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중동 모빌리티·에너지 협력 본격 확대

정의선 회장(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박원균 HMMME 법인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에게 사우디 신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중동 최대 경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사우디 총리이자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과 만나 현대차그룹의 현지 사업 전략과 사우디 ‘비전 2030’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자동차산업, 스마트시티, 수소·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며 중장기 협력 관계 강화를 약속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산업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맞춤형 공장을 건설 중이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확대도 검토할 것”이라며 “신규 생산 거점은 현대차가 중동에서 도전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고객 기대를 넘어서는 모빌리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리야드 인근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 내에 중동 지역 첫 생산거점인 HMMME(Hyundai Motor Manufacturing Middle East)를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6년 4분기 완공을 목표로 연간 5만 대 규모의 전기차·내연기관차 혼류 생산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이 HMMME 신공장 건설현장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앞서 26일 HMMME 현장을 방문해 공정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그는 “사우디 생산 거점은 현대차의 중동 전략의 핵심 축”이라며 “고온·사막 환경에 최적화된 설비를 적용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의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사우디 네옴(NEOM)과 ‘친환경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버스 실증 운행에 성공했다. 또한 Misk 재단과 협력해 현지 청년 인재 양성 및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사우디 서부 해안의 대형 관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RSG(Red Sea Global)와 함께 PV5 실증사업을 시작했으며, 맞춤형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HMMME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제조업 중심의 경제 다각화를 추진 중인 국가로, ‘비전 2030’을 통해 자동차산업을 포함한 첨단 제조업 육성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주요 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9월까지 사우디 시장에서 총 14만 96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5% 성장했다. 연말까지 21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EV·HEV·EREV 등 친환경 차량과 현지 전용 모델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