관리 등 위생관리 관련해서도 철두철미하게 현장과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최근 GS25가 발표한 ‘우리동네GS’앱 내 배달 및 픽업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 쏜살치킨이 1위에 올랐습니다. GS25는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O4O(O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연계를 통해 내점 고객을 유도하는 등 점포의 경쟁력 강화 목적을 밝히기도 했죠.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쏜살치킨을 구매하는 방법은?
“먼저 우리동네GS 홈 화면에서 GS25 ‘픽업’, ‘배달’ 중 원하는 구매 행태를 선택한 뒤 치킨25 아이콘을 클릭합니다. 픽업일 시 치킨25 아이콘 클릭 전 직접 상품을 픽업할 점포를 설정해야 합니다. 치킨25 아이콘을 클릭하면 치킨25 카테고리 상품이 노출되고, 여기에서 쏜살치킨을 구매하면 됩니다.”
- 우리동네GS 앱에서 쏜살치킨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고물가 속에서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고객이 앱을 통해 스마트한 소비를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배달 및 픽업에서 추가 행사 및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쏜살치킨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죠.
쏜살치킨은 리뉴얼 출시를 기념해 지난해 12월 15~31일 우리동네 GS앱을 통해 배달과 픽업 주문 시 4000원 할인되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하면 쏜살치킨 한 마리를 기존 1만 1900원보다 더 저렴한 7900원에 구매할 수 있었죠. 올해엔 주말 외식 수요를 고려해 매주 금토일 배달과 픽업 주문 시 4000원 할인을 상시 적용합니다.
또한 해당 앱을 통해 맥주, 탄산 음료 등 병매(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것)가 가능해 더욱 다양하게 치킨을 즐길 수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GS25의 새로운 쏜살치킨이 스마트한 소비를 하는 고객의 주머니 사정과 입맛을 모두 사로잡아 가맹점 매출과 수익을 증진시키는 한편 더 나아가서는 치킨 시장을 넘어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편의점 치킨이 대형마트, 치킨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지닌 강점(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강점은 편의점 업태를 기반으로 한 ‘즉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GS25를 방문해 짧게는 바로, 길게는 약 15~20분 안에 원하는 상품을 구매해 취식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다양성’입니다. 다양한 상품군에 대한 소량 구매가 가능하기에 고객의 기호에 따라 상품을 소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성비’입니다. 고객이 단돈 2만 원을 들고 GS25에 들어가면 쏜살치킨을 포함해 추가 다른 상품들 또한 푸짐하게 구매해 나올 수 있습니다.”
- 앞으로 또 GS25에서 어떤 치킨 상품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쏜살치킨의 인기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치킨25의 매출 90% 이상은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GS25를 방문하는 고객이 상품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폭넓은 조각 및 꼬치 상품들을 올해에도 꾸준히 출시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쏜살치킨과 같은 가성비 높은 세트 형태의 배달/픽업 특화상품 또한 추가로 개발하고자 하오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