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글로벌 자산배분②] AI 전쟁의 또 다른 축, 중국 “성장 빠르지만 수익화가 관건”

미래에셋증권 “경쟁 심화로 생존 기업만 살아남을 것. 관망 중인 시장, 하반기 중국 정책 시그널이 변수”

  •  

cnbnews 김예은⁄ 2025.07.08 16:41:33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이필상 전무.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이필상 전무는 주식 투자 전략에 관해 "글로벌 일류 기업에 투자해 그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함께 누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핵심은 "잘하는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과거에는 이러한 기업들이 주로 미국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최근 중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무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고학력 인력, 강한 기업가 정신, 그리고 산업의 구조조정과 과점화를 지목했다. 또, 같은 회사 박연주, 박수진, 김지은 연구원은 중국 탐방 보고서에서 미국 제재로 가속화된 기술 내재화와 AI 산업의 저력을 추가로 강조하며 중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의 고학력 인력, 기술 내재화, 산업 구조조정, 그리고 AI 기반의 혁신을 토대로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테크, AI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관망세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정책 변화와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이 시장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국 선전시는 지난해 말 ‘AI 선도 도시 건설을 위한 조치’를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해 연간 5억위안(약 990억원) 규모의 ‘교육 바우처’ 등 대대적인 지원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중국 선전 전경. 사진=pixabay

고학력 인력과 교육 인프라가 만드는 기술 경쟁력
먼저, 중국은 교육 투자 확대를 통해 고학력 인재 풀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대학 진학률은 약 60~70%에 달하며, 매년 100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 전무는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이 논문 인용 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년 전부터는 영국을 제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정상권에 올랐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톱티어 AI 엔지니어 중 47%가 중국 출신이며, 2025년에는 중국의 이공계 박사 배출 규모가 미국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이 협력해 이공계 교육과 영재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강화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강한 기업가 정신과 정책 기반의 비즈니스 환경
이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중국의 규제 환경에 대해 "중국 기업에게 규제는 공기와 같고, 모든 기업에 공정하게 적용된다"며 기업가 정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상속세와 부동산 보유세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 기업가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성장을 추구하는 인센티브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 역시 화웨이의 사례를 들며 "화웨이의 종업원 지주제, 가상주식 인센티브, 창업주의 리더십, 정부와의 전략적 협력 등이 중국 기술 굴기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최대 4억 원 연봉을 제시하는 ‘천재소년 프로젝트’를 통해 위성 통화 기술 등 핵심 기술을 개발했고, 이는 스마트폰 판매 회복으로 이어졌다. 


미국 제재가 촉진한 기술 내재화
이 밖에도 연구원들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 기술기업에 단기적 타격을 줬지만, 동시에 장기적 자립을 유도했다고 봤다. 2019년 시작된 미국 제재로 인해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급감했지만,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품 1만 3000개를 국산화하고, 4000여 개 회로기판을 자체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자체 개발은 기린 칩, 하모니 OS, 어센드 AI 칩,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이어졌으며, 관련 공급망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기술 내재화가 중국 기업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하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고, 핵심 기술에서의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수는 3000개를 돌파했으며, 국산화율도 30%를 상회하고 있다는 것. 이 전무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 기업의 기술 자립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높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AI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펼치고 있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AI 산업단지 조성과 R&D 보조금, AI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운영 중이며, 시범 서비스 허가제도를 확대하고 테스트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하고 있다.

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 다이내믹’ 모습. 사진=BYD코리아

BYD·화웨이·CATL… 중국 대표주, 구조적 성장의 중심에 서다
이러한 요인이 맞물리며 기술 자립에 힘쓴 중국 기업들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AI 산업 등에서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비야디(BYD)가 연간 45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전무는 "비야디는 정부 보조금 외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과 수직계열화로 원가 절감과 성능 개선을 동시에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비야디는 2024년 1분기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수 판매뿐 아니라 글로벌 수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산업도 정부의 시범 서비스와 테스트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중앙·지방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테스트 라이선스와 AI+ 정책의 혜택을 받고 있다. 화웨이 M9은 독일 자동차 잡지 P3에서 분석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상위 10개 중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화웨이는 AI, 자율주행, 스마트 디바이스 분야에서 시장 선점을 통한 성장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 경쟁력과 결합한 피지컬 AI(스마트카, 휴머노이드 등)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가 제2의 딥시크(DeepSeek)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방대한 인구와 높은 디지털화, 글로벌 1위의 제조업 기반으로 현실 세계의 데이터 우위를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부문에서 CATL은 글로벌 연구개발의 40%를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엔 5분 충전으로 500킬로미터 주행이 가능한 고속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소듐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앞서고 있다. 이 전무는 "중국 배터리 기업은 전기차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CATL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5년 1분기 기준 38%를 차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BYD(비야디)는 16.7%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3위·SK온 4위·삼성SDI 7위)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 업체들에 밀려 소폭 하락했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중국 기업은 미국과 경쟁할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임상시험 등록 수 기준으로 글로벌 2위에 올라 있다. 상하이 유나이티드 이미징은 MRI, CT 장비를 국산화했으며, 2024년 바이오테크 아웃라이센싱 규모는 47억 달러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전무는 "임상 속도와 과학자 풀의 우위가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산업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와 같은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딥시크 같은 스타트업도 주도권 쟁탈에 분주하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중국 내 주요 기업의 오픈소스 모델이 공개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박 연구원은 "딥시크는 반도체 부족을 알고리즘 효율화로 극복했고, AI 모델의 상용화 속도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AI 개발에서 모델, 인재, 데이터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특히 현실 세계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빠르게 훈련시킬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점이 모델 성장 발전을 가속화시키는 우위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내부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한 나머지 수익화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AI 모델 대부분이 오픈소스로 제공되며, 프리미엄 전기차 기본 사양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번들 제공되면서 독립적인 가격 책정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도 "결국 수익화에 성공한 선도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웨이 M9은 독일 자동차 잡지 P3에서 분석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상위 10개 업체 중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 구조조정과 과점화, 1등 기업 중심으로 재편 가속
중국과 홍콩 증시는 최근 거래대금 축소와 남하 자금(중국 본토의 상하이와 선전거래소를 통해 홍콩증시로 유입되는 중국 대륙의 투자 자금) 유입 둔화로 약세를 보이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소비와 생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라 분석된다. 현재 시장은 2025년 7월 말 예정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발표될 하반기 경기 부양책, AI 산업 지원, 부동산 및 지방부채 리스크 관리 방안 등 보다 명확한 정책 시그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경제의 저성장은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있다. 이 전무는 "IPO와 증자 환경이 제한되며, 부동산 경기 둔화로 지방정부의 재정이 줄어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1등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무는 "AI 같은 고비용 산업에서는 수익화에 성공한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규제 리스크 대응 전략은
한편, 중국 정부의 규제는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리스크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 전무는 "학원 산업 규제나 알리바바 규제는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규제가 우려될 경우 수출 중심 기업에 투자하거나 홍콩 상장 ETF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연구원은 "정부와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지만, 규제는 예측 불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태그
중국  글로벌  자산배분  AI  미래에셋증권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