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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마케팅②] 자치구 유튜브, 작정하고 덤비니 개그 채널보다 재밌네

강북, 직원들 열연으로 구독자 급증… 영등포, 인기 콘텐트 ‘공뭔것들’ 시즌2 시작… 마포, ‘구독자&좋아요’ 이벤트 진행… 중구, 신당10구역 다룬 다큐 큰 공감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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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3호 김응구⁄ 2024.06.07 18:14:43

서울 강북구는 유명 예능 유튜브 채널 ‘너덜트’를 패러디한 ‘공덜트’로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은 영화 ‘파묘’를 패러디해 만든 ‘파묘 공무원 재해석’ 편. 사진=강북구 유튜브 캡처

서울 자치구들의 유튜브 경쟁이 한창이다. 구정(區政)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만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남들 다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이 아니라 꽤 적극적이다. 자치구마다 특색 있는 콘텐트를 앞다퉈 선보이고, 조회 수 높은 콘텐트는 시리즈로 이어간다.

대놓고 판을 깔아주는 자치구의 유튜브가 반응도 좋다. 대개 이런 곳은 젊은 직원들에게 맡긴다. ‘구독’과 ‘좋아요’에 큰 힘이 돼 줄 MZ세대를 그 누구보다 MZ 직원이 잘 알 테니. 한 구청은 아예 구청장이 “절대 관여하지 않을 테니 하고 싶은 대로 맘껏 하라”며 부채질한다. 신나는 직원들은 본인들의 끼를 맘껏 표출하고, 이는 기획, 촬영, 결과물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댓글들은 칭찬 일색이다.

강북구… 홍보팀 열연하는 ‘공덜트’로 인기 수직상승

강북구 유튜브의 인기 콘텐트인 ‘공덜트’ 시리즈 중 ‘충주시 때문에’ 편의 한 장면. 4개월 전 올린 영상인데 지금까지 조회 수가 무려 10만 회를 넘는다. 사진=강북구 유튜브 캡처

지난해는 강북구의 유튜브가 높은 주목을 받았다. 경직된 공무원 사회의 이미지를 깬 역발상 스토리와 직급을 가리지 않는 연기로 꽤 높은 인기를 끌었다.

3000여 명으로 시작한 지난해 초 구독자 수는 인기에 정점을 찍은 7월 들어 7700여 명으로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7월에는 모든 조회 수가 92만 회를 달성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유튜브 가운데 1위를 찍었다.

강북구 유튜브는 2017년 처음 개설됐다. 이후 5년간은 구정 홍보를 중심으로 한 영상들을 주로 올렸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부터 MZ세대를 겨냥한 ‘강북구 언오피셜’, ‘공덜트’, ‘해볼게요’, ‘공무원 브이로그’ 등의 콘텐트를 대거 선보이며 조회 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 중 공덜트는 유튜브 코믹 인기 채널인 ‘너덜트’를 패러디한 코너로, 강북구청 홍보담당관과 주무관이 직접 출연하며 안하무인 성격의 상사와 짠내 나는 직원의 일상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그중에서도 ‘너랑 술 안 마셔’, ‘과장님 저 마음에 안 들죠?’, ‘발로 그려도 그것보단 낫겠는데’, ‘내 성질 까먹은 모양인데’ 등의 반응이 꽤 좋았다.

댓글들도 즉각 반응했다. 네티즌들은 “간만에 빵빵 터지며 웃어봅니다”, “진짜 공무원이에요? 연기 잘하시네요”, “강북구청 유튜브인 거 1도 생각 못했음”, “강북구청 역대 업적 중 최고일겁니다”, “이제는 영상 업데이트가 기다려지기까지 합니다” 등의 응원 글로 화답했다.

직장인, 특히 공무원이면 얼굴 노출은 꺼리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공무원들이 구정 홍보를 위해 한데 뭉쳤고, 공식 유튜브를 위해 출연까지 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게 바로 유튜브의 힘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구정 홍보는 구민들의 생활과 직결돼 있어 매우 중요하다. 정보를 몰라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구민이 아직 많기 때문”이라며 “강북구 유튜브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구독’과 ‘좋아요’는 사랑”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공뭔것들’ 시즌2로 돌아왔다

서울 영등포구 유튜브 채널 ‘영구네’의 인기 콘텐트 ‘공뭔것들’이 지난 4월 25일 시즌2로 돌아왔다. 사진=영등포구청

영등포구는 초인기 콘텐트인 ‘공뭔것들’ 시즌2로 유튜브 알리기에 한창이다.

영등포구의 유튜브 채널 ‘영구네’는 공뭔것들 시즌2를 4월 25일 공개했다. 2020년 시즌1 마지막 방송 이후 4년 만에 돌아왔다.

공뭔것들은 현직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해 공직사회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토크쇼 형식의 콘텐트다. 매달 2회 이상 제작해 업로드한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던 시즌1에선 ‘공무원 반바지 가능? 문신 가능?’, ‘9급으로 들어와서 5급까지 얼마나 걸릴까?’, ‘공무원 현타 오는 순간’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로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더불어 보수적인 공공기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공시생 시절부터 입직 후까지의 솔직 담백한 경험담을 영상에 담아 많은 공감을 받았다.

영등포구는 프로그램 재정비를 마치고 공뭔것들 시즌2를 준비하면서 최근 트렌드의 중심인 MZ세대 시청자를 더 끌어들이기 위해 ‘MZ 공무원’ 등 신규 출연진을 대거 섭외했다. 이들은 각종 영상에서 지금까지 보고 느낀 현 공직사회를 거침없는 입담으로 풀어내는 중이다.

영등포구는 지난 시즌과 차별화된 흥미로운 토크 주제를 발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유튜브 커뮤니티로 설문을 진행해 시청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주제들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등 앞으로도 재미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쌍방향 소통 채널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영상의 형식도 다양화한다. 공무원 브이로그, 숏츠(짧은 영상), 각종 챌린지 등으로 콘텐츠의 범위를 넓히고, 오로지 영등포구에서만 볼 수 있는 킬러 콘텐츠 발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영구네 극장 △영구네 막터뷰 △영구네 ZIP 등 친근한 내용의 구정 소개 콘텐츠도 계속해서 업로드해 시청자 유입을 높일 방침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공뭔것들은 직원들의 실감 나는 이야기를 통해 공무원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콘텐트”라며 “딱딱한 공직사회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 트렌드에 맞는 신선한 콘텐츠를 발굴해 영등포구만이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구독자 1위답게 ‘좋아요’ 이벤트 진행

서울 마포구가 4월 27~28일 홍대 레드로드에서 개최한 ‘비보이 세계로, 레드로드 국제 스트리트 댄스 페스티벌’ 수상자들이 박강수 마포구청장(가운데 감청색 양복), 가수 김완선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영상은 마포구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 사진=마포구청

마포구의 ‘my Mapo(마이 마포)’는 서울 자치구 유튜브 가운데 구독자 수 1위다. 6월 3일 현재 3만8600명이 넘는다. 동영상은 7300개 이상이다.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5월 23일부터는 이 채널의 ‘구독&좋아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포구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구정 홍보 효과를 좀 더 끌어올리고, 아울러 구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벤트 응모는 ‘my Mapo’를 구독한 후 원하는 영상을 시청한 다음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구독·좋아요 인증 화면을 캡처해 온라인 네이버 폼에 등록하면 된다. 응모 기간은 6월 3일까지다. 거주지가 마포가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마포구는 6월 5일 엑셀 자동추첨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벤트 당첨자 100명을 뽑고, 7일까지 이들에게 아이스크림과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문자메시지로 발송한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구민의 알 권리와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유튜브 운영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란다”며 “마포구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SNS와 소식지 등으로 구정 소식과 생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포구는 올해 구(區)의 생활지침서인 ‘마포사용설명서’를 영상화하고, 이어 마포구민과의 현장 라이브나 ‘마포TV’ 영상 크리에이터와의 합작 등 참신한 기획이 돋보이는 콘텐츠를 my Mapo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중구… 기적과 감동의 ‘신당10구역’ 다큐로 관심받아

서울 중구 뉴미디어팀 직원들. 1년 열두 달,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사람들이다. 왼쪽부터 한아로 주무관, 정강민 팀장, 최현규 주무관, 유영지 주무관. 사진=중구청

중구 홍보담당관 뉴미디어팀 직원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중구의 유튜브 채널은 사업 홍보영상뿐만 아니라 ‘인간극장 중구청의 하루’, ‘이런 신입 또 없습니다’, ‘역대급 킹받는 상사’ 등 직장 생활의 이모저모를 연재하고 지역의 역사와 명소, 동네 맛집 같은 정보를 업로드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도 소개한다.

영상에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엮어내는 건 주로 뉴미디어팀 정강민 팀장의 몫이다. 그 어떤 이야기도 정 팀장의 손을 거치면 ‘꿀잼’ 콘텐츠로 변신한다는 게 중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뉴미디어팀의 활약으로 중구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지난해 1월 1000여 명에서 올해 초 5600여 명으로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중구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와 번뜩이는 재치로 새 독자를 확보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뉴미디어팀은 올 초 중구와 지역주민이 함께 일궈낸 ‘기적’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36일의 기적, 신당10구역은 무엇이 달랐나’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낙후된 신당동 일대를 개발하기 위한 중구민의 1년간 노력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다른 자치구가 기발한 재치와 뜬금없는 재미의 콘텐츠로 인기를 끄는 것에 반해 중구는 진중한 주제를 관심도 높은 콘텐트로 만들어 더 돋보이도록 했다.

‘신당10구역’은 중구가 신속통합기획과 조합직접설립제도를 앞세워 처음으로 공공지원에 나선 정비구역이다. 이 일대는 2021년 8월 서울시 주택재개발사업 중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1호로 선정됐다. 여기에 조합직접설립제도까지 뒷받침되며 사업 기간을 3년 이상 단축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조합 설립 인가가 나면서 신당10구역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정비구역 중 공공지원을 통해 주택재개발조합이 설립되는 최초 사례로 이름을 남겼다.

신당10구역은 토지 등 소유자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를 단 36일 만에 달성했다. 신속통합기획에서 조합 설립 인가까지 신당10구역이 보여준 사업속도와 성과는 중구의 빈틈없는 공공지원과 적극적인 주민참여가 잘 조화된 산물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중구가 만든 신당10구역 다큐멘터리엔 서울 한복판의 중구가 처한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칠 수 없는 희망이 모두 녹아 있다”며 “중구 유튜브 채널에 방문해 중구의 ‘희망’을 감상하고 ‘구독’ 버튼도 눌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자체 유튜브, 하면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유튜브 홍보의 신(神)’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한 예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기업에서 지금의 두 배인 억대 연봉을 제안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를 거절했는데, 그 이유를 곱씹어볼 만하다.

“전권(全權)을 못 받을 거 같았어요. 처음엔 (공무원 상관들과) 조금 싸웠지만, 현재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내 마음대로 만들거든요. 그래야 성공해요. 어느 기업에 가더라도 전권을 받지 못하면 무조건 망합니다.”

그는 특히 “퀄리티가 훌륭한 게 아니라 남들하고 다른 기획, 다른 발상으로 성공한 건데, 결재를 받기 시작하면 그 발상을 발현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각 지자체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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