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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플렉스(Flex)에서 듀프(Dupe)로, Z세대가 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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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91호 정의식⁄ 2025.03.10 14:14:26

사진=dupe.com
 

과거 Z세대를 상징하는 용어가 ‘플렉스(Flex)’, ‘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오직 한 번뿐)’였다면, 현재는 ‘듀프(Dupe)’와 ‘YONO(You Only Need One, 너에게 필요한 건 이거 하나뿐)’라고 한다. 특히 럭셔리 제품의 저렴한 모방품을 구매하는 ‘듀프(Dupe) 소비’라는 현상이 심상치않은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스탠리 텀블러의 듀프 제품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자, 아마존과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유사 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일이 있었다. 샤넬, 디올, 에르메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화장품과 향수 듀프 제품들이 올리브영 같은 뷰티편집숍을 통해 큰 인기를 끄는 사례도 있다. 자라와 H&M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아예 처음부터 고급 패션 하우스의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빠르게 출시, 듀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패션, 뷰티 업계 뿐만이 아니다. 식음료, 가구, 인테리어는 물론 IT기기 시장에서도 듀프 제품들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의 이름이나 사진을 올리면, 비슷한 듀프 상품을 전문적으로 추천해주는 ‘Dupe.com’같은 사이트가 등장했을 정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여전히 가볍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Z세대가 듀프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를 입증한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듀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인플루언서들은 ‘듀프 헌팅(Dupe Hunting)’이란 콘텐츠를 통해 고가 제품과 유사한 저가 제품을 소개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소셜 미디어, 특히 틱톡에서 ‘#듀프(#dupe)’라는 해시태그를 단 영상들은 수십억 뷰를 기록하기 일쑤다.

현대의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똑똑한 소비자(Smart Consumer)’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은 고가 제품을 무조건 구매하기보다 ‘현명한 선택’을 통해 자신의 소비 지혜를 과시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을 통해 제품의 성분이나 제조 과정에 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 간의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정해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듀프 소비가 가져온 어두운 이면도 짚어봐야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적 재산권 침해다. 원본 디자인의 핵심 요소를 모방하여 만드는 경우가 많다보니 ‘짭’ ‘카피캣’이라는 지적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지속적인 모방은 원본 브랜드의 혁신 의지를 저하시키고, 산업 전반의 창의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중소 디자이너나 신생 브랜드는 자신의 독창적 디자인이 빠르게 복제됨으로써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자칫 산업 전체의 활력이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검증되지 않은 듀프 제품이 품질 문제나 유해성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화장품, 식품 용기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최대한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게 좋다.

듀프 열풍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문화경제는 봄 시즌을 맞아 ‘대세는 듀프’ 특집을 마련했다. 편의점 먹거리 시장을 점령한 글로벌 셰프들과의 협업 제품들과, 패션, 뷰티 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듀프 제품들을 살펴보고, 와인, 니혼슈, 위스키 등 주류 업계까지 퍼진 듀프 열풍을 짚어봤다.

어찌보면 듀프 역시 플렉스, 욜로처럼 잠시 주목받다 스쳐지나갈 유행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흐름을 최대한 잘 즐기고, 누리는 게 중요하다. 물론 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이다. 대세가 어떻든, 유행이 어떻든, 본인의 취향과 선호에 좀더 충실해지자. 모름지기 끝나지 않는 유행이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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