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모바일 기반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경영권을 전면적으로 확보했다. 디지털 보험 시장 주도권 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이자, 수년간 누적된 캐롯손보의 적자 구조에 대한 주도적 재정비로 해석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캐롯손해보험의 주식 2586만4084주(지분율 42.93%)를 주당 7,951원, 총 2,05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추가 지분 확보로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지분율은 98.3%로 상승하며 사실상 완전자회사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캐롯손보는 2019년 한화손보를 주축으로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등이 참여한 국내 최초 디지털 전업 손해보험사로 출범했다. 한화손보는 당초 5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인수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어펄마캐피탈 등 초기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요구에 따라 한화손보가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매각설도 제기됐지만, 디지털 손보사의 독자적인 인수 후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흡수합병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캐롯손보는 출범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왔다. 첫 해인 2019년 91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841억원, 2023년 760억원 등 지속적인 손실 구조를 보였다.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도 2022년 3분기 656%에서 2023년 말 156.24%로 급감하며 자본 확충 압박이 심화된 바 있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한화손보는 캐롯손보의 전략을 직접 주도하며, 디지털 보험 플랫폼 고도화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특히 최근 보험업계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온라인 채널 강화 흐름 속에서 한화손보는 캐롯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손보가 캐롯을 완전 자회사화하면서 디지털 보험 시장 내 입지를 재정비할 수 있게 됐다”며 “적자 구조 해소와 중장기적인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병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