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4050세대 남성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던 숙취해소제 시장이 여성과 MZ세대까지 고객층이 넓어지면서 이들을 겨냥해 마케팅 방식도 다변화하고 있다. 삼양사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MZ세대의 워너비 스타를 모델로 발탁하고, 이색 팝업과 협업을 전개해 눈길을 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 입은 상쾌환의 변신
최근 MZ세대 소비자 사이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열풍이 불면서 저당·제로슈거 제품 출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는 제로슈거 제품은 설탕에 비해 혈당을 높이는 영향이 적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2년 약 179억 2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전 세계 제로슈거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4%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스낵, 음료, 아이스크림 등 각종 제로슈거 식음료가 활발하게 출시되는 가운데 숙취해소제 시장도 뛰어들었다.
삼양사는 대표 숙취해소제품 ‘상쾌환’을 제로슈거 제품으로 선보였다. 상쾌환은 지난 2013년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품으로 첫 발을 뗐다. 이후 2019년 스틱 제품을 출시했고, 2023년 ‘상쾌환 부스터’를 출시해 숙취해소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매 트렌드에 맞춰 라인업을 다양화해왔는데, 지난해 1월 ‘상쾌환 부스터 제로’에 이어 올해 1월엔 ‘상쾌환 스틱 제로’를 출시하며 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
해당 제품들은 설탕의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 등에 함유된 단맛 성분으로 설탕과 비슷한 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제로인 대체 감미료다. 삼양사는 자체 효소 기술로 만든 알룰로스를 ‘넥스위트(Nexweet)’라는 브랜드로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상쾌환 부스터 제로와 상쾌환 스틱 제로에도 ‘넥스위트 알룰로스’가 쓰였다. 설탕뿐 아니라 식용색소와 식품의 부패를 방지하는 보존료도 사용하지 않아 건강을 생각하는 MZ세대의 니즈를 맞췄다.
이 밖에 글루타치온 성분 등을 함유한다. 글루타치온은 숙취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빠른 체내 분해와 체외 배출을 돕는 원료로, 삼양사는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 글루타치온 성분의 기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건강과 더불어 맛 또한 생각하는 니즈도 맞췄다. 상쾌환 부스터 제로는 글루타치온 성분과 밀크씨슬추출분말, 헛개나무열매 등을 함유했다. 또 패션후르츠 향이 진한 기존 상쾌환 부스터와 달리 허브차에 많이 사용하는 히비스커스와 자몽을 조합했다. 상쾌환 스틱 제로는 MZ세대의 다양한 입맛을 고려해 ▲청사과맛 ▲납작복숭아맛 2종으로 구성됐다. 상쾌환 스틱 제로의 칼로리는 개당 11kcal으로, 이는 기존 스틱 제품의 절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삼양사의 마케팅은 매출 상승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삼양사의 알룰로스 관련 매출은 양산을 시작한 2020년(20억 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사 측은 “제로슈거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제로 숙취해소제품을 출시해왔다. 지난해 선보인 음료형에 이어 스틱 제품까지 제로 라인업을 확대한 이유”라며 “최근 상쾌환 주원료에 대한 숙취해소 효과 검증까지 마친 만큼 보다 신뢰도 높은 숙취해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MZ세대 워너비 스타 고윤정 새 얼굴로
이런 상쾌환의 얼굴로는 MZ세대의 워너비 스타로 떠오른 배우 고윤정이 지난해 3월부터 활약하며 관심을 더욱 끌어들이고 있다. 고윤정은 영화 ‘헌트’, 드라마 ‘무빙’ 등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삼양사 측은 “고윤정은 최근 주목받는 배우로, 젊은층에서 영향력이 크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상쾌환과 잘 맞는다고 판단해 신규 모델로 선정했다”며 “‘영 앤드 트렌디(Young & Trendy)’란 상쾌환의 브랜드 설정과도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양사는 고윤정이 출연한 상쾌한 부스터 제로·스틱 제로의 새 광고를 모두 공개했다. 모델의 동작을 통해 상쾌환 부스터 제로의 특징인 ‘4ZERO(칼로리, 설탕, 색소, 보존료 무첨가)’를 강조했고, 상쾌환 대표 색상인 ‘블루’ 컬러를 클래식 타자기 등의 오브제에 입혔다.
특히 상쾌환의 브랜드 콘셉트인 영 앤드 트렌디를 전달하기 위해 엑스트라 없이 메인 모델만 등장하며 화보를 연상케 하는 영상미를 선보였다.
삼양사 측은 “상쾌환 특유의 감성과 트렌디함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모델 고윤정의 매력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상쾌환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색 경험 추구하는 MZ세대 니즈 반영한 팝업 등
직접 브랜드를 체험하기를 원하는 MZ세대의 니즈를 반영한 마케팅도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지난해 4월엔 3D 그래픽 기술 기반 ‘게이미피케이션’ 콘셉트로 상쾌환 홈페이지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Game(게임)’과 ‘-ification(~화)’의 합성어로, 참가자의 흥미 유발과 몰입도 향상을 위해 게임이 아닌 콘텐츠에 게임의 사고방식이나 기법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삼양사 측은 “리뉴얼한 상쾌환 홈페이지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바뀐 상쾌환 홈페이지는 가상공간 ‘상쾌환 스트리트(STREET)’에 생성된 아바타를 통해 디지털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게 구성됐다. 홈페이지 방문객은 1인칭 시점에서 아바타를 움직여 다양한 요소와 상호작용하며 상쾌환 브랜드와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홈페이지 방문객은 가상 공간 속 전광판을 통해 상쾌환 부스터 제로 CF를 비롯해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등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상쾌환의 히스토리를 알 수 있는 브랜드 코너 ▲상쾌환의 제품 라인업과 특징을 소개하는 제품 코너 ▲주요 소식과 역대 광고영상을 볼 수 있는 뉴스·미디어 코너 등 홈페이지 주요 카테고리의 디자인과 구성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를 도입하면서 홈페이지 내 방문객 체류 시간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MZ세대 고객과의 접점을 이어갔다. 삼양사는 지난해 5월 을지로 3가역 인근에 위치한 뉴스뮤지엄 을지로점에서 숙취해소 브랜드 상쾌환의 팝업스토어 ‘블루 익스프레스’를 운영했다. 을지로는 MZ세대 사이 ‘힙지로(힙하다와 을지로의 합성어)’로 불리는 상권이다.
팝업은 ‘상쾌환을 선물해 마음을 전하세요’라는 콘셉트 아래 방문객이 자신의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 등 소중한 사람에게 상쾌환을 선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마음을 전하다’는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4층 높이의 건물 외벽을 포장지로 둘러싼 선물처럼 꾸미고 택배 운송장, 취급주의 문구 등의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팝업 전체가 거대한 상쾌환 선물 패키지처럼 보이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상쾌환의 대표 컬러인 블루 색상의 소품을 곳곳에 배치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양한 체험 요소도 꾸렸다. 팝업 1층에 마치 우체국처럼 만들어진 ‘오더 존’의 안내 데스크에서 팝업에 대한 소개 및 참여 방법을 알려주고, ‘블루 데스크’에서 상쾌환 선물 제품 주문서(하트페이퍼)를 작성해 접수처에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같은 층에 위치한 ‘플레이 존’엔 자동 컨베이어 벨트에 상쾌환 제품을 배치한 블루 익스프레스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오더 존에서 방문객이 주문한 상쾌환 제품이 선물 패키지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연출했다.
‘플레이 그라운드’에서는 ▲블루 익스프레스의 마음 전달 콘셉트를 반영한 ‘상쾌환 텔레파시’ ▲상쾌환 부스터 제로의 특징을 살린 ‘4 ZERO 저울 게임’ ▲상쾌환 부스터 제로 뚜껑을 활용한 ‘상쾌환 알까기’ 등 3가지 미니게임을 운영했다.
팝업 2층엔 방문객이 각자 주문한 상쾌환 선물 패키지를 받고 방문 소감을 작성하는 ‘딜리버리 존’을 구성했다. 이곳에 각자 수령한 제품 패키지를 스티커, 스탬프 등으로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데코 존’과 인증샷 촬영을 위한 ‘포토존’도 운영하며 MZ세대의 체험 욕구를 채웠다. 실제로 해당 팝업은 오픈 당시 첫 주말 동안 약 2600명이 다녀가는 등 성황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 측은 “앞으로도 상쾌환 브랜드 차별화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양사는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 6728억 원, 영업이익 1327억 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대비 0.8%, 17.2%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1% 늘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