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브라운 지음, 박찬국 옮김 / 운주사 펴냄 / 256쪽 / 1만 8000원
자본주의 경제학은 경제 성장을 절대적 가치로 숭상한다. 성장하지 못하면 아주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후 위기 시대에 경제 성장은 환경 위기, 빈부격차를 초래하는 주인공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느냐 아니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세울 것이냐 하는 분수령에 인류가 서 있는 환경에서, 미국 버클리 주립대학 경제학 명예 교수로서 노동 경제학 전문가인 저자가 지난 2017년 펴낸 이 책은, 발간 당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불교 신자이며 명상 수행자인 저자는 자유시장 경제학과 불교 경제학 사이에 존재하는 핵심적인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자유시장 경제학은 인간을 자기중심적이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존재로 상정한다. 반면 불교 기반의 경제학은 인간에게 관대하고 이타적인 면이 있음을 강조한다.
붓다는 한없는 욕망과 불만족은 고통의 원인이라고 가르쳤다. 원할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는 욕망의 무한 순환 속에서 인간은 번뇌에 빠지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자유시장 경제학의 명제가 “많이 소유할수록 좋으니 이익을 극대화하라”라면 불교 경제학의 댓구는 “인간과 자연의 복지는 상호 의존적이며, 공해는 개인이 무시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이다. 따라서 행복하려면 자비를 베풀라”이다.
저자는 경제 정책의 목표를 성장에서 찾지 말고, 삶의 질 증대, 환경 보호, 그리고 빈부격차의 해소라는 3가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정책 목표가 추진돼야 기업과 개인의 행동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