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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넷은행 3총사’ 카카오‧케이‧토스뱅크, 성장 본궤도 오르나

카카오뱅크, 고객수 2300만 명 돌파… 케이뱅크, 3년 연속 흑자… 토스뱅크, 2인자 자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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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2호 한원석⁄ 2024.05.09 16:18:36

인터넷은행 3사 로고. 사진=각 사

지난 2017년 4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인터넷뱅크의 시대가 열린 이후 같은해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더해지며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가 개막됐다. 이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기존 은행권과의 차별화로 빠르게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

이에 출범 7주년을 맞은 올해 이들 3사의 고객 수는 4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가 1월말 기준 가입자수 2300만 명을 넘었고, 케이뱅크는 2월 기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 4월 토스뱅크도 1000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해 안정적인 실적을 거둔 이들 3사는 인터넷은행 출범 7주년을 맞아 올해 더 큰 도약을 위한 계획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으론 국내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데 이어, 올해 들어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뱅크, 역대 최대 실적 갱신 등 가파른 성장세

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5%(약 2조8000억 원) 늘어난 21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은 4배 이상 늘어난 35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는 출범 3년차인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1226억 원)과 당기순이익(1136억 원) 모두 1000억 원 고지에 올라섰고, ▲2021년 영업이익 2569억 원‧당기순이익 2041억 원 ▲2022년 3532억 원‧2631억 원 ▲2023년 4785억 원‧354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카카오뱅크는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8일 카카오뱅크는 1분기 잠정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484억 원, 당기순이익은 9.2% 늘어난 1112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1분기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5823억 원,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은 24.4% 증가한 1356억 원이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객 유입 및 트래픽 확대를 기반으로 수신과 여신 그리고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은 여신과 수신 모두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작년 말보다 5조8000억 원 증가한 53조 원, 여신 잔액은 2조6000억 원 증가한 41조3000억 원이었다.

특히 여신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올해 1분기 주담대 대출 잔액은 전년말 대비 29.7%(2조7000억 원) 증가한 11조8000억 원이었다. 이는 ‘대환대출’을 위해 카카오뱅크를 찾는 고객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50%가 대환 목적이었는데, 이 비중이 올해 1분기에 62%까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출시된 ‘주담대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금융권 전체 실행액 3조1274억 원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점유율은 31%(9527억 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도 잔액 비중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평균 잔액은 4조6000억 원, 비중은 31.6%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타 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제공해, 주담대 대출 수요를 흡수하면서 이자 수익이 증가했다”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확대에도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연체율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올해 IPO 재도전

서울 중구 케이뱅크 사옥 모습. 사진=케이뱅크

은행업계 전반의 호실적 속에서 케이뱅크도 순항하고 있다. 2021년에 영업이익 245억 원, 당기순이익 22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신잔액은 전년(14조6100억 원) 대비 30.5% 증가한 19조700억 원, 여신잔액은 전년(13조600억 원) 대비 28.4% 증가한 13조8400억 원이었다.

다만 2022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919억 원, 836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각각 165억 원, 12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실적 역성장의 이유는 대손충당금 부담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2022년 1901억 원(설정률 1.18%)에서 지난해 2989억 원(1.46%)으로 1000억 원 이상 크게 늘었다.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는 케이뱅크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인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대손충당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2022년보다 3조6000억 원 늘어난 10조 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 인터넷은행은 4000억 원이 늘어난 9000억 원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케이뱅크의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케이뱅크가 1분기 가상자산 시장 폭등세로 인해 비이자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2021년 가상자산 열풍 때 케이뱅크는 업비트로부터 292억 원의 수수료를 받았는데, 이는 그해 영업이익(245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주담대 비중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2022년 말보다 2배 이상(114.2%) 급증한 4조9211억 원을 기록하며 증가율 기준 다른 은행들을 압도했다.

이러한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케이뱅크는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전무를 지난해 12월 신임 행장으로 공식 선임한 뒤, 올해 1월 열린 이사회에서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2월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케이뱅크는 기업 실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그해 9월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후 상장예비심사 승인 유효기간인 6개월 이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펴낸 보고서에서 “케이뱅크가 IPO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다”며 “핀테크 업체 IPO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10%대 공모 비중을 가정해도 충분한 신규 자금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이어 “올해 케이뱅크의 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382% 증가한 788억 원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올해도 견조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스뱅크, 올해 ‘연간 흑자전환 원년’ 전망

 토스뱅크 사옥 내부 모습.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케이뱅크를 바짝 추격하며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미 자산 기준으로는 케이뱅크를 추월했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자산은 25조7387억 원으로 케이뱅크(21조4212억 원)를 4조 원 이상 앞섰다.

지난해 토스뱅크는 영업손실 206억 원, 당기순손실 17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규모를 각각 2243억 원, 2469억 원이나 줄였다. 하지만 분기 실적을 보면 3분기 8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고, 4분기에는 1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5048억 원으로 2022년(2174억 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가입자수도 출범 2년 6개월 만인 올해 4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의 가파른 성장세는 여신과 수신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여신잔액은 12조4000억 원, 수신잔액은 23조7000억 원으로 여수신 모두 전분기보다 각각 1조 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여신의 경우 지난해 9월 출시한 전월세자금대출 잔액이 4분기말 기준 4060억 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등 신용대출 중심이었던 여신자산 안정성이 개선됐고, 다양한 예적금 상품으로 저축성 예금 잔액이 5조5000억 원에 달해 조달 안정성도 크게 높아진 점이 이유로 꼽힌다.

토스뱅크 측은 “지난해 2개 분기 연속 흑자로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며 “2024년을 연간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는 한편 건전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회사 출범 때부터 고객과 약속한 ‘혁신과 포용’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토스뱅크는 지난 3월 신임 대표로 이은미 전 DGB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CFO)을 선임하며 본격적으로 IPO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토스뱅크는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가 상장할 경우 최대 20조 원까지 기업가치가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토스뱅크 상장이 내년에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케이뱅크 IPO 주관사 관계자들이 케이뱅크 본사에 상주하거나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토스뱅크는 주관사들로부터 이틀간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짧게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토스뱅크가 상장을 늦춘 대신 내실을 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를 연간 흑자 원년으로 만들어 내년 IPO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은행 약진 계속될까

 

인터넷은행 3사의 약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갈아타기 열풍으로 실적이 개선된 데다, 시중은행과 달리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과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은행이 설립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일본은 2000년 재팬넷뱅크를 시작으로 총 10개의 인터넷은행이 영업 중에 있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지난 3월 펴낸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인터넷은행이 일본에 비해 성장성은 높으나 수익성은 낮은 상태에 있어 수익성 개선이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며 “향후 성장성이 둔화되더라도 수익성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인터넷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의 3대 업무인 예금‧대출‧지급결제 업무에 대해 인가를 받은 것은 맞지만, 자산 규모에서 기존 은행과의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앞으로도 성장하겠지만 그 성장의 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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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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