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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 “올 하반기, 챗GPT 잇는 2차 AI 충격 테슬라로부터 시작된다”

Tesla발 전기차의 인식 전환 코 앞…현대차그룹을 비롯한 Non-Tesla 진영과의 격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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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9호 김예은⁄ 2024.04.03 10:40:53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X(전 트위터) 등을 거시적 관점에서 연결해보면, 테슬라가 향후 전개할 인공지능(AI) 로보틱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X(전 트위터) 등 전혀 연관될 것 같지 않은 일론 머스크의 이 모든 비즈니스는 현재 각각의 점에 불과하다. 이 점 하나하나만을 볼 땐 머스크가 구체화할 미래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점을 이어보면 모든 기업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며, 머스크가 그리는 거시적 미래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는 현재 화두로 등장한 온디바이스 AI의 표본이자 시작점이다. 테슬라의 시작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컴퓨터 온 휠(Computer on Wheel)’에 기초해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낮은 원가에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이동 가능한 디바이스를 구축해 왔으며, 이 디바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해 데이터를 통한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모빌리티 데이터 플랫폼 회사다. 테슬라가 디바이스의 동력으로 ‘전기’를 채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기차가 디바이스에 내장된 컴퓨터를 구동하기 위한 전력 소비 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수단이기 때문이다. 즉, 테슬라의 핵심은 겉을 구성하는 자동차의 프레임이 아닌 그 중심의 뇌, 즉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있다.


테슬라는 ‘뉴럴(신경망) 네트워크’로 구성된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중앙 뇌(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훈련하는 종합 훈련소다. 이 중앙 뇌에 수많은 데이터를 만들어 보내는 수단이 테슬라의 수많은 차량에 장착된 하부 뇌인 FSD 컴퓨터다. FSD 컴퓨터가 이동 중에 발생한 데이터를 중앙 뇌에 보내면, 데이터는 그 방대한 데이터를 딥 러닝 기술로 학습해 더욱 고차원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FSD 컴퓨터에 송출한다. 차량 내 FSD 컴퓨터는 이같이 발전된 새로운 뇌를 끊임없이 제공받으며 진화하고 있다.


이 중앙 클라우드 뇌와 차량 내 온디바이스 뇌 간의 소통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연결한 고대역 인터넷망으로 상호 연결된다. 스타링크라고 불리는 1만2000여 대의 저궤도 위성은 전 세계에 초고속 레이저 통신망을 제공해 중앙 뇌와 차량 내의 하부 뇌 간의 방대한 데이터 교환과 실시간 소통(OTA, Over the Air)을 가능케 한다.

스페이스X가 탐사선을 발사한 '16 프시케' 소행성은 우리 태양계에 존재하는 9개의 금속 소행성 중 하나로, 암석과 얼음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소행성과 달리 95%가 니켈과 철 등의 광물로 구성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unsplash

스페이스X는 또한 전기차의 심장인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광물, 니켈을 우주로부터 공급해 오는 수단이다. 테슬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계해 니켈의 수급을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우주 행성 ‘프시케’로부터 채굴해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나사와 스페이스X는 프시케 탐사선을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전기라는 에너지원은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을 통해 태양으로부터 확보하고 ESS(Energy Storage System) 장치를 비롯한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저장 및 활용된다.


X(전 트위터)는 AI 언어모델을 진화시킬 또 하나의 무대다. X는 인간의 생활 속에 침투해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학습하며 챗GPT에 비견할 자체 대형 언어 모델(LLM)인 ‘그록’을 개발하고 있다.


이 모든 점은 이제 인간을 대체할 ‘테슬라 로봇’으로 공개될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머스크가 찍고 있는 모든 점을 선과 면으로 이어 테슬라의 현재와 미래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을 만나, 테슬라의 기술 현황과 주가 향방을 물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 사진=김예은 기자

- 2020년 테슬라를 FANG류의 데이터 기업으로 정의했는데 현재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당시 전망과 현재가 다른지, 현재 주가 하락의 원인은 무엇인가?
"테슬라를 바라보는 프레임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전기자동차 회사라고 정의하는 경우도 있고, 전기자동차의 전기를 이용해 구동되는 컴퓨터가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능들을 구현하는 데이터 기업으로 볼 수도 있죠. 그 밖에도 운전 행위라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있는 로봇을 만들고, 그 로봇의 이동 가능한 소프트웨어적 능력에 기반하여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목적 로봇을 개발하고자 하는 회사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 에너지 기업으로도 정의해 볼 수 있죠. 이런 다양한 컬러들을 주식시장에서는 각자의 기준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고요.


현재까지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돈을 버는 것이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기여하는 바가 가장 크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의 스윙이 기업 가치에도 큰 변동성을 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의 주가 하락은 높은 금리와 위축된 소비 심리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M7(Magnificent 7)이라고 불리는 빅테크 기업 가운데 현재 주가가 가장 언더퍼폼하고 있는 종목이 바로 애플과 테슬라입니다. 그건 다른 기업들과 달리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경기 소비재적 성격을 띠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크기 때문이죠.


다만, 기업 가치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2020년에 바라봤던 뷰나 지금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변화가 없습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이 시작되면, 회사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점차 확대되어 이익을 창출하는 가시적 성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 올해 하반기를 회복기로 판단하는 세부 근거는 무엇인지?
"하반기에 전기차 회사로 바라봤을 때도 기업 가치 반등의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비즈니스들도 더욱 구체화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기차 수요 측면에서 미국 시장에서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의 전기차로의 이전이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침투율이 작년 기준 8%입니다. 이 자동차 시장은 고가 자동차 시장과 비고가 자동차 시장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때, 비고가 시장의 전기차 침투율은 1% 정도인 반면, 고가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침투율은 이미 3분의 1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의 전기차로의 이전이 굉장히 빠르다는 것을 내포하는 수치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 하반기 금리 인하가 시작되어 소비자의 구매력이 상승하는 근거가 마련됐을 때 시장 내 전기차의 확산이 가속화되며, 그 안에서 선도 업체인 테슬라가 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테슬라는 하반기에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해결되는 자리가 마련될 것입니다. 테슬라는 현재 자체 양산하고 있는 4680 배터리 셀을 바탕으로 신차인 사이버 트럭과 모델 Y를 양산하고 있죠. 문제는 테슬라가 판매하겠다고 한 신차의 목표치 대비 테슬라가 만들 수 있는 4680 배터리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과 같은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량 증가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배터리 물량 확장에 따른 신차 판매량의 볼륨 확대가 덧셈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테슬라가 4차원 이미지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FSD(Full Self-Driving)를 고도화해 자율주행의 사고율을 최소화하는 게 주가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 보았는데 현재 기술 현황은 어느 단계인지?
"전기차 안전과 자율주행 능력의 정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고율입니다. 하지만 아직 최근 FSD 수준을 정량화해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소유자의 운전 행태에 대한 개인화된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점수를 매겨 점수가 높은 사람부터 베타 버전의 FSD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까지 FSD 베타 버전은 소수의 사람이 베타 테스터로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대중화됐을 때 역량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고, 또한 소수의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사고율은 따로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FSD 업데이트 결과들을 주행 영상으로 확인하고 직접 가서 타보면서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때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AI 운전 역량의 발전 속도가 퀀텀 점프하며 개선의 강도가 굉장히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죠. 저희가 99.99점이 돼야 로보택시를 운영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나오는 차들은 98~99점 정도의 레벨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테슬라는 최근 FSD 버전 12.3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배포한 상황이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은 소유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자율주행 기능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반응들까지 나오고 있죠.


그래서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이 온전한 로보택시의 능력을 갖춘 소프트웨어의 현실화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이고요. 이 또한 올해 하반기가 접어들면서 높은 성능에 대한 시장의 공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준성 연구위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2019년부터 자체 설계한 AI칩(HW3.0)으로 구성된 고연산 저전력 컴퓨터 FSD 1세대를 테슬라 모델들에 장착해왔다. 당시 엔비디아의 칩 대비 연산 능력은 15배 강화하고, 가격은 30%가 저렴한 대신, 소비전력은 25%만 증가된 테슬라의 고성능 칩이다. 사진=unsplash

-테슬라가 목표로 하는 FSD 기반의 데이터 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구현될 것인지?
"앞으로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기자동차를 팔아서 제조 마진을 취하는 하드웨어 측면의 이익보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FSD의 이익 기여도가 굉장히 빠르게 올라갈 것입니다.


테슬라는 FSD의 기술적 완성을 도모하고, 승용 이동 비즈니스를 상용화함으로써 그 시작점에서 자신이 직접 로보택시(플릿)를 운영하는 비즈니스를 개진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법인 형태로 로보택시를 구현할 수 있을 때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창출할 수 있는 연 환산 이익은 대략 3천조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 기술이 값비싼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함은 물론, 반값 택시의 실현도 가능케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많은 서드파티(Third Party)들이 법인 자격으로 테슬라 차량 수천 대를 구매하여 영업을 하는 모습도 같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장 안에서는 개인 역시도 자신의 차량을 통해 비즈니스를 할 수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테슬라 모델3 오너가 테슬라의 로보택시 플랫폼에 차량을 등록시킬 경우, 이 차량이 플릿으로 사용되면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향이 열리는 것이죠. 그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시기가 코앞에 와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 테슬라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익 기여를 만들어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 소비자 기대 대비 로보택시나 자율주행 구현이 늦춰지고 있는 것인지?
"소비자의 기대라기보단 일론 머스크의 기대보다 늦어진 것 같습니다. 2020년 오토노미 데이에서 머스크가 로보택시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을 때, 머스크는 2024년이 된 지금에는 기술적 완성이 어느 정도 돼 있을 거라고 스스로 믿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개발 과정에서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에 대한 정립이 필요했던 것 같고요. 맞는 방법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하드웨어적인 캐팩스(CAPEX·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수반된 자본적 지출)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석합니다.


2024년은 여러 가지 방법론에 대한 도전과 극복을 통한 가시성 있는 결과가 발표되는 첫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로보택시에 대한 정부의 규제 승인이 이루어지는 시점은 올해 말이나 내년으로 후행적이겠지만, 이것의 실행 가능한 역량에 대한 확인은 올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초에 일론 머스크가 직접 올해 전기차 업황이 좋지 않을 거라고 발언했는데 로보택시와 같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올해 공개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는?
"머스크는 정확히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두 개의 큰 성장 웨이브 파도 사이에 있다. 모델3와 Y로 시작한 웨이브가 큰 성장을 만들었고, 사이버 트럭이나 내년에 나올 컴팩트카가 만들어낼 큰 웨이브가 이제 내년에 시작이 된다. 그래서 이 두 가지의 성장 웨이브 사이에 있는 지금의 성장률이 경기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가 취했던 과거의 성장률보다 낮을 것이다’ 라고 말이죠. 그 말에 공감하고 이는 2024년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순환 주기적인 높낮음의 계곡이 만들어질 수는 있지만 어느 계곡에 있던 이 회사는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운행되고 있는 전 세계 테슬라 차량 대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너 경영인은 긴 맥락에서 회사의 성장을 볼 것이고 그 차들에 판매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하루빨리 나오는 것이 전체 실적이나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 챗GPT와 로보틱스 개념이 나오는 시장에서 데이터 기업으로서 테슬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챗GPT의 언어 인공지능 모델은 인공지능 시대를 앞당기는 효과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챗GPT는 언어 인공지능 모델을 넘어 이미지나 비디오 생성이 가능한 인공지능 모델 등을 속속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이런 것들은 비물리적 영역에서 인공지능 모델들입니다.


AI 기업들을 나눠 봤을 때 오픈AI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회사들은 비물리적인 영역에서의 인공지능을 다루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이와 비견해 물리적 영역에서의 인공지능을 다루는 기업이 바로 테슬라죠. 또한 이들의 도전을 지원해 주는 것이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입니다.


앞으로 누구든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이 곧 수익성이 가장 높은 비즈니스가 될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비용은 인간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물리적 노동력이 요구되는 다종 노동에 대한 대체 능력을 갖춘 다목적 로봇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현재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도 테슬라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물리적 인공지능 시장에 수많은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목표 지점을 구체화하고 또 실현하고 있으며, 그 성장 각도가 가팔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는 테슬라가 유일합니다.


노동의 형태를 비정교한 노동 행위와 정교한 노동 행위로 구분해 볼 때, 목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정교함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비정교 노동은 굉장히 높은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비물리적 영역에서 비디오를 만들어 시뮬레이션 트레이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을 대체할 로보틱스를 실현하기 위해선 물리력에 대한 부분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컵을 정수기에 밀어 넣어 물을 받는 것은 비정교 노동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물을 특정한 사람에게 갖다주려면 이동을 해야 하죠. 그 이동은 컵을 들고 흘리지 않는 것, 길을 스스로 찾는 것 그리고 이 길이 막혀 있으면 이를 피해 돌아오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 등 굉장히 정교한 이동 능력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노동행위입니다.


즉, 행위를 위한 비정교 노동과 이동을 위한 정교한 노동 행위가 공동 개발이 되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자율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로보틱스 개발의 선도 기술은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충돌하지 않고 이동하는 능력을 갖춘 운전 로봇이며, 동일한 알고리즘이 로봇에도 적용됩니다. 자동차는 인지하고 판단해서 제어 명령을 내리면 바퀴가 돌아가고, 로봇은 동일한 소프트웨어가 인지하고 판단해서 제어 명령을 내리면 다리 두 개로 돌아다니는 것이죠. 즉, 이를 제어하는 뇌(소프트웨어)는 동일하되, 그 형태가 자동차냐 로봇이냐의 차이일 뿐이죠.


이러한 맥락에서 현실 속에서 물리적 데이터를 가장 많이 모으며, 그 현실 데이터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를 점점 확장시키는 훈련소(뉴럴 네트워크 컴퓨터)의 역량을 통해 로보틱스를 개발하고 있는 테슬라가 현재 압도적 격차의 1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X(전 트위터) 인수와 그곳에서 실현한 그록을 동일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는지?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인간 옆에 있는 존재이죠. 그 형태가 휴머노이드 로봇이건 운전 로봇이건 이들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언어 명령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테슬라는 X 플랫폼을 기반으로 GPT 3.5 이상의 성능을 구현한 생성형 AI ‘그록’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상당히 빠른 기술적 진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현재 테슬라의 주가가 기업의 장기적 가치 대비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다고 평가하는지?
"긴 그림에서 테슬라가 취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가 어떠한지 그리고 그 취할 수 있는 시장 내에서 테슬라의 점유가 어떠한지를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확실한 것은 이 비즈니스가 개진될 수 있다면 이는 명백히 테슬라로부터 물리적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열리는 시작점이라고 볼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추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궁극적으로 갈 수 있는 길에 비견할 때 현재 수준은 매우 낮은, 즉 한 자릿수 정도의 위치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준성 연구위원은 테슬라가 현재 중앙 뇌 역할의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구성하는 엔비디아의 GPU를 자체 설계한 도조(Dojo) 칩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협업할 파운드리 공정 파트너로는 현재 삼성전자와 TSMC가 함께 거론되고 있다. 사진=김예은 기자

- 이에 비해 논 테슬라(Non-tesla) 진영에서 현대자동차 전기차의 기술적 수준은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테슬라의 경우에는 차 안에 고성능 컴퓨터가 들어가고 고성능 컴퓨터가 뇌라고 표현하는 소프트웨어를 구동시켜 주고 그 구동된 자율주행 능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지만, 현대자동차의 자동차에는 아직 그만한 성능의 고성능 컴퓨터가 들어가 있지 않죠. 당연하게도 굉장히 큰 규모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들어가 있지 않고, 주행 역량을 판단할 기준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이런 기술이 채택돼 일반 소비차 구매 차량에 들어갈 것인가를 보고 있고, 현대자동차에서는 26년에서 28년 사이에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와 하드웨어적 준비가 마무리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 격차가 상당한 편입니다."


- 최근 현대자동차 주가의 긍정적 흐름은 전기차의 성과보다는 하이브리드나 고부가가치 자동차 판매, 최근에는 밸류업 이슈 등이 반영된 흐름으로 보이는 데 장기적 관점에서 현대자동차 가치는?
"올해 현대자동차의 주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결국 밸류업 이슈가 될 것이라 봅니다. 그 이후에도 현대자동차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지금 좋은 주가를 만들어내는 좋은 펀더멘탈(실적)과 큰 주주가치 제고안이 지속 가능해야 할 겁니다.


다만, 저와 같이 전기차가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이것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상품성이 뛰어난 전기차를 만드는 게 필요할 것이고요. 이에 대한 구체적 성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기차 상품이 나왔을 때 비로소 비교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현재 이런 테슬라를 경쟁할 수 있는 논 테슬라 진영의 그룹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굉장히 무섭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화웨이라는 회사가 화웨이 카를 만들고 있는데 그 친구들의 준비 역량이 현재로서는 테슬라 바로 다음이 아닌가 합니다.


이들은 현재 자체 설계 칩과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가 있고, 그것들이 담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구현된 자율주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테슬라가 현재 FSD를 미국에서만 운영하듯 중국 내에서는 이미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반의 차량이 팔리고, 운행 데이터가 모이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BYD도 아직 컴퓨팅 플랫폼 측면에서는 데이터를 확보할 만한 유의미한 진전이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BYD는 제조 원가를 낮추는 경쟁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낮은 찻값에 기반해 조금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얹어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디바이스를 구축할 개연성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전기차의 폼팩터가 아무리 뛰어나도 전기차의 뇌를 통제하는 기술이 없으면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인지?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카라고 부르기보다는 깡통 전기차라고 부르겠죠. 현재 선두 업체들은 스마트카로의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이 선두 업체에 의해 점차 시장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서 ‘전기차에서 전기가 있는 이유는 스마트카의 컴퓨터를 돌리기 위해서야’라고 인식될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할 때, 그때까지도 전기차로서의 본질적 준비가 안 돼 있는 경쟁사들은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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