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3.25 14:32:11
서울 관악문화재단(대표이사 차민태)이 주최한 관악아트홀 기획초청전시 ‘바람맞으셨군요’가 지난 3월 15일 성황리에 마쳤다. 광고의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한 이번 전시에는 국내 광고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1~2세대 영상광고 감독 5인(강한영, 김종원, 김문생, 이지송, 채은석)이 작가로 참여했다.
전시실에서는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엘라스틴 했어요’, ‘사랑해요 밀키스’ 등 시대를 대표하는 영상광고 명대사와 광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1970~2000년대 영상광고 아카이브 영상과 이를 재해석한 미술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2030세대에겐 뉴트로 감성을, 5060세대에겐 추억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예술가와 관람객이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2월 19일에는 전시 오프닝 행사가 열렸고, 참여 작가와 예술계 관계자들이 전시의 취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작가와의 대화, 큐레이터의 해설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며 전시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
전시를 관람한 국립정동극장 前극장장 손상원은 “광고는 TV 속 제품 홍보 콘텐츠로만 생각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2~30년이 지난 영상광고 속 감독의 창의적 해석과 표현을 느낄 수 있었고 하나의 예술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재단은 예술을 현재 관객들이 환호하는 콘텐츠로 보고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광고는 상업적 도구를 넘어 참여한 예술감독의 감각과 상징적 표현을 담고 있으며 2~30년 시간을 일반시민과 함께 보낸 문화의 아이콘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각 영상광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어 광고의 상업적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경험을 제공했다.
‘나하나 초콜릿’(1970, 정소녀), ‘심플리트’(1989, 박상원) 등 시대를 대표하는 영상광고를 연출해온 이지송 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광고가 품은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일반시민에게 전달할 수 있어 뜻깊었다“라며 이번 전시 참여의 소회를 밝혔다.
관악문화재단 차민태 대표이사는 “광고는 시대의 욕망을 담아낸 콘텐츠인 동시에 시대의 사회·경제·문화를 잘 담아내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구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아쉬운 관객을 위해 오는 4월 초 관악중앙도서관 4층 일반열람실에서 리모델링을 기념한 전시를 이어간다. 열린 책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공간 속에서 대한민국 1세대 대표 영상광고감독, 이지송 감독의 미디어아트 5점과 채은석 감독의 광고카피 코멘터리를 만날 수 있다.
이어 4월 중순에는 관악아트홀 전시실에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전시 ‘브릭 아트’가 열린다. 창의적인 놀이와 예술을 접목한 전시로,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문화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