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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여름 성수기 앞두고 ‘맥주 스포츠戰’ 불붙었다

오비맥주, ‘카스 라이트’ 모델 전종서 시구로 흥행몰이… 하이트진로, LA 다저스와 13년째 ‘동행’… 롯데칠성음료는 FC서울과 손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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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0호 김응구⁄ 2024.04.22 16:39:44

배우 전종서가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기 전, 시구자로 배우 전종서가 나섰다.

미국 프로야구(MLB)는 시즌 개막전을 여러 도시에서 연다. 올해는 서울을 택했다. MLB 역사상 한국에선 처음 열린 개막전이다. 대회 이름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이를 위해 최고 인기 구단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서울을 찾았다. 두 팀의 경기는 20일과 21일 열렸다. 그에 앞서 연습경기로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팀코리아(한국대표팀)가 두 팀과 번갈아 대결했다.

LA와 샌디에이고에는 스타가 즐비하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을 비롯해 다르빗슈 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여기에 한국인 김하성과 고우석까지 있으니 야구팬들에겐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였다.

 

오비맥주, ‘MLB 서울시리즈’ 홍보 효과 톡톡


다시 시구 얘기로 돌아간다. 전종서는 이날 다저스 유니폼에 카키색 레깅스를 입고 나와 시선을 잔뜩 끌었다. 간결한 패션에 시구 내용도 나쁘지 않아 두 팀이 미국으로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회자됐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왜 전종서였을까.

오비맥주 ‘카스’는 이번 서울시리즈 공식 후원사 중 국내 주류업체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런 만큼 고척돔 내에 브랜드 부스를 운영하며 ‘카스 라이트’를 적극 알리고 팬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했다.

이 카스 라이트의 광고모델이 전종서다. 오비맥주는 지난 2월 말 그를 카스 라이트 모델로 발탁했다. 이어 지금까지 ‘카스 라이트 뺌(BBAAM)’ 캠페인을 함께 진행 중이다. ‘뺌’은 낮은 칼로리에 제로 슈거인 카스 라이트의 제품 속성을 재치 있게 표현한 단어다.

지난 2월 카스 라이트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한 오비맥주로선 이의 홍보 활동을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었는데, 때마침 펼쳐진 서울시리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됐다.

 

어쨌든 오비맥주의 계획은 잘 들어맞았다. 고척돔 관중석은 연일 야구팬들로 넘쳐났고, 카스 라이트의 홍보 효과도 적지 않았다.

카스 브랜드 매니저는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국내 대표 맥주 브랜드로서 후원사로 참여하고, 더불어 국내외 스포츠 팬들에게 인사하게 돼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가 열린 고척스카이돔 내에 ‘카스 라이트’ 홍보 부스를 마련해놓고 야구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앞서 3월 13일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한 ‘스텔라 아르투아’ 캠페인도 선보였다.

이번 캠페인은 스텔라 아르투아가 600년 넘게 지켜온 전통 양조법과 맛의 가치를 조명하려는 취지로 시작됐다. 프리미엄의 가치를 앞세우는 만큼 글로벌 스포츠 스타이자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하는 데이비드 베컴을 적임자로 낙점하고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했다.

베컴은 지난 1월 말 아디다스 축구화 ‘프레데터’의 3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레스토랑에서 스텔라 아르투아를 마시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기도 했다.

스텔라 아르투아 브랜드 매니저는 “데이비드 베컴과의 만남은 600년 역사와 장인 정신에 빛나는 스텔라 아르투아가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브랜드 앰배서더 베컴과 함께 스텔라의 우수한 맛과 매력을 알릴 여러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LA 다저스와 13년째 동행 이어가

하이트진로는 3월 19일 LA 다저스와 스폰서십 계약을 3년 연장했다. 2012년 처음 인연을 맺어 올해로 13년째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스포츠 마케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더구나 앞서 얘기했던 LA 다저스와의 인연은 누구보다 깊고 진하다.

하이트진로는 3월 19일 LA 다저스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3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2012년에 동행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13년째다.

하이트진로는 아시아 주류업체 중 가장 먼저 MLB 인기 구단인 LA 다저스와 인연을 맺었다. 파트너사로서 그간 LA 다저스 로고를 사용하고 구장에는 LED(발광다이오드) 광고판을 설치했다. 아울러 ‘진로(JINRO)’ 제품군으로 시음 행사를 진행하고 구단 공식 매거진 ‘인사이더’에 제품을 홍보했다.

올 시즌에는 구장 관중석에 상시 노출이 가능한 광고판(permanent sign)을 추가로 설치해 브랜드 노출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 광고판은 전 세계에 경기 영상을 송출할 때 브랜드 노출을 제한 없이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LA 다저스 구장의 대표 행사인 ‘코리안 나이트(Korean Night)’를 포함한 여러 후원 활동도 진행한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구장 내 단독 판매 부스인 ‘하이트진로 바(bar)’와 11개 매점에서 과일소주 4종, ‘테라’ 캔맥주, ‘진로 소주 쏘 블루(So Blue)’ 칵테일을 판매해왔다. 그 덕분에 과일소주 판매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는 복숭아맛 과일소주를 추가로 판매하고 다양한 판촉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MLB 관객 동원 1위를 기록한 인기 구단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선 스포츠 역사상 최대 계약인 7억 달러(약 9362억 원·2024~2033)에 일본인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29)를 영입하며 엄청난 화제가 됐다. 더불어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야마모토 요시노부(山本由伸·26)를 MLB 역대 투수 최고 계약인 12년 3억2500만 달러에 데려오기도 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진로(JINRO)’를 앞세워 차별화된 전략으로 현지인 음용을 확대해가며 ‘K-소주’ 열풍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31일 미국 프로축구(MLS)팀인 뉴욕 레드불스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다. 뉴욕 레드불스 전용 구장 내 ‘진로 사이드라인 바’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야구 마케팅은 국내라고 예외가 아니다. 좀 더 공격적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모두 10개 구단. 이 중 9개 구단과 계약을 맺고 구장에 ‘켈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롯데칠성음료가 영업권을 갖고 있다. 부산을 뺀 나머지 8개 구장(서울 잠실구장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함께 사용)에는 모두 켈리가 들어가는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서울 잠실야구장의 생맥주 독점판매권을 따냈다. 오비맥주 ‘카스’가 2013년부터 10년간 지배했던 잠실구장을 지난해부터 하이트진로가 ‘점령’한 것이다.

야구뿐만 아니라 지난해 3월 31일에는 미국 프로축구(MLS)팀인 뉴욕 레드불스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에 홈구장인 ‘뉴욕 레드불스 아레나’ 내에 ‘진로 사이드라인 바’를 설치하고 2만5000여 관중에 진로 칵테일을 선보였다.

대형 전광판과 구장 곳곳의 TV 화면, 그리고 관중석의 회전 LED 화면에는 진로 브랜드를 계속 노출시켰다. 더불어 광고 패널의 정보무늬(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소주 제품이나 가까운 판매처 정보도 알게끔 했다.

롯데칠성음료, 프로축구 FC서울과 손잡아

롯데칠성음료는 3월 초 국내 프로축구 최고 인기 구단인 FC서울과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3월 초 국내 프로축구(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FC서울과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크러시’는 올 시즌 FC서울의 공식 맥주로 활동한다.

현재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스카이펍, 스카이박스, 상설 팬카페에는 크러시가 입점돼 있다. 특히, 스카이펍에선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 크러시 생맥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시즌 중에는 경품 게임, 하프타임 이벤트 등 여러 프로모션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스카이박스 이용권이나 크러시 굿즈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앞으로 열릴 예정인 브랜드 데이에선 FC서울 선수들이 참여하는 콘텐츠도 함께 진행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FC서울 경기장을 찾는 주요 연령층인 2030세대가 크러시의 핵심 타깃과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MZ세대 참여율이 높은 한국 축구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기존 주류 음용 환경과 차별화된 브랜드 친화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와 맥주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응원팀이 이길 때도 한 잔, 질 때도 한 잔, 경기 전 기다리면서 한 잔, 다 끝나고도 한 잔. 주류회사 입장에선 이겨도 마시고 져도 마시니 손해 볼 일이 전혀 없다. 이러니 각 기업은 스포츠 맥주 전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도 신나고 기업도 신나는 맥주 전쟁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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