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05.30 17:17:44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는 시대에 차량 운전을 통제하는 통제권 역시 ECU(전자제어장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는 역으로 차량 내 시스템에 대한 보안이 핵심 산업으로 부상할 것을 시사한다.
이처럼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시장이 성장하며 외부와 통신 가능한 ECU(전자제어장치) 탑재가 확대됨에 따라 차량 보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아우토크립트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아우토크립트는 5월 29일 서울 삼성동 미래 모빌리티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계획과 미래차 보안 시장 공략 전략을 공개했다. 2019년 설립된 아우토크립트는 차량 보안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추며 국내 대표 미래차 보안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회사가 본격적인 수익 전환 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회사는 초기 R&D 예산에 집중하며 꾸준히 로열티 수익을 확장해온 만큼,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규제 확산에 따른 시장 성장과 글로벌 수주 확대 기대
아우토크립트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확대와 함께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 보안 탑재 의무화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가운데, UNR155·156 등 규제 대응 기술을 앞세워 21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 보안 솔루션 로열티, 보안 테스팅, 기술 서비스(TS)를 주요 사업 모델로 삼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다만, 자동차 보안 분야는 IT, 하드웨어 기업 등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기술과 서비스 품질 유지가 관건이다.
아우토크립트는 2024년 매출 230억 원, 영업손실 172억 원을 기록했으며, 내년 흑자전환을 필두로 2027년까지 매출 635억 원, 영업이익 183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로열티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현재 진행 중인 17건 이상의 신규 양산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로열티 매출로 전환돼야 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의 시점과 속도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글로벌 인증과 기술력 확보는 긍정적 요인
2024년 5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일의 TS 인증기관으로 지정되며 보안 규제 대응 역량을 공고히 한 점은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첫 TS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으나, TS 관련 수익은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매출 확대가 필요하다. 아우토크립트는 국내 최대 해킹팀 운영과 1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해 기술적 진입장벽을 구축했으며, 188개 고객사 확보를 통해 시장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최대 해킹팀을 보유한 회사는 ECU 부하를 40% 저감하고 처리 속도 41%, 처리량 67% 향상된 기술 성과를 내세우며 고신뢰·저부하·고호환성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현재 8개 글로벌 완성차의 70여 개 차종에 보안 소프트웨어가 적용돼 있으며, 2027년까지 6천만 대 이상의 차량에 로열티가 발생할 전망이다. 평균 로열티 단가는 2,134원으로, 차량 1대당 10~20개의 ECU가 장착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수익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 외에도 농기계, 건설기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LS엠트론, HD현대건설기계 등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V2X 보안 분야 점유율 100%, 전국 4,800km 이상 C-ITS 보급으로 자율주행 시대 수수료 기반 매출 확장도 기대된다.
상장 후 약 64.1%에 달하는 주식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어 초기 주가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1개월 내 해제되는 주식이 23.2%에 달해 단기적으로 주식 유통량 급증에 따른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벤처금융 및 전문투자자의 보호예수 해제 시 매도 압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차 보안 시장 선도 기대감과 현실적 한계 공존
아우토크립트는 글로벌 완성차사 및 부품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차량 보안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경쟁 심화, 규제 변화, 수익성 전환 속도 등 현실적 도전과제가 상존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장기적 성장 전망과 단기적 리스크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김덕수 대표는 “21개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상위 부품사 40%가 선택한 기술력과 양산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며 “글로벌 보안 규제 강화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익모델 전환을 통해 글로벌 미래차 보안 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우토크립트는 이번 상장에서 140만주(신주 100%)를 공모할 계획이며 희망 공모가는 18,700원~22,000원, 공모 규모는 262억 원~308억 원이다.
오는 6월 4일부터 11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받는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