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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가 주는 행복⑤ 필름 감성 카메라에 푹 빠진 젊음

필름 감성 디지털카메라 ‘X100’ & ‘GR’ 젊은 세대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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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응구⁄ 2025.05.09 17:07:08

최근 들어 필름 감성의 따뜻한 결과물을 내는 디지털카메라가 젊은 세대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맥주의 패키지 리뉴얼 기념 팝업스토어 방문차 서울 성수동을 찾았다. 일이 아니고선 평소 꺼리는 동네 중 하나다. 역시나 금요일 오후의 성수동은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스물두 살 대학생 김민지를 만났다. 그가 눈에 들어온 건 손에 쥔 카메라 때문이었다. 아이폰 혹은 갤럭시, 가끔 보이는 미러리스 카메라 속에 유독 빛나는 필름카메라다. 브랜드는 ‘니콘 FM2’. 아날로그 시절 명기(名器) 중 명기로 불렸다.

김민지는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이 카메라로 어린 김민지를 담았다. 그리고 김민지는 아버지의 카메라로 세상을 담기 시작했다.

김민지는 필름카메라를 굳이 아날로그 감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카메라의 한 종류일 뿐이다. 하지만 필름카메라로 찍고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을 거쳐 손에 쥐는 사진 한 장은 요즘에 느끼기 힘든 따뜻하고 포근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더 정감 간다고 했다.

“솔직히 귀찮죠. 필름 하나 현상하겠다고 충무로까지 가야 하거든요. 이제 현상소가 많지 않기도 하고요. 근데 그런 귀찮고 느린 과정이 당연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내가 너무도 빠른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건 아닌가 생각 들기도 해요.”

흔히 필름카메라를 기다림과 비교하곤 한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DSLR·미러리스)는 한 번 찍고선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삭제하고, 그 여러 장 중에서 맘에 드는 한 가지를 고른다. 반면 필름카메라는 필름 36장 중 한 장을 망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이리저리 재보다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구도는 맞는지, 노출은 적정한지, 피사체에 초점은 잘 맞춰졌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 후 셔터를 누른다.

무엇이 더 좋고 나쁘고의 얘기가 아니다. 온통 디지털화된 세상 속에서 빠름을 소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느림을 즐기는 이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굳이 필름카메라를 사지 않고 필름 감성의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할 수도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 후지필름의 ‘X100’ 시리즈와 리코의 ‘GR’ 시리즈다. X100은 독특한 필름 색감과 레트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2010년 첫 출시 후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GR은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여서 휴대성이 아주 좋다. 일상을 담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둘 다 감각적인 결과물로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데, 그 인기를 반영하듯 중고 시장에서 이 둘의 매물을 찾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다.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41’ 출시


필름 느낌의 카메라가 뜨니 즉석카메라 시장도 들썩인다. 한국후지필름은 4월 29일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41’을 출시했다. 인스탁스는 젊은 세대의 사용 빈도가 높다.

이번 신제품은 클래식한 디자인에 직관적인 조작 방식과 실용적인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셀카나 가까운 피사체(30~50㎝)를 촬영할 때 유용한 클로즈업 모드를 탑재했다. 전원은 카메라 렌즈를 한 번 돌리면 켜지고, 한 번 더 돌리면 클로즈업 모드로 전환된다. 렌즈와 뷰파인더의 위치 차이로 발생하는 ‘시차 현상’을 효과적으로 보정해, 뷰파인더에 보이는 그대로 피사체가 사진 중앙에 출력되는 점도 큰 장점이다.

후지필름 측은 “바쁜 일상 속 소중한 순간을 물리적으로 기록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출시 소감을 밝혔다.

아직도 아날로그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 추억으로 대접하려니 뭔가 가벼운 듯 보이고, 한낱 유행으로 치부하려니 그 시절에 미안하다.

아무렴 어떨까. 지금의 아날로그는 1980년대라면, 2060년대의 아날로그는 2020년대라고, 그냥 맘 편히 생각할까 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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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디지털카메라  후지 X100  리코 GR  인스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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