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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용아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 팀장 “특화매장으로 고객 감성 터치”

자연 경관 즐기는 ‘더북한산점’, 반려동물 동반 ‘구리갈매DT점’ 등 연이은 성공…“스타벅스가 스타벅스했다는 말 듣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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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0호 김금영⁄ 2024.03.05 16:37:20

신용아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 팀장.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귀여운 반려동물이 뛰놀고, 창밖으로는 높은 산과 넓은 강이 보이며, 한국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각종 인테리어와 소품, 그리고 전통시장에 방치됐던 폐극장의 세련된 변신까지. 모두 현재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다.

스타벅스가 ‘펫 프렌들리’, ‘뉴트로(New+Retro 합성어)’, ‘힐링’ 등 인기 트렌드와 고객의 다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며 단순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에서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그룹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의지와도 맞닿는다. 고객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자연경관이 돋보이는 '더북한강R점' 매장 외부 전경.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이 일환으로 스타벅스는 뚜렷한 목적 아래 각각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특화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특화매장은 크게 ‘더 매장’, ‘콘셉트 매장’으로 구성되는데, 연일 오픈런이 이어질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북한산점’은 오픈 이래 평일 평균 1500명, 주말엔 20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했고, 문을 닫았던 경동극장을 전통과 세련됨이 공존하도록 리모델링한 ‘경동 1960점’엔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국내 스타벅스 최초로 반려동물과 함께 동반 출입, 취식이 가능한 별도 공간을 갖춘 ‘구리갈매DT점’이 문을 열었는데, 오픈 첫날 1500여 명이 방문했고, 현재도 평일 평균 800명, 주말 1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관련해 스타벅스 특화매장이 걸어온 길과 현황,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신용아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 팀장에게 들어봤다.

문을 닫았던 경동극장을 전통과 세련됨이 공존하도록 리모델링한 '경동 1960점' 내부 전경.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은 어떤 목적으로 탄생했고 현재 어떤 일을 맡고 있나요?

“스토어컨셉기획팀은 올해로 2년 차를 맞이한 점포개발담당 산하 조직으로, 특화매장들을 오픈하고 다양한 매장 포맷을 개발, 강화하는 조직입니다. 스토어컨셉기획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역사)와 고객이 스타벅스에 기대하는 고유한 감성을 극대화한 ‘스페셜 스토어(특화매장)’를 선보이는 것입니다.

특화매장은 많은 고객의 관심이 집중되는 매장인 만큼 고객이 느끼는 모든 부분에서 특히 세심하게 기획돼야 합니다. 그렇기에 기존에 하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발굴, 실행하는 많은 변화가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 건축, 인테리어 분야뿐만 아니라 점포개발, 마케팅, 식음, MD, 운영, 구매 등을 담당하는 여러 전문 부서와 협업합니다. 스토어컨셉기획팀은 그 안에서 특화매장의 일원화된 콘셉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방문한 고객이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스타벅스의 특화매장은 크게 ‘더 매장’, ‘콘셉트 매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같은 특화매장 카테고리이지만, 공간 구성 등에 차이점이 있나요?

“더 매장은 압도적인 뷰와 아름다운 디자인 및 콘텐츠를 통해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매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5개의 더 매장을 운영 중인데요. 1호점인 ‘더양평DTR점’은 아름다운 남한강 조망을 벗 삼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입니다. ‘더북한강R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탁 트인 북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낭만적인 매장이며, 더북한산점에서는 눈앞에 펼쳐지는 북한산의 파노라마뷰를 감상하며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더여수돌산DT점’은 여수 팔레트라는 콘셉트 아래 여수의 낮과 밤을 포함한 다양한 감성을 담았습니다. ‘더제주송당파크R점’은 스타벅스가 선별한 리저브 커피를 맛보고 부지 내 제주돌공원을 산책하며 제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콘셉트 매장은 이색적인 스토리나 콘셉트가 담긴 매장을 뜻합니다. 국내 1호점 매장 ‘이대R점’을 비롯해 100년 전통 한옥에 특별한 사운드와 커피향을 더해 옛것과 현대의 멋이 공존하는 ‘대구종로고택점’, 60년 역사를 지닌 폐극장의 힙한 변신으로 전통시장을 MZ세대 놀이터로 만들고자 기획한 경동1960점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드라이브 스루 콘셉트의 펫 포토존에 방문한 반려견의 모습.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하나의 특화매장이 완성되는 과정은?

“건축 과정이 수반된 프로젝트는 평균적으로 최소 18개월 이상 소요되고, 건축 범위가 없거나 미비한 경우에도 1년 이상 소요됩니다. 특화매장으로 오픈할 경우, 물건지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더 매장의 경우, 보통 도심지에서 떨어진 대형 부지에 건축되기에 고객이 직접 찾아올 만큼의 매력적인 공간 창출이 가능한지 수개월 동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는 아이디에이션(ideation) 작업과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정 짓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부지를 낙점하고, 확정된 실행안을 바탕으로 해당 매장에서 출시할 상품들이 개발, 제조되는 동안 건축 디자인과 건축 시공을 진행합니다. 매장 오픈 직전에는 스타벅스 리더십(임원)과 각 유관부서가 총출동해 최종 시뮬레이션과 함께 안정성 및 서비스를 최종 점검합니다. 이처럼 한 개의 특화매장이 탄생되는 과정은 첫 기획부터 최종 오픈까지 매우 복잡하고 치밀한 과정이 수반됩니다. 때문에 많은 부서와의 협업과 프로젝트 타임라인 매니징이 중요합니다.”

스타벅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더북한강R점'에서 반려동물 놀이동산을 선보였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한국관광공사와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10개 매장을 스타벅스 10대 명소 매장으로 소개했는데, 여기서도 특화매장이 눈에 띕니다. 소개할만한 매장이 있다면?

“단순한 애사심에서가 아니라, 운영 중인 특화매장 모두 전세계인이 사랑할만한 매장임은 확실하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더 매장처럼 아름다운 뷰를 만끽하며 커피를 즐기는 힐링 목적으로 카페를 찾아다니는 일상이 국내엔 익숙하지만, 해외 많은 국가에서는 낯선 문화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해외에도 전파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매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콘셉트 매장 중에서는 한국의 전통 건축과 로컬 히스토리를 재생한 프로젝트로 탄생한 대구종로고택점과 경동1960점이 눈에 띕니다. 전세계 어느 누구도 그 오리지널리티를 따라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 특히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더 매장' 중 하나인 '더양평DTR점'에서 '별빛라이브' 공연을 진행한 박경호 재즈 트리오의 모습.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인테리어뿐 아니라 상품 개발에서도 특화매장의 일원화된 콘셉트를 보여주기 위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지난해 하반기에 오픈한 매장들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특화매장에서 매장 콘셉트에 맞춘 음료, 푸드, MD 상품들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각 분야별 전문팀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해당 매장의 콘셉트에 충실한 차별화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는 멀리서도 특화매장을 찾아오는 많은 고객의 하루를 더욱 풍성하고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특화매장에서만 공통으로 판매하는 상품들을 별도로 개발하고, 이러한 상품들의 주기적인 교체를 통해 재방문하는 고객에게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색적인 스토리나 콘셉트가 담긴 '콘셉트 매장' 중 하나인 '이대R점' 외부 전경.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올해초 오픈한 반려동물 동반 매장 구리갈매DT점은 먼저 문을 열었던 더북한강R점에서 더 발전된 형태의 펫 프렌들리 매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토어컨셉기획팀도 해당 매장 기획에 참여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차별점을 뒀나요?

“더북한강R점의 경우, 지난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1층 공간을 리뉴얼했는데요. 현재로서는 매장에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제한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스타벅스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매장을 바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이런 고객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구리갈매DT점은 스타벅스 최초의 반려동물 동반 출입 및 취식이 가능한 매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에서 승인을 받아 오픈했습니다. 해당 매장은 반려동물과 동반 출입할 수 있는 50여 평의 펫존을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펫존은 부스석, 반려동물 전용 체어, 펫 리드 줄을 걸어둘 수 있는 펫 대기 공간과 20평 규모의 개방형 펫 라운지(리드 줄 착용 필수)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습니다. 또한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를 모티브로 한 포토존을 마련했으며, 반려동물이 착용할 수 있는 ‘크림 패밀리 가방 세트’와 같은 차별화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당 매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습니다. 1월 5일 오픈한 구리갈매DT점은 현재까지 일평균 12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 사이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의 전통 건축과 로컬 히스토리를 재생한 '대구종로고택점' 외부 전경.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반려견 동반 출입 가능한 매장이 문을 열면서 미국 등 해외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반려견 전용 음료, 이른바 ‘퍼푸치노’(강아지를 뜻하는 퍼피와 카푸치노를 섞은 합성어) 출시에 대한 요구도 이어지고 있는데, 준비 중인 사안이 있나요?

“퍼푸치노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사료제조업 관련 별도 허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특별자치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에 제조업 등록을 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는 무상으로 제공하더라도 제조업 등록을 해야 합니다. 아직까진 규제샌드박스 내에 해당 안이 포함되지 않다 보니 판매하려면 별도의 허가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로서는 준비 중인 내용을 밝힐만한 게 없습니다.”

- 해외에도 스타벅스 특화매장이 있지만 스토어컨셉기획팀 등 전문적인 팀이 조직된 곳은 국내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특히 특화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걸쳐 지역 특색을 살린 특화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선보인 다수의 특화매장에 글로벌 스타벅스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객이 보여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새로움을 찾아다니는 트렌드가 이러한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스타벅스 역시 이러한 새로운 공간에 대한 니즈가 예전부터 있었던 만큼 새로운 매장을 선보이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 매우 자부심을 느낍니다.”

'더여수돌산DT점'은 신용아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 팀장이 처음으로 기획, 오픈을 맡았던 특화매장이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스타벅스의 특화매장에 많은 고객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과 비례해 건축주의 문의도 많이 이어지고 있나요?

“일반 매장 대비 많은 에너지와 과정, 투자비가 소요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건축주도 이러한 특화매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공감이 있어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임대료 수입을 원하는 건축주보다 본인의 건축물을 지역 내 랜드마크 수준의 가치, 혹은 작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니즈(needs)가 있는 분이 주로 특화매장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스타벅스 측에서 특정 콘셉트를 정하고 이를 위해 직접 물건지를 찾아다니거나 토지주에 제안을 하는 방식도 존재합니다.”

- 특화매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고객의 니즈 조사 및 직접 현장을 돌아다닐 텐데, ‘이런 콘셉트의 매장을 구성해보고 싶다’는 인상을 받았던 곳이 있나요?

“최근 국내 많은 카페들이 독창적이고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매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카페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스타벅스 특화매장에 적용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콘셉트는 매우 많지만, 저희는 그 안에서 ‘지속성’과 ‘가능성’을 집중해서 보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치우친 매장을 선보이기보다 ‘timeless’(유행을 타지 않는)한 매력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용아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 팀장은 "스타벅스가 스타벅스했다"는 말이 충분히 어울릴만한 특화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그간 기획했던 특화매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다면?

“더여수돌산DT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팀을 맡고 전략을 정비한 뒤 처음 오픈한 매장이기도 합니다. 기존에 일반 매장을 오픈하던 방식에서 탈피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생겼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쳤기에 더여수돌산DT점 성공 여부는 특히 중요했습니다. 또한, 해당 매장은 건축 및 인테리어 설계에서 많은 부분이 변경 요구됐던 프로젝트로, 관여했던 모든 관계자들의 많은 고생 끝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테스트가 성공해 지금은 그 당시 기억을 ‘좋은 경험과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스타벅스뿐 아니라 카페 공간 내에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탐앤탐스’, 펫 프렌들리 매장을 확대하는 ‘커피빈’, 로컬 힐링 공간을 운영하는 ‘할리스’ 등 커피업계에서 점차 특화매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스타벅스는 앞으로 어떤 차별화된 특화매장을 선보일 계획인가요?

“올해도 새로운 특화매장들의 오픈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토어컨셉기획팀을 포함한 여러 유관부서에서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화매장의 콘셉트를 지금 공개할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스타벅스가 스타벅스했다’는 말이 충분히 어울릴만한, 스타벅스만의 고유한 감성으로 또다시 고객의 감성을 터치할 수 있는 매장들에 대한 장기 계획을 이미 구축했습니다. 올해 오픈하는 매장들에 대한 많은 기대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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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신세계  더북한산점  구리갈매DT점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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