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4.06.03 17:47:01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 ‘모두예술극장’이 오는 6월 20일(목)부터 23일(일)까지 24년 기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연 <어둠 속에, 풍경>을 올린다.
6월 20일(목)부터 23일(일)까지(목 20:00, 금 15:00·20:00, 토·일 15:00/5회차) 모두예술극장에서 공연 <어둠 속에, 풍경>이 진행된다. 선천적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들 간의 서로 다른 세계가 어떻게 공유되고 교차하는지를 관객들과 함께 경험하는 작품이다. ‘시각적, 청각적, 몸 감각적’이라는 세 가지 층위가 공존하는 형식으로, 촉각 이미지, 사운드,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전시와 퍼포먼스로 선보인다.
<어둠 속에, 풍경>은 2022년 리서치, 2023년 쇼케이스를 거쳐 본무대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선천적으로 시각이 없는 이들이 경험하는 세계에 관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인지하고 소통하는 방식과 비장애인의 방식의 같음과 다름을 발굴하며, 시각 외의 감각으로 마주하는 새로운 경험을 좇았다. 한 쇼케이스 관람객은 “언어를 넘어서 느낄 수 있다면 굉장히 동등한 감각의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라고 후기를 남겼다.
무용수, 배우, 시각예술 작가 등 여러 장르의 시각장애인(5인)과 비장애인(5인) 예술가들이 시각 너머의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3년에 걸쳐 다양한 예술 워크숍을 진행했다. 몸-소리-말의 통합적 인식을 통해 움직임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몸의 감각을 일깨웠다.
이 여정의 중심에는 <휴먼 푸가> <스트레인지 뷰티> <우주 양자 마음>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실험적인 종합예술을 선보이는 연출 배요섭이 있다. 배요섭 연출은 작업 과정 동안 “(함께) 어둠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서로의 몸과 만났다. 또, 경험의 기억이 무의식의 수면으로 올라와 나타나는 이야기인 꿈을 나누며 그 속뜻을 발굴했다. 이러한 만남과 작업을 통해서 서로의 세계를 공유할 수 있었다.”라며, 공연을 통해 “저마다 다른 각자의 감각으로 마음을 열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관객이 짝을 이루어 함께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이 서로 다른 감각과 언어로 느낀 것을 나누며 각자만의 새로운 풍경을 그려보는 것이 핵심이다. 보이는 이들에게는 보이는 대로, 보이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들이 느끼는 대로. 들리지 않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울림으로 만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