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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힙’한 공간이 소비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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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 2025.05.27 11:06:23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체험 공간 ‘아모레 성수’. 사진=아모레퍼시픽
 

요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여기가 카페인가, 편집숍인가, 아니면 미술관인가?’ 하는 혼란에 빠지기 일쑤다. 어딘가 모르게 ‘힙(Hip)’한 기운이 감도는 공간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옷을 만지거나, 책을 읽고, 가끔은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낸다.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선 이 새로운 형태의 ‘힙 플레이스’들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일상에 익숙한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런 공간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MZ세대의 대두’ 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인증샷’을 일상적으로 올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불리는 MZ세대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 감각적인 공간에서 얻은 순간들을 공유하며 자신의 취향과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힙 플레이스’는 바로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마치 잘 기획된 무대와 같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은 곧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명함이 되는 셈이다.

오프라인 공간의 ‘재발견’이라는 측면도 중요하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이 시장을 장악한 듯 보였지만, 직접 만져보고, 향을 맡고,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온라인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오감 만족의 경험이 오프라인 공간의 존재 이유가 되고 있다. ‘힙 플레이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힙한 매장’ 또는 ‘브랜드 체험 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의 장이 된다. 이 공간들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를 통해 방문객들을 브랜드가 펼쳐 보이는 이야기에 깊이 몰입하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뷰티 브랜드는 원료를 직접 시향하게 하거나, 제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보여주며 브랜드의 진정성과 장인정신을 오롯이 전달한다. 이러한 몰입형 경험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물론, 더 나아가 강력한 ‘팬덤’으로 이어지는 핵심 동력이 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성수동에 뷰티 체험 공간 ‘아모레 성수’를 열어 고객들에게 제품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성수동 특유의 감성을 담은 카페와 정원은 방문객들이 오랜 시간 머물며 브랜드에 스며들도록 유도했다.

또, 더현대서울의 ‘아바타: 물의 길’ 팝업 스토어는 발자국에 따라 반응하는 미디어 아트로 방문객을 몰입시켰으며, 명품 브랜드 구찌의 ‘구찌가옥(Gucci Gaok)’은 한국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플래그십 스토어로 주목받았다.

이처럼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시대를 맞아, 문화경제는 ‘복합문화 별천지’ 특집을 마련했다. 평범한 스타벅스가 아닌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리저브’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도산’과, ‘텍스트 힙(Text Hip)’ 트렌드를 선도하는 SK케미칼의 인문학 문화공간 ‘지관서가(止觀書架)’, 갤러리를 넘어선 현대카드의 복합문화공간 ‘스토리지(Storage)’ 등 독특한 힙 플레이스들을 찾아가봤다.

어느새 거리를 잠시 걷기만해도 땀이 나고 숨이 턱턱 막히기 시작하는 여름의 초입이다. 잠시나마 더위도 피할 겸 이런 공간들을 찾아 브랜드의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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