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10.22 15:05:52
서울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고영근)은 오는 11월 11일 원조 콩쿠르 여제 <피아니스트 백혜선>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2025 제10회 M 클래식 축제 ‘실내악 시리즈’ 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서울에서는 오직 마포아트센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무대이다. 14세에 미국 유학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 해외 생활을 해온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직접 엄선한 프로그램으로 고향에 대한 경의, 찬사, 그리움을 음악으로 전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지평을 넓힌 개척자이자, 1980~90년대 초반 국제무대에서 여성 피아니스트로서 동양인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린 음악가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국내 젊은 여성 피아니스트들이 롤모델로 꼽는 그는 가는 모든 길이 전설의 시작이었고 역사가 되었다.
그는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1위없는 3위에 입상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고, 29세에 최연소 나이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2002년에는 일본 사이타마현 문화예술재단이 선정한 ‘현존하는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 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2005년, 10년간 몸담았던 서울대학교 교수직을 홀연히 내려놓고 미국으로 떠난 백혜선은 뉴욕 카네기홀, 링컨센터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왕성한 연주활동을 펼쳤고, 보스턴 심포니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 교수직을 거쳐 현재는 미국의 명문 음악학교인 보스톤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함과 동시에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대한민국 조국(고향)에 대한 다채로운 감정을 음악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유년시절, 독립운동가 이셨던 조부(故 백남채 선생)의 나라를 잃은 아픔과 나라를 되찾기 위해 행해온 독립운동에 대해 항상 들으며 자란 백혜선 이었기에 오랜 해외생활에도 대한민국은 늘 마음의 고향이자 뿌리, 그리움의 장소였다. 그는 이러한 고향(조국)에 대한 마음을 베토벤, 서주리, 버르토크, 슈만까지 네 명의 각 작곡가들이 겪은 이야기가 담긴 주옥같은 레퍼토리 구성하여 관객 앞에 선다.
1부에는 베토벤이 전쟁을 겪으며 조국과 벗에 대한 마음을 담은 피아노 소나타 26번 ‘고별’, 재미 작곡가 서주리가 동요 ‘고향의 봄’을 오마주한 작품으로 대한민국의 4계절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표현한 피아노 소나타 2번 ‘봄’, 버르토크가 헝가리 민속음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녹인 피아노 소나타 80번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슈만의 버팀목이자 마음의 고향이었던 클라라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한 환상곡 다장조 17번을 선보이며 각기 다른 시대와 정서를 담은 작품들을 그녀만의 독보적인 연주로 풀어낼 예정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하며 음악 인생을 개척해온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관록과 섬세한 선율이 깊어지는 가을밤을 더욱 충만하게 채워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5 제10회 M 클래식 축제 실내악 시리즈 <피아니스트 백혜선> 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재단 누리집(mf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