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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해부] 보험을 입은 버퍼 ETF, 시장을 방어하다

삼성자산운용, 버퍼형 ETF 출시...손실 위험 줄지만, 수익도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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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5.07.16 14:45:36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3월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최초로 버퍼(buffer) ETF 상품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를 출시한데 이어, 6월 ‘KODEX 미국S&P500버퍼6월액티브’를 추가 상장했다. 지난 3월 버퍼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임태혁 본부장이 버퍼 ETF의 상품 구조와 투자 활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률만을 추구하는 전략을 넘어 일정 구간 내에서의 예측 가능성과 방어력을 갖춘 구조형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버퍼 ETF(Buffer ETF)는 변동성 높은 주식 시장에서 위험을 통제하면서 수익을 설계하는 투자 방식으로, 투자와 보험의 경계에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버퍼 ETF의 기본 원리,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제한하는 '보험'형 구조
주식 시장에 투자하면서 손실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투자자는 시장에 존재하는 일종의 '보험' 기능을 활용한 투자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년 동안 특정 주식을 보유할 계획이라면, 이 기간 중 주가가 하락할 경우 그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 줄 수 있는 보험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보험은 하락장에서 유익하지만, 그 자체로는 상당한 비용(보험료)을 수반한다. 버퍼 ETF는 투자자가 감당해야 하는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두 가지 '보험 판매' 전략을 추가로 활용한다.
예컨대, 주가 하락 시 손실을 대신 보전해 주는 보험 상품의 비용이 주당 10만 원에 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보험료를 낮추는 방법은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일정 구간의 손실 범위를 정하고, 그 조건을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면 그 이후의 손실은 내가 감수하겠다"는 조건이 담긴 보험 상품을 만들고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하면, 4만 원의 보험 수익(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이로써 내가 부담하는 순보험료는 6만 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서 더 나아가, "주가가 12% 이상 상승하면 그 초과 수익은 상대방에게 넘기겠다"는 조건을 붙인 또 다른 보험 상품을 5만 원에 판매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총 9만 원의 보험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보험료 10만원 가운데 9만원을 내가 판매한 보험 수익으로 상쇄하고 남은 1만 원을 투자자가 보유한 현물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 수익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 별도의 현금 지출 없이도 주가 하락 시 -10%까지 방어하고, 주가 상승 12%까지는 수익을 누릴 수 있는 '보험' 구조가 완성된다.

이처럼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하락하는 위험을 줄여주고, 일정 수준까지의 상승 기회는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가 바로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버퍼 ETF의 운용 원리이다.

 

버퍼 ETF의 수익구조. 사진=삼성자산운용

 

버퍼 ETF의 핵심, 옵션과 선물의 활용
버퍼 ETF는 실제로 옵션(Options)을 사고팔면서 이러한 '보험 기능'을 구현한다. 옵션 시장에서는 이처럼 보험을 판매하는 행위를 ‘보상 책임을 수반하는 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취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옵션의 구조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정의한다.

· ATM(At-The-Money, 현재 가격으로부터) 풋옵션 매수(하방 손실 보전): 현재 주가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보상 수익을 얻는 '보험'을 구매하는 것. 이는 하방 손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 OTM(Out-Of-The-Money, 특정 가격 이하의) 풋옵션 매도(하방 손실 부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한 경우 그 손실을 내가 감수하겠다는 조건의 '보험'을 판매하고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것. 이는 하방 손실 중 일부를 매도자가 부담하게 한다.

· OTM(Out-Of-The-Money, 특정 가격 이상의) 콜옵션 매도(상방 이익 포기):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했을 때 그 초과 수익을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조건의 '보험'을 판매하고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것. 이는 상방 수익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옵션 조합은 보험처럼 작동하며, 주가의 변동성에 따른 손익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 옵션 구조만으로는 S&P500 지수와 같은 기초 지수의 수익률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버퍼 ETF는 옵션 3종과 함께 엔비디아(NVDA),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같이 지수를 구성하는 주식 500종목을 그 비중에 따라 매수하여 지수의 움직임을 복제한다.

현물 주식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70% 가량을 담고 있는 버퍼 ETF는, 남은 30%의 비중을 'E-mini S&P 500 Futures(ES)'와 같은 지수 선물을 매수하여 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한다. 옵션 이외의 잔여 포트폴리오를 현물 주식으로만 구성하지 않고 선물을 활용하는 이유는 옵션이 요구하는 담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옵션은 미래 주가 변동에 따라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계약 상품이므로, 거래소는 손실 발생 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담보 자산을 미리 맡기도록 요구한다. 선물은 낮은 거래 비용으로 지수의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복제함과 동시에 옵션 포지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담보 자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증거금을 기반으로 한 선물을 활용하면 소액의 증거금 납입 만으로 지수의 수익률에 참여하면서도, 유휴 현금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퍼 ETF는 이 유휴 현금을 옵션의 증거금으로 활용하며, S&P500 지수 수익률을 추종함과 동시에 옵션이 요구하는 현금 담보를 효율적으로 확보한다.

 

버퍼 ETF는 하락 위험을 관리하면서 일정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하락장에서 손실을 완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진=삼성자산운용

 

버퍼 ETF의 수익 구조, 지수 움직임 + 옵션 가치 변동
일반적인 ETF는 다양한 종목들의 주가 변동에 따라 전체 가치가 움직인다. 하지만 버퍼 ETF는 단순히 지수의 가격 변화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는 주식 가격의 움직임에 더해, ETF 내 옵션의 가치 변동이 ETF의 순자산가치(NAV)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TF를 구성하는 옵션은 내가 어떤 '보험'을 사고 팔았는지에 따라 자산과 부채로써 성격이 정해지며, 그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 구조가 완성된다.

옵션을 매수한 경우 이는 '보험'을 구입한 것이므로, 투자자에게 자산처럼 작용한다. 예를 들어, ATM 풋옵션은 시장이 하락할수록 보상받을 가능성(옵션의 행사 가능성)이 커지는 자산이다. 따라서, 시장이 하락하면 가치가 상승하며 ETF 평가액을 끌어올린다. 반대로 시장이 상승하면 해당 옵션은 무가치해져 가치가 0에 수렴한다.

반대로, 옵션 매도는 '보험'을 판매한 것이므로, 특정 수준의 손실이나 초과 수익이 발생할 경우 상대방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는 부채가 된다. OTM 풋옵션이나 콜옵션은 시장의 급등락으로 주가가 행사 가격에 가까워질수록 손해 가능성이 높아져 평가금액이 음의 방향으로 커진다. 대표적으로, 지수가 급등하는 경우 OTM 콜옵션이라는 부채 가치가 상승(ETF의 수익 일부가 상대방에게 이전될 가능성)하며, 버퍼 ETF 순자산가치의 상승폭은 제한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옵션 가격이 단순히 현재 주가 수준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과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함께 반영된다는 것이다. 옵션 가격은 다양한 변수가 개입되며 결정되는데, 그 중 대표적 요인이 현재 손익을 결정하는 내재가치(옵션 매수자가 권리 행사를 했을 때 발생하는 즉시 수익)와 시간가치(만기 전 기대 수익)이다.

시간가치는 옵션 만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가격이 얼마나 더 변할 수 있을지를 반영하는 '기대치'다. 만기가 많이 남은 중간 시점에는 아직 실제 손익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일정 부분 가치로 평가된다. 마치 보험 사고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그 가능성만으로 보험 계약의 가치가 오르내리는 것과 같다.

이 시간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줄어드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때 옵션의 시간가치 역시 투자자의 포지션에 따라 ETF 가치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한다. 옵션을 매수한 경우, 시간 경과에 따라 시간가치가 감소할 때, 자산의 평가액이 줄어들어 ETF의 순자산 가치에 부정적인(마이너스) 영향을 준다. 반면, 옵션 매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보상을 해야 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해당 부채의 평가액도 줄어들며, ETF 가치에는 긍정적인(플러스)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기대보다는 현실이 반영되며, 결국 옵션 가격은 실제 행사될 수 있는 내재가치 중심으로 수렴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가 변동에 따라 ETF의 옵션 포지션에서 발생하는 손익 역시 투자 초기에는 일부만 반영되지만,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투자 초기에는 옵션의 보험 기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가치가 감소하고 하방 방어(버퍼)와 상방 제한(상한) 기능이 점차 실현되어 최종 수익 구조가 완성된다.

 

아웃컴 기간에 따른 버퍼ETF 수익 구조 변화. 사진=삼성자산운용

 

예를 들어, 아직 만기까지 9개월이 남은 상태에서 시장이 5% 하락했다면, ATM 풋옵션의 평가금액은 그 손실만큼 바로 반영되지 않고, 행사 가능성에 비례해 일부만 반영된다. 반면, 만기일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시장이 실제로 하락했는지 여부에 따라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만기 직전에는 시간가치가 거의 소멸하고, 옵션 평가금액은 내재가치에 근접하게 수렴한다.

이처럼 버퍼 ETF의 수익 구조는 지수 자체의 수익률뿐만 아니라, 옵션 포지션들의 자산 가치(보험에서 보상금을 받을 권리)와 부채 가치(보상금을 물어줘야 할 의무)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버퍼 ETF는 단순히 지수의 현재 가격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불확실성과 투자자의 리스크 감수 범위를 반영해 작동하는 보험형 ETF로 이해할 수 있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익을 설계하고 일정 구간의 리스크를 방어하는 버퍼 ETF의 구조는 시장의 급등락에 따른 지수의 변동 폭을 줄이고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변동성 높은 시장 환경에서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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