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5.10.24 18:02:28
취임 뒤 처음으로 자신의 고향인 경북의 대구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최근 수도권 집값을 언급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은 지역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탈출구이자 필수 전략”이라며 “새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흔들림 없이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지역 균형 발전을 최대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발언이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은 이 대통령의 고향(경북 안동)이지만, 취임 뒤 이 대통령은 광주광역시(6월 25일), 대전광역시(7월 4일), 부산광역시(7월 25일), 춘천(9월 12일)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졌고 대구에서는 처음이다.
"안경은 대구에서 만든 제품 쓰셔라" 당부도
이 대통령은 균형 발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국민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라는 큰 업적을 이뤘다. 비판적 요소가 분명히 있지만 경제발전의 공적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며 “재벌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생긴 것 등 몇 가지 부작용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시엔 우리가 가진 자원이 희소해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기회를 몰아주는 시쳇말로 ‘몰빵 작전’을 한 것”이라며 “한 때는 효율적으로 작동하긴 했으나 이제 한계가 드러났다. 그때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새 시대에는 새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집 문제 때문에 시끄러운데 전 세계에서도 우리나라 수도권 집값이 소득 대비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정말 쉽지 않은 문제”라며 “이 문제가 시정되지 않으면 일본처럼 언젠가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각종 지원사업은 지방에 먼저 시범 도입을 하고,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이나 기업 배치 등에 있어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TK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발언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은 제가 태어나서 태를 묻은 곳”이라며 “대구 근처에 오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각별히 여러분을 뵈니 옛 생각도 새록새록 나고 감회가 새롭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대구에 안경업체가 많은데, 제가 쓰는 안경도 대구에서 만든 것”이라며 “가급적 (안경은) 대구에서 생산한 것을 쓰시라”며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