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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에드가 드가·마르크 샤갈·데미안 허스트 모두 한자리에

현대百 더현대 서울 알트원, ‘서양 미술 800년사: 고딕부터 현대미술까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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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4호 김금영⁄ 2024.06.19 10:26:33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알트원 전시장 입구. 사진=김금영 기자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 배경의 14세기 종교 회화부터 에드가 드가, 마르크 샤갈, 데미안 허스트 등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이 모여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이 로빌란트+보에나(Robilant+Voena, 이하 R+V) 갤러리, 지엔씨미디어(GNC Media)와 손잡고 14세기부터 현대미술까지 총망라한 ‘서양 미술 800년사: 고딕부터 현대미술까지’전을 연다.

전시의 시작을 여는 14세기엔 종교 미술들이 자리한다. 사진=김금영 기자

R+V는 아트딜러 에드몬도 디 로빌란트와 마르코 보에나가 공동 설립한 갤러리로, 2004년 런던에서 첫 갤러리를 연 이후 2009년 밀라노, 2020년 파리와 뉴욕에서 차례로 갤러리 문을 열었다. R+V는 옛 거장의 회화를 비롯해 20세기 유럽 미술 작품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지엔씨미디어는 ‘루브르 박물관전’(2006), ‘퐁피두센터 특별전’(2008), ‘팀 버튼 특별전’(2022), ‘장 줄리앙: 그러면 거기’전(2022) 등 히트 전시를 선보여 온 전시 기획사로, 현대백화점과는 지난해 20세기 거장 라울 뒤피 전시를 선보이며 성공적인 협업을 한 바 있다.

이번엔 ‘서양미술 800년사: 고딕부터 현대미술까지’전에 이들이 뭉쳤다.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전시 공간 알트원(ALT.1)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4세기 종교 회화부터 21세기 현대미술까지 800년의 세월을 아우르며, 서양 미술 특히 유럽 미술의 역사를 훑어보는 특별한 여행을 제안한다. 방대한 컬렉션으로 유명한 R+V와 협업하는 만큼, 1300년부터 2000년대까지 서양 미술의 대표작을 관람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800년에 걸친 시대별 상징성을 갖는 작품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섹션2 '르네상스, 16세기를 그리다'엔 15세기 말에 이르러 네덜란드 화가들이 발명한 유화 물감을 사용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사진=김금영 기자

현대백화점 측은 “전시는 10개국에서 소싱한 시대별 대표작 70여 점을 소개한다. 계란 노른자와 안료를 합성해 작업한 회화를 일컫는 템페라를 비롯해 대리석상, 조각, 회화 등 17개 장르를 넘나드는 전시작들의 총 작품가액만 1300억 원에 달한다”며 “전시 공간은 시대별 특징에 따라 구성되며, 프란체스코 그라니치, 아르테미시아 젠탈리스키, 에드가 드가, 마크 샤갈, 데미안 허스트 등 해외의 대표적인 국립 미술관이 컬렉션으로 소장하고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봄과 동시에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세밀한 묘사의 시작부터 해체까지
대표작 통해 읽어보는 서양미술 흐름

섹션3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이상, 17세기 미술'엔 천재성으로 대변된 거장들의 작품에 접근한다. 사진=김금영 기자

전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크게 9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시작을 여는 14세기엔 종교 미술들이 자리한다. 이 섹션의 작품들은 삶과 종교가 분리될 수 없는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찬란히 빛나는 금빛 배경의 종교화가 가득하다. 매우 빠르게 마르는 특성의 템페라를 사용해 그림을 그렸기에 당시대의 화가는 신속하게 작업해야 했으며, 그렇기에 표현할 수 있는 색채의 수에 한계가 있었다.

16세기엔 이런 재료의 한계에서 벗어났다. 섹션2 ‘르네상스, 16세기를 그리다’에선 15세기 말에 이르러 네덜란드 화가들이 발명한 유화 물감을 사용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물감을 섞거나 덧칠하고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훨씬 세부적인 묘사를 할 수 있는 유화 물감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 활발하게 사용됐다. 여전히 종교적인 주제를 많이 다뤘지만, 화가들이 개인적인 스타일을 발전시키는 시기이기도 했다.

섹션4에 설치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이어지는 섹션3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이상, 17세기 미술’엔 천재성으로 대변된 거장들의 작품에 접근한다. 17세기 초는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를 시도한 거장 카라바조의 천재성으로 대변되는 시기인데, 그의 영향은 유럽 전체로 퍼져나갔다. 카라바조 화풍과 함께 이탈리아 바로크 양식이 확산되고 있을 때 이와 동시에 풍경화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장이 열리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예술가로서의 일생 대부분을 로마에서 보낸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을 고전주의 풍경화 장르의 선구자로서 소개한다.

자연이 가득했던 풍경화는 정치, 상업이 발전하며 건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상상의 풍경이 화폭으로 활발하게 옮겨졌다. 섹션4 ‘상상과 실제 사이, 18세기 풍경’은 특히 막대한 부와 권력에 힘입어 정치, 상업,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구축한 베네치아의 풍경에 주목한다. 이 맥락에서 ‘베두테(vedute)’라 불리는 건축 풍경화가 하나의 중요한 장르였는데, 해당 작품들은 주요 도시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이 섹션에 소개되는 조반니 파울로 파니니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작가들은 ‘카프리치(capricci)’라는 기법을 통해 상상의 풍경을 그림으로써 멋진 건축물을 묘사하거나, 다른 장소에 실재하는 여러 기념물들을 하나의 구성 안에 모두 배치하기도 했다.

섹션5 '고전주의와 사실주의'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미학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던 시기, 윤리적 주제와 이상화된 인간 형태의 묘사에 집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사진=김금영 기자

발전하는 시대상을 반영했던 예술은 다시금 과거 고대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회귀하며 이를 당 시대에 맞게끔 조화시킨다. 섹션5 ‘고전주의와 사실주의’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미학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던 시기, 윤리적 주제와 이상화된 인간 형태의 묘사에 집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고대 미술에서 영감을 구하면서도 프랑스의 우아한 감각으로 이를 녹여내 조화와 절제라는 신고전주의 이상을 표상한 루이 가브리엘 블랑쉐의 작품을 소개한다. 또한 동물과 정물 화가로 알려진 장 바티스트 우드리의 작품 등 일상적인 주제에 집중한 장르 회화들도 감상할 수 있다.

섹션6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까지’엔 초상화가 가득하다. 초상화는 19세기의 중요 회화 장르 중 하나로, 자신의 지위를 확립하고 문화적 소양을 인정받고자 한 상류층, 부르주아 계층의 사람들의 욕구로 인해 성행했다. 이 시기의 작가들은 아카데미의 역사와 종교적 주제로부터 멀어진 작품 활동을 펼쳤다. 초상화와 함께 기타 장르의 회화 또한 인기를 끌며 중산층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대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 방식으로부터 탈피한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마리노 마리니 등의 작품이 설치됐다. 사진=김금영 기자

섹션6와 섹션7 사이엔 드라마틱한 변화가 느껴진다. 섹션6를 비롯한 앞선 섹션들이 구체적인 형태나 세밀한 묘사를 중요시했다면 20세기 예술에 본격 들어가는 섹션7 ‘20세기 예술, 사회를 반영하다’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 방식으로부터 탈피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고자 한 예술가들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마리노 마리니 등이 작품이 설치됐다. 이중 마리노 마리노의 조각은 추상으로의 움직임이 단지 회화에서뿐 아니라 조각에서도 나타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섹션8 ‘보다 순수한 미술의 형태를 찾아서’엔 보다 형태나 형식이 파격적으로 해체된 작품들이 전시됐다. 제2차 세계대전은 서양미술의 분수령으로, 다양한 예술 운동과 전통적인 예술 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예술가들로 대변되는 놀라운 혁신과 실험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캔버스라는, 예술가에겐 하나의 거대한 세상과도 같은 상징적인 공간에 흠집을 내고, 전통적인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다차원적 미술 형식을 제안한 ‘백색 선언’으로 알려진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이 대표적으로 눈길을 끈다.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전시의 마지막은 섹션9 ‘예술을 실험하다, 컨템포러리 아트’가 장식한다. 꾸준히 진화하가 다각화되며 다양한 주제와 기법, 매체를 탐구하는 21세기 작가들에게 접근한다. 미의 개념과 예술에 대한 전복적인 접근과 해석이 특징인 ‘나비 회화’를 선보인 데미안 허스트, 재치 있고 불손한 슬로건과 큰 특징 없이 무난한 사진을 사용한 작품들을 통해 사회와 정치 현안을 다룬 아티스트 듀오 길버트와 조지 등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이다.

지엔씨미디어 측은 “이번 전시는 유럽의 미술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어떻게 예술가들이 선대 거장들의 가르침을 일관되게 따르면서도 예술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며 관습에 도전장을 내밀어 시대를 내다보는 미술을 만들고자 했는지 살펴본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문 전시관에 버금가는 입지를 인정받고 있는 알트원이 이번 서양 미술 800년전 개최로 다시 한번 콘텐츠 소싱 능력을 입증했다”며 “국내외 유수 갤러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차원 높은 전시 콘텐츠를 선별해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알트원에서 9월 18일까지.

섹션9에 '나비 회화'를 선보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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