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중동에 이어 유럽 시장으로 방산 수출 영역을 넓힌다.
한화시스템(대표이사 손재일)은 21일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Diehl Defence)와 ‘대공방어체계 아이리스-T SLM(IRIS-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Multi-Function Radar)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서 진행됐다.
‘아이리스-T SLM(Infra-Red Imaging System-Tail/Surface-Launched Medium-range)’은 미사일, 전투기, 무인기, 드론 등 다양한 공중 위협을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로, 국내 ‘천궁-II(M-SAM-II)’와 유사한 방어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체계는 2022년 말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돼 러시아의 공중 위협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주목을 받았다.
딜디펜스의 주력 제품인 아이리스-T SLM은 독일이 주도하고 유럽 20여 개국이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영공방어계획(ESSI·European Sky Shield Initiative)’의 핵심 방공체계로 꼽힌다. ESSI는 고·중·저고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과 드론, 극초음속 무기 등을 다층 방공체계로 차단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2030년 완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화시스템과 딜디펜스는 아이리스-T SLM과 한화시스템의 다기능레이다(MFR)를 통합·연동하기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향후 공동 해외시장 진출과 실장비 연동 검증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딜디펜스는 글로벌 기술기업 딜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유도탄과 탄약, 지대공 및 공대공 무기체계 등 다양한 방산 솔루션을 개발·수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단·중·장거리를 아우르는 ‘한국형 다계층 방공솔루션’의 핵심 기업으로, 수도권 방어를 담당하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부터 ‘한국형 패트리어트’ 천궁-II(M-SAM-II), ‘한국형 사드’ L-SAM 및 고고도요격유도탄 L-SAM-II 등 주요 체계의 레이다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6월에도 미국 방산기업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과 ‘통합 대공방어체계 기술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딜디펜스와의 협력은 중동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 다각화를 위한 교두보로 평가된다.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다는 이미 중동 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II 체계용 다기능레이다를 수출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협력을 통해 유럽 지역 최초의 레이다 완제품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ADEX 2025 현장에서 이탈리아 방산기업 레오나르도(Leonardo S.p.A.)와도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2022년부터 이어온 전투기용 AESA 레이다 협력을 공고히 하고, 지상 및 항공전자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레오나르도社의 경전투기용 AESA 레이다 ‘GRIFO-EK’에 탑재되는 핵심 장치인 안테나를 수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