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4.08.30 08:32:07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오피스텔 관리비의 집행 내역을 실시간 공개한다.
영등포구는 그동안 관리비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오피스텔의 투명한 회계 관리와 관리비 횡령·배임으로 인한 임차인의 피해 예방을 위해 ‘오피스텔 관리비 집행내역 실시간 공개’ 시범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50가구 이상 공동주택(APT)은 관리비 세부 내역 공개가 법적 의무 사항이지만, 오피스텔(준주택) 등은 이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오피스텔 대부분은 건물 관리‧운영을 위탁회사에 위임해, 관리비 계좌의 입출금 내역은 위탁회사 관계자만 확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오피스텔 위탁회사가 입주민에게 관리비를 과도하게 징수해 부당한 이윤을 챙기거나 쌈짓돈처럼 착복한 끝에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오피스텔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공간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관리비 집행내역 실시간 공개는 신한은행과 ㈜페이컴즈가 공동 개발한 자금관리 시스템 ‘클린페이(CleanPay+)’를 통해 이뤄진다. 오피스텔 거주자는 클린페이 시스템의 자금 용도별 전용 가상 계좌에 관리비를 입금하고, 항목별 입금·지출 내역 등을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임차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자체 감시 기능을 갖춘 시스템으로 오피스텔 관리의 투명성을 높인 것이다.
영등포구는 30일부터 9월 23일까지 ‘오피스텔 관리비 실시간 공개시범사업 공모’를 실시해 참여 오피스텔을 모집한다. 이 오피스텔들은 추후 영등포구·신한은행과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영등포구는 참여 오피스텔에 ‘관리비 공개 오피스텔 인증 현판’을 수여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아직은 첫 단계지만 이번 사업으로 관리비 횡령이나, 월세를 낮추고 대신 관리비를 대폭 올려받는 관행을 근절하는 긍정적인 선순환을 기대한다”며 “청년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인 만큼, 사회에 나온 청년들이 겪는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고 청년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제도를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