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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이슈] 1.8조 전자전기 사업 입찰 마감… KAI vs LIG넥스원 ‘빅매치’ 돌입

항공기 통합 강점의 KAI·한화시스템 vs 전자전 장비 축적한 LIG넥스원·대한항공,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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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03호 정의식⁄ 2025.09.03 15:38:41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약 1조 7775억 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입찰이 2일 마감됐다. 사업 참여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과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 두 팀으로 압축됐다. 국내 방산업계 ‘빅4’가 양분돼 맞붙으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 공군의 전자전기 '보잉 EA-18G 그라울러'. 사진=보잉
 

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전자전기(Electronic Warfare Aircraft)는 전자공격(EA), 전자보호(EP), 전자지원(ES)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무력화해 아군 전투기의 생존성을 높이는 핵심 항공기다. 우리 군은 1970년대 함정용 전자전 장비 국산화를 시작으로, 항공기용 장비와 KF-21 전투기용 통합전자전장비 개발까지 기술 기반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전자전기를 자체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소수에 불과해 이번 사업은 국내 기술력 확보의 시험대라는 평가다.

방사청은 2023년 기본전략 확정 이후 올해 6월 사업계획을 의결했다. 민간 중형 항공기를 개조해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총 102개월이다. 1단계 Block-I(초기형) 4대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Block-II 개량형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사업 목표는 해외 기술 이전이 제한된 전략 자산을 국내 기술로 자립화하고, 지속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KAI의 전자전기 개념도. 사진=KAI
 

항공기 통합 vs 전자전 장비

KAI는 항공기 설계·통합·감항인증 역량을 강조하며 KT-1, T-50, 수리온, KF-21 등 다수 기종 개발 경험을 내세운다. P-3C, E-737, 백두체계 사업을 통해 중대형 항공기 개조 실적을 확보한 점도 강점이다. 기체 구조와 전자파 간섭을 고려한 설계 기술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KF-21 AESA 레이더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재밍 신호 생성기·위상배열 안테나 등 핵심 장비 기술을 맡는다. 컨소시엄은 “ADD 지원 없이도 HW·SW 개발이 가능하다”며 1000여 회의 군·민 감항인증 전환 경험과 자체 시험 인프라를 통한 리스크 최소화를 강조했다.

LIG넥스원은 ADD와 40년 이상 협력해온 전자전 기술력을 내세운다. ALQ-200 전투기용 장비, 해군 K-전자방패, 지상전술전자전장비 등 다양한 실적에 더해, KF-21 통합전자전장비 개발과 해외 수출 경험을 강조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개조를 맡아 백두체계 1차 사업과 UH-60 개량 실적을 보유했다. LIG컨소시엄은 “임무장비 국산화로 지속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며 국산화율 제고와 성능 구현을 자신한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감항인증 해외 의존 가능성과 LIG넥스원의 항공기 이해도 부족은 리스크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장비에 맞춰 항공기를 개조해야 하는 ‘주객전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LIG넥스원-대한항공의 전자전기 모형도. 사진=LIG넥스원
 

관건은 체계통합? 

업계는 이번 사업의 경쟁 구도를 ‘항공기 통합 역량(KAI·한화시스템) 대 전자전 장비 기술력(LIG넥스원·대한항공)’으로 요약한다. 

최종 승부처는 체계통합과 감항인증 능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자전 장비 냉각기술, 항공역학 설계, 아군 무기체계와의 연계, AI 네트워크를 통한 초연결 기술 등 미래 전장에서 필요한 고급 기술들을 적절하게 통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가 사업자 선정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략 10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자전기는 전략 자산이자 국내 방산 기술력의 상징”이라며 “이번 사업 결과가 향후 한국 방산 수출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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