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을 전국의 국립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역사적·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 중 2200여 점을 전국의 10개 소속 국립박물관으로 옮겨서 상설전시 활용을 대폭 늘린다고 3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2만여 점을 기증받아 2022년 소장품 등록을 완료한 후 전체를 온라인 공개하고 있다. 기증품의 기초 조사·연구를 위해 지난해까지 분야별로 목록집을 13권 발간했으며, 올해 서화편 2권, 내년에는 백자편 2권 등 총 17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성과를 토대로 국립중앙박물관은 2022년에 고 이건희 회장 기증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성공적으로 열었고, 광주박물관, 대구박물관, 청주박물관 등 지역 국립박물관에서도 잇달아 전시를 열어 지역민의 호응을 받았다. 올해도 제주박물관(6월)과 춘천박물관(9월)에서 순회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순회 특별전에 더해 국립중앙박물관은 더 많은 지역민이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25건의 지정문화재를 포함한 2200여 점을 전국 10개 소속 국립박물관 상설전시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소속 국립박물관으로 이관하는 기증품은 서화, 조각, 도자, 공예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으며, 국가지정문화재 13건 107점을 포함해 총 936건 2254점이고 이 중 석조물은 459건 836점이다.
석조물 중 일부는 현재 청주박물관(102건 203점), 제주박물관(28건 55점), 공주박물관(20건 26점), 대구박물관(2건 5점), 전주박물관(18건 35점) 등 지역 국립박물관의 옥외공간 및 로비에서 지역 특색을 살려서 전시 중이다. 이에 더해 청주박물관에 122건 210점, 대구박물관에 141건 255점을 추가 전시하고, 광주박물관도 새롭게 26건 47점을 전시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지역문화와 관련이 깊은 국보 ‘전(傳) 논산 청동방울 일괄’,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 등이 부여박물관과 대구박물관에 상설전시돼 지역민을 만난다.
부여박물관에 전시될 국보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은 한국식 청동기 문화를 꽃피운 금강 유역의 청동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가치가 높아 연구 활성화와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박물관에 전시 예정인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 또한 지역에서 고대하던 중요 기증품으로서 경북 지역 고대문화 성격의 구명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밖에 경주박물관에는 신라의 불교문화재가, 전주박물관과 춘천박물관에는 각각 선비문화와 금강산 관동팔경을 조명할 수 있는 수준높은 서화가 전시되는 등, 전국의 소속 국립박물관은 기증품의 임시이관 활용을 계기로 특성화 브랜드의 색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지역 국립박물관 상설전시 활용 확대는 기증자의 높은 뜻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 해소에 일조해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