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설 마케팅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한 고가의 선물을 늘린 반면, 대형마트는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편의점, 식품기업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겨냥한 이색 상품 출시, 이벤트 전개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편의점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겨냥한 이색 상품들을 선보이며 고객 맞이에 나섰다. 명절을 혼자 지내는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을 겨냥한 상품들부터 을사년(乙巳年)을 기념하는 상품,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한 할인 행사 등 형태도 다양하다.
GS25, 편의점 다목적 기능 강화 초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식당, 은행 등이 문을 닫는 명절 연휴, 편의점의 다목적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GS25는 혼명족을 위한 ‘혜자로운설명절도시락’(이하 설날 도시락)을 1월 14일 전국 GS25 매장을 통해 출시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명절 시즌 꾸준한 매출 상승효과를 이어온 바 있다. 실제로 GS25는 설날 도시락이 출시 직후 매년 도시락 매출 1위에 올라서는 등 인기를 기록하는 것에 힘입어 예년 대비 출시 일자를 1주일 이상 앞당겼으며, 운영 물량도 2배 가량 확대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설날 도시락 콘셉트는 궁중요리로 알려진 구절판이다. 명절 대표 요리 등 9개 메뉴를 선별해, 가로·세로 3칸씩 총 9칸으로 나눈 특별 용기에 담아내는 방식이다.
한 종류의 밥과 다양한 반찬을 곁들이는 일반적인 도시락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불고기, 너비아니, 모둠전, 3색나물 등 설날 대표 음식 6종과 함께 전복톳밥, 흑미밥, 김치볶음밥 등 밥 메뉴를 3종까지 늘린 구성 방식을 올해 설날 도시락에 새롭게 도입했다. GS25 측은 “새로운 먹는 재미와 취식 만족도 등을 한층 더 높이고자 반찬과 함께 밥 메뉴까지 다양화 하는 도시락 구성 전략을 설날 도시락을 통해 첫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GS25는 현금인출기 인프라를 점검하고 안전상비의약품 등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긴급 금융, 응급 구호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명절 연휴 기간 각 종 편의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편의점의 다목적 역할이 강화되는데, 지난해 설·추석 연휴 기간 GS25의 ▲안전상비의약품 128.4% ▲반값택배 116% ▲ATM(CD) 105.2% 등의 실적은 직전 주 대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안진웅 GS25 도시락 MD는 “매년 선보이는 명절 도시락의 관심도가 지속 커짐에 따라 역대급 구성의 혜자로운설명절도시락을 선보이게 됐다”며 “명절 연휴 기간 편의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요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서비스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뱀 디자인 골드바 등 이색 상품
고급 승용차, 골드바 등 이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이색 선물을 편의점에서 선보여 주목받아 온 이마트24는 올 설 명절엔 을사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 디자인의 골드바 상품과 한정판 주류를 마련했다.
이마트24가 판매하는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상품은 ▲뱀 골드바 1돈(3.75g) ▲뱀 골드바 10돈(37.5g) ▲뱀 하트골드바(1g) ▲굴비세트 골드바 1돈(3.75g) ▲ 뱀 미니피규어(3g) 등 5종이다.
이마트24는 고객에게 시세가 반영된 최적의 가격으로 순금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12월 24일, 31일, 1월 7일, 14일) 한국금거래소 판매 시세를 반영해 가격을 변경하고, 일주일간(12월 25~31일, 1월 1~7일, 8~14일, 15~20일) 해당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와 함께 이마트24는 ▲조니워커 블루 뱀띠에디션 ▲더 글렌그란트 10년 뱀띠에디션 ▲더 글렌그란트 12년 뱀띠에디션 ▲글렌알라키 11년 뱀띠 에디션 ▲디아블로 청사패키지 ▲화요53도 청사에디션 등 청사 에디션 주류 상품도 준비했다. 청사 에디션 상품에는 지혜와 신중함을 상징하는 뱀의 이미지가 패키지에 담겨 있으며, 한정 판매로 진행한다.
이 밖에 9만 원대~20만 원대의 실속형 소형 가전제품도 준비했다.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의류관리기 ‘시티파이 스타일랩 미니의류관리기’, 부모를 위한 효도상품이면서 젊은 고객도 많이 찾는 홈 마사지기 ‘풀리오 풀리션 마사지부츠’, ‘풀리오 마사지기’와 ‘편백숲 좌훈족욕기’ 등을 판매한다.
CU, 명절 한정 첫 주류 특화 행사 기획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설 명절 연휴 동안 대규모 주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CU가 명절 한정으로 기획한 주류 특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명절 연휴 높아지는 주류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실제로, CU에서 지난해 설 명절 연휴 4일 동안 전월 대비 주류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맥주 60.2%, 와인 58.8%, 전통주 52.5%, 소주 42.4% 크게 늘었으며 양주는 무려 107.7% 껑충 뛰었다.
CU는 올해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명절 연휴가 더욱 길어진 만큼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고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인기 상품들 위주로 행사를 집중 구성했다. 먼저 대용량 맥주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테라, 켈리, 필라이트 등 1.6L짜리 대용량 국산 맥주 상품들을 2개 이상 구매하면 30% 할인 받을 수 있다. 발포주 번들 제품들은 최대 40%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고객의 수요가 높은 수입 캔맥주도 할인 가격에 선보인다. 행사는 1월 24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이와 함께 CU는 최근 몇 년간 위스키를 즐기는 고객이 부쩍 늘어난 것을 반영해 인기 위스키도 대폭 할인한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조니워커 그린, 버팔로 트레이스 등 7종의 위스키를 정가 대비 40% 저렴한 특가에 판매한다.
이 밖에 신년 기획 뱀띠 에디션 와인 2종(로쉐 마제, 1865)은 20% 할인가에 선보이며, 독도 소주, 화요25도, 일품진로 1924 등 증류식 소주 5종도 최대 1만 2000원 할인한다.
BGF리테일 측은 “길어진 연휴 동안 가족, 친지 간 모임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주류 파격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며 “CU는 앞으로도 업계 내외 소비 동향에 발 빠르게 대응해 고객 혜택을 높이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